‘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담론은 우려와 기대로 나뉜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 등에서는 앞다퉈 열풍에 대응하고 있다. 경기도는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GPT TF’를 구성하고 발달장애인 15명을 대상으로 ‘GPT 도민창작단’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행정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과 문화예술계 등 모든 분야에서 챗 GPT를 둘러싼 논의가 연일 이어지고 기사가 쏟아진다. 챗 GPT는 과연 무엇이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기일보는 ‘대문명의 전환’이 예고된 챗 GPT 시대를 진단하고 전망을 하고자 (사)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공동 주최로 20일 오전 9시 4층 대회의실에서 ‘인공지능 챗 GPT’ 포럼을 열었다. ‘인공지능 챗-GPT 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챗 GPT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독자에게 알리고 이를 다양한 시각에서 진단하고 미래를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인공지능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을 펼치고자 문화콘텐츠학자와 인문학자, 역사학자 등 전문가의 폭을 넓혔다. 전문가들은 챗 GPT 등 인공지능 시대를 둘러싼 현재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AI시대를 당당하게 맞이하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바꾸는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원장은 “인공지능 혁명이 새로운 문명, 사회로 들어가는 초입부라고 한다면 그 이후 시대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당당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나가면서 기존 생각의 틀은 과감하게 바꾸는 대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엊그제 가까운 후배로부터 보이스톡 전화가 왔다. 멕시코 여행 중이라고 하자, 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돈키호테”라고 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피필라 전망대로 가는 길에 예기치 않게 돈키호테와 산초가 말을 타고 있는 커다란 청동상을 만난다. 번뜩 에스파냐에 있어야 할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이 왜 이곳에 있을까 생각한다. 돈키호테 박물관(Quijote Iconographic Museo)은 1987년 수집가 에우랄리오 페러 로드리게스가 재치가 넘치는 돈키호테(Don Quijote de la Mancha)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과나후아토 구시가지 중심에 테마 공원처럼 세운 곳이다. 박물관에는 돈키호테와 연관된 유화, 아크릴 판화, 소묘, 청동 조각, 동전, 태피스트리, 수공예품, 도자기 등 800점이 넘는 방대한 수집품이 있고, 작품의 중심 주제는 고독한 돈키호테의 모습으로 혼자나 산초와 함께 등장한다. 전시된 작품에 대한 정보와 함께 상설 전시회장에는 당시 문화적 전통을 보여주는 16개의 전시실과 안뜰 정원에 다양한 조각상이 배치돼 있다. ‘슬픈 표정의 기사(Chevalier de la Triste Figura)’ 돈키호테는 다소 비현실적인 캐릭터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세르반데스는 그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이성의 하나인 친절을 통해 순수 예술의 다양성뿐 아니라 모험 이야기로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 고전 명작을 만들어냈다.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을 뒤로 하고 산길을 오른다. 가파른 언덕길을 30여 분 걸어 오르자 역사 지구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피필라 전망대에 도착한다. 박태수 수필가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문화도시 수원.’ 수원특례시는 2021년 12월 제3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문화도시 프로젝트의 첫 해에 이어 올해도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여러 시도와 도전을 이어나갔다. 문화도시 수원에는 다시 불러낸 조선 후기 개혁군주 정조의 사상과 비전들이 맴돈다. 백성을 위했던 정조의 ‘위민도시’ 사상, 직면한 현실에서 진리를 찾는 ‘실사구시’의 마음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공간에 녹아드는 과정에서 문화도시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문화도시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도시를 움직이는 기본 원리인 ‘시민’과 ‘공간’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재단 관계자와 시민들이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 동행공간에 가면 문화도시 수원이 보인다 지난해 문화도시 동행공간은 2021년에 이어 한 번 더 손을 맞잡은 22곳, 모집공고를 거쳐 새롭게 합류한 36곳이 모여 총 58개소가 운영됐다. 올해도 동행공간은 시민들과 함께한다. 동행공간을 찾아나서기로 마음먹었다면, 실행에 옮기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페, 독립서점, 공방 등 일상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동행공간이다. 동행공간은 공간별 개성에 맞게 지역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찾는다. 제로웨이스트, 마을활동, 공공예술, 로컬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어 그 공간에 가면 수원이 왜 문화도시인지 알 수 있다. 수원 시내 곳곳에선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곧 문화 활동이자 문화생활이 되는 순환 구조가 생겨난다. 문화도시센터는 공간 운영자들의 역량을 키우고 네트워크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인문도시주간과 동행공간 주간을 기획하는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지원된다. ■ 공간이 품은 가치를 시민과 연결…사업 간 시너지 촉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도시 곳곳을 수놓는 자원을 연결하고자 한다. 시내 곳곳에 퍼진 거점 공간, 공간을 오가면서 흥미와 욕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이어가는 사람들이 재단과 뜻을 모은다. 교류의 무대를 넓히는 과정 속에서 수원만의 고유한 브랜드가 피어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사람들을 지탱하고 있다. 문화도시 수원은 시민가치·마을가치·지역가치·생태가치를 각각 담아내는 문화예술사업에 집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개별 사업의 고유성을 연결해 시너지를 만드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수원은 학교’는 지역의 문화예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문화예술교육에 중점을 둔다. 동행공간 운영자가 공간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수원은 학교’에 참여한다면 전문 지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 ‘수원은 실험실’의 경우 R&D를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인데, 동행공간 중에서 이슈 발굴과 문제 해결에 관심있는 곳이 참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동행공간은 로컬콘텐츠 창제작, 인문도시주간, 수원공공예술 등 여러 사업 간의 다리가 돼 주면서 다양한 시민들의 교류를 촉진한다. 최용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은 “결국 동행공간을 오가는 이들끼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시민들이 서로 다른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데에서 시작된다”면서 “문화도시센터만 있다고 해서 절대 문화도시 수원을 만들 수 없다. 시민들이 함께 구축해가는 것이기에 센터는 이들을 잘 연결하고, 지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최용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Q. 문화도시 사업에서 ‘동행공간’의 역할이 무엇인가. A. “공간은 네트워크를 만든다.” ‘동행공간’ 사업을 시작하면서 떠올렸던 말이다. 동행공간은 문화도시 수원의 네트워크를 만든다. 사람이 계속 모이고 관계를 맺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거점이 되는 공간이다. 공간이 있어야 관계가 계속된다. 동행공간은 문화도시 수원에서 하는 다양한 사업이 실행되는 곳이다. 운영자의 개성이 담긴 기획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한 달 이상의 긴 호흡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만남을 지속한다. 인문클럽 회원들이 모이고, 공연 행사가 열리며, 로컬 콘텐츠를 전시하거나 촬영하는 곳들을 떠올려 보면 이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자연스레 문화도시 수원의 존재감을 시내 곳곳으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Q. ‘동행공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작업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 동행공간으로 지정된 공간들은 이미 지역 안에서 일상 속 문화예술활동을 계속해왔다. 그렇기에 기존의 색채에 더해 동행공간으로서 입힐 수 있는 컬러에 관해 치열한 고민들이 이어진다. 과연 동행공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모여서 많은 논의를 한다. 문화예술계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동행공간 운영을 컨설팅하면서 사업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2회 동행공간 운영자들의 모임을 마련해왔다. 1~2월에 모였던 ‘슬기로운 겨울나기’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올해의 구상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러다 단순 친목 모임을 넘어 협업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동참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어진 3~4월 모임 ‘봄동(봄타는 동행공간) 캐기’에서는 서로의 공간을 방문하며 각자 꾸려가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등 서로 연결을 도모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 경기양성평등센터가 남성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문화 확산 활동을 펼치는 ‘2023년 젠더공감 나우(NOW)’ 3기 참여자를 모집한다. 여성가족부 지정 경기양성평등센터의 ‘젠더공감 나우’ 사업은 2019년 경기도 최초로 남성 대상 성평등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양성평등 네트워크 형성, 젠더 감수성 제고, 현장탐방과 문집 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2023년 젠더공감 나우 3기 모집 대상은 경기도민 또는 경기도 소재 직장, 학교에 재직(재학) 중인 남성 중 양성평등 문화조성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길 희망하는 남성이다. 올해는 경기도 정책 및 사업에 대한 양성평등 모니터링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청은 19일부터 오는 5월 7일까지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누리집 공지 내 공고문을 통해 하면 된다. 선정 심사를 거쳐 20여명을 선정해 5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선발된 참여자들은 다양한 교육이 시행되며, 아카데미와 워크숍을 이수한 참여자들은 경기양성평등센터 활동 참여단으로 위촉된다. 활동참여단에게는 소정의 활동비도 지급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누리집 공고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선희 경기양성평등센터장은 “젠더공감 나우 사업을 통해 경기도 내 남성들의 젠더 파트너십이 구축되길 바란다”며 “나아가 남성이 주체가 되는 실천 활동을 통해 양성평등한 경기도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김현광)이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연출기획단’을 공식 위촉했다. 문화재청·수원시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는 오는 9월16일부터 10월15일까지 한 달간 수원화성 창룡문과 동장대(연무대) 일원에서 시민들과 만난다. 이에 앞서 위촉식을 통해 출범한 ‘2023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연출기획단’이 풍부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의기투합한다. 이번 연출기획단은 공개모집을 통해 선임된 이원준 기획감독을 비롯해 주은규 연출감독(공간연출 전문가), 김문영 전시기획감독(전시기획 전문가), 배기태 미디어감독(미디어아트 작가), 이진수 기술감독(무대기술 전문가), 최소희 콘텐츠감독(콘텐츠 기획자)으로 구성됐다. 연출기획단은 올해로 세 번째 열리는 미디어아트쇼에서 ‘만천명월 : 정조의 꿈, 빛이 되다’를 모토로 1795년 열렸던 정조의 화성행차를 빛의 향연으로 되살려낸다. ‘수원화성 행행(行幸)’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펼쳐지는 축제의 장에서는 미디어파사드를 비롯한 인터랙티브, AR, 특수조명, 예술경관 등이 동원된 다채로운 체험의 순간들이 관람객과 만난다. 특히 올해는 국궁장에 미디어아트 체험 놀이터 ‘미디어그라운드’를 조성해 시민들의 참여를 늘릴 예정이다. 김현광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를 위해 연출기획단이 중요한 첫걸음을 내딛게 됐다”면서 “오고가는 시민들과 관광객, 참여하는 관계자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이 꿈을 갖고 잘 커나가야 나라에 비전이 생기고 희망이 생깁니다.” 성미숙 에코트로닉스㈜ 대표(55)가 경기지역 일곱 번째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그린리더클럽에 위촉됐다. 성 대표가 운영하는 에코트로닉스㈜는 해양 기기 제조 전문 기업으로, 성남에 본사를 뒀다. 1991년 설립 이래 해외 네트워크 전략에 집중하면서 지속적인 생산 공정 및 연구 개발 투자에 힘써온 회사다. 성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입사한 이곳에서 첫 여성 대표직에 오를 만큼 기업인으로 열정을 불살라 왔다. 사실 그는 치열한 삶을 이어가면서도 늘 마음 한구석에 기업으로서 지역 사회에 어떤 보탬이 될 수 있는지, 기업인으로서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어떻게 끌어안아야 하는지 고민하며 살아왔다. 그의 고민은 자연스럽게 지역민들을 위한 나눔 문화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성 대표는 중증 장애인에게 직업 훈련과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랑_ON’ 보호작업장에 매월 정기 후원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여성벤처협회(KOVWA)를 통해 소아암 환자에 기부도 하고 있다. 소외된 이들을 향한 그의 관심은 아동들에게도 확대됐다. 한국여성벤처협회에서 부회장을 맡은 그는 협회 내 회원들로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존재를 접했고, 그 길로 아동들을 위해 힘써온 재단의 뜻에 공감하면서 후원을 결심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부품 자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운영에 난항이 이어졌지만 성 대표는 지역 사회를 향한 온정의 손길을 뻗치는 일을 전혀 마다하지 않았다. 성 대표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기업을 꾸려나가는 게 당연히 어렵지만, 훨씬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힘들다고 토로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상황에 놓인 해외 아동들에 대한 영상이 눈에 비칠 때마다 신경이 많이 쓰였다”는 그는 “나보다는 남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가짐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기회가 될 때마다 굵직하게 기부금을 쾌척하시거나, 평생 자원봉사를 이어오신 분들에 비하면 전 정말 보잘 것 없습니다. 다만 제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선 능력이 닿는 데까지 노력하고 싶습니다.”
Q. 딸이 곧 중학생이 되는데 요새 많이 달라져 당황스럽습니다. 문을 닫고 있으려 하고 스킨십을 싫어합니다. 예전에는 서로 대화도 많이 하고 장난도 치고 등을 두드려주기도 했는데 요즘은 어깨를 만지려 해도 뒤로 물러서니까 왜 이러나 싶고 딸과 멀어진 것 같고 뭔가 단절된 느낌이 들어 서운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말씀하신 내용으로 볼 때 그동안 자녀와 친밀하게 소통하며 잘 지내신 걸로 느껴집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녀가 방문을 닫고 있으려 하고 스킨십도 싫어하면 그런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고 당황스러우실 것 같습니다. 자녀가 청소년기가 되면 부모·자녀간 관계가 조금씩 변화됩니다. 영유아기에는 대부분의 시간과 공간을 부모와 함께 하지만, 성장하면서 점차 부모 품을 벗어나 활동 영역이 확장됩니다. 부모와 분리된 개별적인 한 개인으로서 심리적 독립을 시작하게 됩니다. 발달단계로 볼 때 자녀가 자신의 영역과 경계를 잘 구축하고 있으며 부모님께 그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가정에 각각의 방이 있고 거실, 욕실 등 구분이 있듯이 사람들 사이에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개인적인 영역인 경계가 있습니다. 가장 친밀한 가족 간에도 경계는 존중돼야 하는데 노크를 하지 않고 방문을 여는 것, 동의 없이 자녀의 휴대전화를 보는 것 등은 경계를 존중하지 않는 행동입니다. 특히 우리 몸은 가장 중요한 사적 경계선인데 싫다고 표현함에도 불구하고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은 경계 침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 간에 너무 밀착돼 경계가 없으면 나의 일(욕구와 감정)과 너의 일 사이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경계를 자주 침범하게 돼 자녀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방해하게 됩니다. 자녀의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 욕구와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해주시면서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류미숙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사
인공지능(AI)의 창작 영역이 확대되면서 현재 논란이 되는 지점은 ‘AI의 창작자 지위’와 이와 연계된 ‘저작권 문제’다. 그림, 문학, 음악 등 예술 저작물을 생성하는 소프트웨어 AI에 창작자의 지위를 부여해 AI의 저작권을 인정할 것인가, 또 이 결과물을 활용 시 어디까지 저작권을 인정해야 하는가, 반대로 AI의 데이터 학습 시 원저작자의 저작권 침해 우려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 AI 창작물, 저작권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나 인하대는 교내에 ‘인공지능 콘텐츠 창작 연구센터’를 만들고,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기던 영화, 광고, 게임 등의 스토리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인하대는 이번 시도를 통해 인간의 영역으로 불리는 문화 예술 영역에서의 AI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하지만 최근 고민이 많다. AI 비디오 콘텐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저작권 문제 해결이 절실하다. 조근식 인하대 인공지능콘텐츠창작연구센터장은 “인공지능이 문화예술계에 확산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현재 AI 비디오 콘텐츠 등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비디오 원제작자는 물론이고 투자자까지의 저작권을 고민해야 한다”며 “관련 산업이 커질수록 수익 배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AI 창작물은 현재 국내에서 법적 보호의 제약이 많다. 한국과 미국, 중국의 저작권법에서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저작물의 주체는 인간으로 한정해 정의한다. 실제 인공지능 작곡가 ‘이봄’은 국내 최초 AI 작곡가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등록돼 6년간 30만곡을 작곡했고 수입을 올렸지만 지난해 7월 이봄의 6곡에 대해 저작권료를 지급해 온 협회가 저작물은 인간이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저작권료 지급 중단을 선언했다. AI가 만든 결과물에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는지도 여전히 모호한 상태다. AI가 창작물을 생성하는 과정에서 사람의 지시나 개입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창작물을 온전히 AI의 소유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 예술계... AI 학습 시 저작권 침해 우려 해결해야 AI 학습용 데이터 활용도와 직결된 저작권에 대한 논쟁도 첨예하다. 특히 글과 그림 등을 온라인상에 제공하는 예술가들은 AI가 학습 시 사용하는 저작물이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우려한다. 데이터베이스에서 예술가의 정보와 이미지 픽셀 정보의 관계를 학습해 원작자의 동의 없이 해당 예술가 스타일과 유사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도용과 표절 등 원저작자의 권리를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SF 소설가로 활동 중인 정보라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는 “AI가 학습하는 정보의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할 소지가 거의 100%”라며 “SF 소설 집필의 경우 엄밀하고 적확한 정보와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토대로 창작에 임하는 AI의 도움을 받게 될 때, 작가 입장에선 나도 모르는 새 저작권 침해에 가담할 위험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하신아 웹툰노동조합위원장 역시 “내가 혹은 타인이 만든 작품이 2차, 3차 창작에 아무런 대가 없이 제공되면서 착취당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며 “특히 저작자가 모르는 사이 도용·표절에 연루돼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술계에서는 AI 시대에 대비해 저작권 침해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국내 제도 구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지만, 분야별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갈려 구체적인 사회적 논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AI 산업 발전을 위해 저작물 사용을 폭넓게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저작권법 전부개정법률안’의 경우 지난 2021년 1월 발의됐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AI와 관련된 저작권 관련 법안들은 AI 개발 촉진을 위한 규정 외에도 연관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이 많다”며 “음악, 출판업계의 저작권자들이 AI 학습을 위한 저작물을 활용하는 것에 반발이 심하고 이해관계와 쟁점이 달라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향후 전개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문가 제언 “원저작자 권리 침해 최소화… AI 발전도 적극 도모해야” 챗GPT 등 AI가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간의 조력자로 공존하기 위해선 ‘저작권 문제’ 등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분야별 이해관계에 따른 사회적 논쟁이 있더라도 마땅히 그 비용을 치르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는 “우리나라에선 아직 AI 발전에 따른 논의가 초기 단계”라며 “크게 저작권 측면에서 보면 AI를 학습시킬 때 발생하는 저작권 이슈, 생산물에 대한 저작권 이슈라는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AI의 저작물 이용 시 원저작자의 권리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AI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AI의 학습을 자유롭게 허용하되 AI의 학습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 저작권 이용료를 기존의 구매나 소장용으로 책정된 것보다 낮춰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일종의 ‘공탁제도’를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개인이 일일이 비용을 내는 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요금을 지불해 저작물들을 자유롭게 쓰고 추후 저작권자가 청구하면 그중 일부를 보상하는 방식이다. AI 발전에 따른 시대 흐름 변화는 막을 수 없으니 적응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하진 서울시립대 인공지능학과 교수는 “19세기에 자동차가 상용화될 때 마차를 끌던 마부들이 많은 걱정을 했지만, 이후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신호등, 도로, 세차장 등 많은 일자리와 산업이 생겼다”며 “자동차가 생기면서 운행 시 안전 등을 위한 규제가 뒤따라 생긴 걸 떠올려 보면, 단순히 AI가 위협이 된다고 막는 데 열을 올리기보다는 그 기술이 산업 전반에 녹아들 수 있도록 규정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교수는 “새로운 기술이 태동할 즈음엔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이 당연히 생겨난다. 변화를 어떻게 수용해 더 나은 생태계를 구축할지, 어떻게 하면 신기술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규정을 마련하고 법과 제도를 재정비할 수 있는지 논의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예술계에서 최근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전유물이던 창작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AI 소프트웨어가 딥러닝 학습을 통해 인간보다 더 정교한 그림을 그리고, 인간의 감정과 생각을 베끼듯 시와 소설을 쓰기도 하면서 인간의 음악을 참고해 작곡까지 하는 시대가 됐다. 각 분야 일선 현장의 종사자들 사이에선 이들이 밥그릇을 뺏는 위협적인 존재인지 인간의 한계를 보완해주는 동행자이자 조력자인지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AI 대전환 시대에 문화예술 생태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편집자주 고양시에 거주하는 변의수 시인은 1991년 첫 시집을 출간한 뒤로 실험시(詩) 연구를 지속하면서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자 노력한다. 그런 그에게 최근 급부상한 챗GPT는 예술세계 확장의 또 다른 도구다. 변 시인은 올해 안에 챗GPT 등 AI에 명령어를 넣어 작성된 시와 문학 평론을 본인이 발행하는 계간지 ‘상징학연구소’에 실으려는 혁신적인 계획을 구상 중이다. 변 시인은 “시의 구조 원리와 철학 등에 충분한 내공을 가진 시인이나 문학가가 AI 소프트웨어에 키워드를 입력한다면 창조성과 예술성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전공자, 비전문가가 시도할 때와 다른 문학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인공지능 미술과 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강은수 작가(49)는 지난 3월5일까지 열렸던 인천아트플랫폼의 기획전 ‘비타 노바_새로운 삶 Vita Nova_New Life’에서 ‘소리’를 또 다른 종(種)으로 상상하며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관객참여형 작품을 선보였다. 청각의 영역을 시각화한 체험미술로 관객이 마이크를 통해 소리를 만들어 내면 발광다이오드(LED) 빔과 3D프린터를 통해 다양한 모양의 예술로 변화한다. 강 작가는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거나, 자의식이 있다는 등의 두려움을 조성하기보단 인공지능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 치열하게 고민하는 데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감성을 지닌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으로 인식돼 온 ‘인간의 예술 세계’에 AI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AI가 창작의 동반자로 성큼 다가온 만큼, 예술인의 창작 활동 전반을 위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그에 못지않게 크다. 문화예술 생태계가 AI 기술 발달의 가속화에 영향을 크게 받고 윤리성을 내포하는 이슈가 많기 때문이다. 조근식 인하대 인공지능콘텐츠창작연구센터장은 “문화예술 생태계 발전을 위해선 사회적 합의와 종사자들 간의 협의체가 절실하다”며 “예술과 기술의 접점에서 서로 합의를 해야 할 뿐 아니라, 현재 불거진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규율을 구체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경기도내 예술인들의 평균 수입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문화재단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예술인 5천840명과 예술단체 467개의 응답을 바탕으로 최근 공개한 ‘한 눈에 보는 경기도 예술인, 예술단체’를 보면 지난해 경기도 예술인의 연평균 임금은 1천623만원으로 집계됐다.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도내 예술인의 평균 개인 수입은 1천738만원이었으나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1천577만원과 1천586만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엔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은 아직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전체 근로자의 연평균 임금이 2019년 3천768만원, 2020년 3천840만원으로 확인된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도내 예술인의 전체 응답자의 43%는 생활에 필요한 소득의 일부를 예술 활동 외 경제 활동을 통해 해결하고 있었다. 이러한 ‘겸업예술인’ 중 23.8%는 일용직, 파트타임 등의 시간제 근무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15.7%는 기간제 또는 계약직 형태의 임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업 예술인은 32.1%, 생활예술인 24.9%로 나타났다. 전업 예술인의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30대로 42.1%였으며, 생활예술인의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60대 이상(50.7%)으로 조사됐다. 도내 예술인 중 45.0%는 예술 분야에 입문 후 경력이 단절된 경험을 했다. 경력단절 평균 기간은 3.3년으로 조사됐다. 경력 단절 이유로는 남여 모두 ‘생계유지’가 첫 번째로 꼽혔다. 남성은 생계유지(53.8%), 기타(23.3%), 군입대(10.7%) 등의 순이었고, 여성은 생계유지(35.7%), 기타(28.7%), 출산·육아(21.5%) 등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도내 예술인의 37.1%는 별도의 예술 창작공간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 창작공간을 보유한 예술인들은 ‘월세 임대’ 형태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고 응답했으며 평균 보증금은 1천229만원, 평균 월임대료는 55만원으로 조사됐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응답자의 70%가 창작 공간과 발표 공간 보유에 대해 ‘매우 부족’ 또는 ‘부족’하다고 답해 창작 공간 지원에 대한 경기도 예술인들의 높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사에 참여한 예술인들이 주로 활동하는 지역은 ‘경기 이외 지역’이 24.2%를 차지했다. 경기도 외 타 지역에서 주로 활동을 하는 이유로 ‘타 지역은 예술소비 수요가 많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51.3%로 가장 높았다. ‘다른 예술인들과의 교류가 활발하기 때문’(40.4%), ‘예술활동과 관련한 지원이 잘 되어서’(35.7%), ‘예술활동을 위한 공간이 충분해서’(31.8%), ‘일자리가 많아서’(27.4%) 등으로 나타났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누리집을 통해 ‘온라인 경기도 예술인·예술단체 전수조사’를 상시 운영해 도내 문화예술 인력 자원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예술 인력의 활용 제고를 위한 통합 관리를 계속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조사를 통해 파악한 예술 현장의 수요에 부합하는 실효적 예술인 지원 정책을 펼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