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극단 44회 정기공연/햄릿 '죽는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To be or not to be’, ‘to play or not to play’.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문석봉)의 올해 첫 공연 ‘햄릿’이 9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은 그간 도립예술단 노조문제로 갈등을 빚어오며 작품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우려를 보여왔던 도립극단이 일단의 화해분위기를 탄뒤 오르는 무대라 더욱 주목된다. ‘햄릿’은 도립극단의 통상 44회 정기공연이자 지난 ‘맥베드’에 이은 두번째 세계명작시리즈.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하나이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시대의 대표적 작품으로 꼽힌다. 이 작품은 12세기 덴마크를 배경으로 권력을 향한 인간의 탐욕과 사악함,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 등을 그렸다. 총 5막 20장으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권력에의 의지와 탐욕, 얽히고 힌 관계속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갈등 등 수많은 아이러니를 제시하며 뛰어난 구성력과 표현력, 그리고 탁월한 인물묘사 등으로 4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세계 연극무대에 끊임없이 올려지고 있는 고전명작이다. 때문에 여러 각도에서 각색되고 실험적인 성격으로 공연되기도 했던 작품. 도립극단이 이번에 상연하는 ‘햄릿’은 정통작으로 원작의 의도를 충분히 전달하기 위해 3시간짜리로 기획됐으며 의상, 무대, 세트, 조명 등을 최대한 복원해 고전의 묘미를 살렸다. 내용면에서도 비극적 인물로 무장된 주인공을 철학적·심리적 복합성에 따라 그렸다. 하지만 고전의 고루함을 배제하기 위해 ‘컨템포러리(동시대)’라는 시간적 의미장치를 부여해 공연내 펼쳐나가는 상황이 관객들로 하여금 작금의 상황에 반추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따라서 동시대적 현실에서도 작품이 해석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등장인물만 해도 30여명이 넘으며 주요배역으로 주인공 햄릿은 한범희, 그의 아버지이자 덴마크왕 클로디어스역은 이찬우, 왕비 커트루드역은 박현숙, 재상 폴로어니스역은 임규, 햄릿 친구인 호레이쇼역은 김찬훈, 망령에는 정운봉, 폴로어니스의 딸 오필리어는 장정선씨 등이 맡았으며 문석봉 예술감독이 연출한다. 우리에겐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유명한 명제로 더 친숙한 ‘햄릿’. 얼마간의 ‘삐그덕’거림을 보여왔던 도립극단이 이번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러 화합의 분위기를 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문의 230-3242~7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인천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인천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자 금노상) 제243회 정기연주회가 21일 오후 7시30분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신춘음악회’인 이번 공연은 봄의 향기를 전하는 베토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첫 곡은 베토벤이 유일하게 완성시킨 오페라 서곡 ‘피델리오’로 시작된다. 베토벤이 9년여의 세월을 소요하고 완성한 작품으로 단순한 줄거리를 초월해 ‘인간해방’이란 가치를 구현했다고 평가 받는다. 우아하고 격정적인 리듬이 반복되는 오페라의 결정판. 두번째 곡으로는 피아노 협주곡 3번 다단조 op.37이 연주된다. 피아노 협주자와 함께 하는 이 곡은 오케스트라에 의해 주제가 제시되는 협주적 소나타 형식으로 시작돼 비극적 분위기와 강렬함이 교차된다. 피아노와 관현악의 대화가 펼쳐지며 감미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끝곡은 인간의 해방을 부르짖던 베토벤의 일면을 볼 수 있는 교향곡 제3번 ‘영웅’ 내림 마장조 op.55. 제1악장은 빠른 템포로 활기차게 연주되는 대담한 구성을 취하며 장송행진곡인 2악장에서는 고귀한 생명과 영웅을 추도 하는 분위기와 극적 긴장감이 동시에 나타난다. 유머와 익살이 섞인 3악장을 거쳐 빠른 템포로 거대한 힘을 느끼게 하는 4악장으로 마무리된다. 이번 연주회는 피아니스트 박종화씨가 협연자로 나선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도립팝스 제 43회 정기연주회

싱그러운 봄을 맞으며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가 21일 오후 7시30분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43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새 봄이 오는 소리’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번 공연은 ‘봄’을 테마로 한 곡을 집중 선곡해 긴 겨울 끝에 찾아온 따스함과 생명력의 힘찬 출발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았다. 특히 교향곡과 왈츠, 폴카 등 팝적인 요소가 배제된 순수 클래식을 골라 경쾌하고 활기찬 연주회가 될 전망이다. 공연은 1부에서 ‘모자이크 심포니’라는 주제 아래 봄향기 가득한 각각의 교향곡이 어우러진다. 첫 곡은 봄이면 빼놓을 수 없는 슈만의 교향곡 3번중 1악장. 라인강의 힘차고 활기찬 모습을 표현한 이 곡은 쾌활하면서도 장중한 연주로 봄의 아름다움과 로맨스를 전한다. 두번째 곡은 베토벤이 재기 후 새로운 눈을 통해 세상을 표현했다는 교향곡 6번 ‘시냇가의 전경’으로 바이올린에 의해 재생되는 자연의 소리가 압권이다. 이어 봄을 맞는 사람들의 활발한 모습을 그린 비제의 교향곡 1번중 3악장이 연주되고,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8번중 4악장이 봄의 진취적인 역동성을 드러낸다. 왈츠와 폴카, 희가극의 무대인 2부에서는 요한스트라우스의 ‘비엔나의 마을제비’와 그의 아우 요셉스트라우스의 ‘불을 꺼라’, ‘귀여운 말괄량이’ 등이 연주된다. 또 소프라노 오경선과 바리톤 강종영이 헝가리 작곡가 F.레하르의 오페레타 ‘메리 위도우’중 ‘빌리아의 노래’, ‘이제 그만!’, ‘사랑의 속삭임’ 등을 아리아와 듀엣으로 불러 연인의 애틋한 사랑을 노래한다. 끝곡으로 요한스트라우스의 ‘형제 왈츠’가 선곡돼 특유의 명랑함과 화려함으로 새봄에 축전을 전한다. 연주 내내 곡의 내용이나 주제에 어울리는 대형 영상자료를 상영해 순수 클래식에 대한 관객들의 이해와 흥미를 돕는 것도 이번 연주회의 특징으로 신동렬 부지휘자가 지휘를 맡는다. 입장료는 A석 5천원, B석 3천원이며 문화회원과 30인이상 단체에게는 20% 할인된다. 230-3242~7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수원 등불교회 자선 전시회

“장애인은 소외 받을 사람이 아닌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야 할 친구이자 이웃이다”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등불교회(담임목사 장병용·45)는 이같은 모토를 실천하고 있는 작은 공동체 중에 하나다. 이 교회 장병용 목사와 교인 100여명은 장애인 공동체 건립 기금 마련과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몇 년째 ‘사랑의 바자회 및 등불문화마당’을 개최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그 동안 시인 정호승을 초청, 지역주민을 위해 문학강좌를 개최하고, 판화작가 류연복의 작품전시회도 풍성히 열었다. 이번에는 욕심을 더 부려 국내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모아 자선전시회를 연다. 이 자선전시회는 장애인들의 전인교육을 담당할 특수학교와 장애인과 일반인이 함께 문화향수를 누리기 위한 복합문화공간의 건립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등불교회는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미술전문 큐레이터의 도움을 받아 중견그룹전 못지 않은 전시회로 꾸몄다. 전시는 서울과 수원서 두 차례 열린다. 1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밀알미술관에 이어 4월1일부터 7일까지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린다. 오픈식이 열리는 15일 오후 4시에는 수원챔버오케스트라 현악 4중주단 연주와 첼리스트 김명주의 독주가 흥을 돋울 예정이다. 참여작가는 깔끔한 구도와 짧은 시구로 아름다운 삶을 표현한 판화가 류연복을 비롯 분청의 대가 변승훈, 닥종이 인형으로 유명한 이승은·허헌선 부부, 새련되게 철을 다루는 연금술사 최태훈 등 16명이 참가한다. 이밖에 꽃, 나무, 들판 등 일상적인 자연의 풍경을 생명력 있게 묘사한 이춘영과 조각가이면서 경쾌한 느낌의 회화적 느낌을 담은 한미진씨의 작품이 눈길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전시는 회화에서부터 조각, 판화, 도예, 인형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수준 높은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편 이번 자선 전시회의 작품 판매 수익금은 소외된 이웃을 위해 전액 사용되기 때문에 참된 이웃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문의 294-2667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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