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일상 벗어나 책으로 떠나는 여행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外

빠르게 찾아온 더위로 지친 요즘, 일상이 지루하게만 느껴진다. 일상에서 벗어나 걱정 없이 여행을 즐기고 싶어지는 이들이 많을테다. 글자로 마음껏 다른 세상을 즐길 수 있는 책으로 잠시 나마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을 통해 얻은 삶의 태도’…<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 어릴 적 천식으로 걸핏하면 쓰러지고 엄마의 도움을 받아왔던 저자 매기 다운스는 평생 자신이 태어난 미국 오하이오의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라는 엄마의 말을 떠올리고 배낭여행을 떠나게 된다. 저자는 혼자 아마존을 탐험하고 마추픽추에 오르고 우유니 사막을 걷는다. 앙코르와트도 보고 나일강에서 급류를 타보고 인도의 아시람에서 기도를 올리며 1년간 17개국을 여행한다. 그는 여행을 통해 낯선 세상,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두려워할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딸아, 너는 생각보다 강하단다>는 다양한 여행지에서 일을 보여주며 순간순간을 사는 법을 알게 한다. ■‘여행의 감각을 일깨우다’, <여행의 이유> <여행의 이유>는 김영하 작가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코로나19 이전 떠났던 여행지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9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책은 작가가 집필을 위해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 당하고 추방됐던 일화로 시작한다. 여행은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이고 새로운 경험과 배움이다. 하지만 여행에는 늘 변수가 생겨나고 이는 행로를,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작가는 여행 도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로 미묘하게 바뀌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무언가를 얻게 되는 경험이 여행기의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과 닮았다고 얘기한다. ■‘더 넓은 세상을 보는 법’…<학원 대신 시애틀, 과외 대신 프라하>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폭넓은 경험이 중요하다는 걸 모르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나의 자녀는 더 많은 공부를 해야 하고 남들에 비해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부모는 ‘사교육비’를 쏟아붓는다. <학원 대신 시애틀, 과외 대신 프라하>의 이지영 저자는 자녀교육에는 정답이 없다는 소신으로 사교육 대신 가족 여행을 택했다. 책은 10년간 가족 해외 여행기가 담겨 있다. 남편, 두 딸과 함께 누빈 미국, 태국, 중국, 프랑스, 체코, 홍콩 등 여행의 조각을 꺼내 소개한다. “멀리 가보니, 큰 세상에 가보니, 다른 경험을 해보니 내가 변했다. 경험은 고스란히 나의 양육 가치관과 태도에 영향을 주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사교육보다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것이 값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은진기자

[신간 소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外

2022년 1월, “망설임도 두려움도 없이 떠난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숨을 거뒀다. 20대 때 대기업 임원으로, 이후 승려로 삶을 살았던 스웨덴인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다산초당刊)는 나티코의 이야기, 가르침을 담은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하며 스물여섯 살에 임원으로 지명됐으나 그 자리를 포기하고 사직서를 냈다. 진정한 나를 찾고 싶다는 생각에 태국 밀림의 숲속 사원에 귀의해 ‘나티코’, ‘지혜가 자라는 자’라는 법명을 받고 파란 눈의 스님이 되어 17년 간 수행했다. 승려로서 지킬 엄격한 계율조차 편안해지는 경지에 이르자 마흔여섯의 나이에 사원을 떠나 일상 속에서도 마음의 고요를 지키며 살아가는 법을 전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곧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마음 속 소음을 잠재우고 진정한 자신을 마주한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는 누구나 생각을 내려놓을 능력이 있습니다…그 잠재된 능력을 무시하거나 아예 잃어버린다면, 우리 삶은 여태까지 몸에 깊이 밴 행동과 관점에 좌우됩니다.’, ‘내면에는 정교하게 연마된 자기만의 조용한 나침반이 있어요. 그러나 그 지혜는 요란스러운 자아와 달리 은은해서 일부러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삶을 바라보고 살아내는 시선의 변화를 담아냈다. 한국 환상 문학의 중흥기를 이끈 하지은의 신간 <언제나 밤인 세계>가 출간됐다. 7년 만에 장편을 펴낸 작가는 판타지 세계를 고스란히 그려냈다. 태어났을 때부터 하반신이 하나로 붙어 있던 샴쌍둥이로 태어난 ‘에녹’과 ‘아길라’ 남매. 에녹의 몸체에 붙어 있던 아길라의 죽음을 전제로 한 분리 수술이 진행되지만, 기적적으로 두 아이 모두 살아남아 목숨을 구한다. 죽음이 예견된 존재였던 아길라는 자라며 두 다리를 잃게 된 과거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되고, 갈수록 이성을 잃고 히스테릭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남매의 애증이 펼쳐지는 공간에서 그려지는 판타지는 몰입감을 선사한다. 전작 <얼음나무 숲>의 키욜 백작과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의 마라 공작이 카메오로 등장해 활약하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책 서두에 나오는 하나하나의 단서가 책 마지막장을 덮을 때 까지 이어져 몰입도를 높인다. 인간의 본질인 욕망을 위해 행해지는 행동에 대해 시간이 지나며 무뎌지는 변화들, 질투와 시기가 마치 눈 앞에서 쏟아지는 듯 하다. 정자연기자

봄날에 어울리는 따뜻한 책, '마음에 없는 소리' 外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 그동안 지쳤던 마음을 위로하고 건강하게 회복시키기 위해 독서를 하는 것은 어떨까. 따사로운 햇볕 아래 봄의 화창함을 느끼면서 읽을 만한 책을 알아본다. ■‘마음에 없는 소리’ 문학동네 신인상 만장일치의 주인공, 2022 젊은작가상 수상한 김지연 작가의 첫 단편소설 ‘마음에 없는 소리(문학동네 刊)’엔 총 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우리가 해변에서 주운 쓸모없는 것들’, ‘굴 드라이브’, ‘작정기’ 등이다. 단편의 주인공들은 모두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우리가 쉽게 외면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나와 다르다고 소외받고 차별당하는 사람들이다. 책은 학창 시절 겪을 만한 일부터 연인 간의 일, 성소수자가 겪는 일 등 다양한 일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너무 현실적이라 한숨이 나올 때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위로가 되기도 한다. 책은 꼭 필요한 문장으로 상황을 내면화하며 공감을 이끌어내며 독자들이 견뎌낸 것, 겪었던 것을 공유할 용기를 가지게 한다. ■‘글꽃들의 정원’ 윤선, 임연희, 노지은, 행복한선택, 글로쓴, 김유경, 다람쥐, 우민, 찬욱, 박정호, 별솔 등 11명의 작가들이 함께 쓴 이야기를 한데 모은 책이다.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다채로운 색으로 조화를 이뤄 따뜻한 이야기를 피워냈다. 반복된 삶, 가족과 소통, 개인의 소망, 잊을 수 없는 하루, 특별한 존재, 이뤄질 수 없는 사랑, 재난, 상실, 위탁가정, 연애 등 한 권에 다양한 주제를 담았다. ‘글꽃들의 정원’은 우리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을 특별하게 보게 하며 독자들의 마음에 또 다른 이야기 꽃을 피우게 한다. ■‘긴긴밤’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긴긴밤(문학동네 刊)’은 어린이를 위한 루리 작가의 그림책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순수한 주인공들의 모습 속에서 어른들도 진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책에는 가족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지만 무분별한 남획으로 세상에 혼자 남게 된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등장한다. 태어나자마자 코뿔소의 손에 남겨진 어린 펭귄을 위해 동물들은 바다에 데려다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여정을 떠나기 시작한다. 책은 우리의 삶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서로 기대고 가족이 되어 주는 것처럼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를 보여준다.

글자의 감동을 무대로…'책' 공연으로 재탄생 하다

따뜻한 봄날,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연들이 눈에 띄고 있다. 무대 위로 올라간 소설은 독자들의 상상력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갈등을 최대한 극적으로 끌고 간다. 어떤 책들이 공연으로 재탄생 했을까. 우선, 국내 누적 판매량 90만 부, 해외 20개국 출간을 기록한 베스트셀러 ‘아몬드’가 오는 5월6일,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연극 <아몬드>는 원작의 스토리를 가져왔지만 연극적인 흥미를 끌어내기 위해 작가를 꿈꾸는 ‘윤재’가 훗날 작가가 됐다는 가정을 가지고 시작한다. 윤재를 제외한 등장인물이 작가가 된 윤재를 연기하다. 또한 소설이 주인공 윤재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것과 달리 연극에서는 친구 ‘곤이’와 ‘도라’와의 관계성에 주목한다. 기존에 소설을 읽은 독자는 물론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 모두에게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다. 지난 2월부터 대학로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메르쟈코프> 역시 소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의 세 아들 드미트리, 이반, 알렉세이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 가족의 비극을 담은 책이다. 자신밖에 모르는 탐욕스러운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식들의 유년 시절은 불행하기만 하다. 뮤지컬 <스메르쟈코프>는 아버지 표도르를 살해한 후부터 시작된다. 며칠간 긴 발작을 시작한 스메르쟈코프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 곳에서 긴 여행을 시작한다. 표도르의 제안으로 시작한 모스크바 요리학교부터 학비를 벌기 위해 일했던 공동묘지에서 자백을 이끌어내는 고문 기술자, 죽은 자의 고백을 들어주는 조시마 장로 등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을 그려냈다. 이 시대 최고의 어린이청소년문학가 이금이 작가의 첫 청소년 소설이자 대표작인 ‘유진과 유진’이 이달 22일부터 오는 8월까지 고양과 서울지역에서 뮤지컬로 재탄생 한다. 공연은 소설과 같은 내용으로 아동 성폭력이라는 소재를 풀어냈다. 모범생인 ‘작은 유진’과 털털하고 구김살 없는 ‘큰 유진’은 중학교 2학년 같은 반을 배정받는다. 같은 유치원을 다녔던 작은 유진은 큰 유진에게 반갑게 아는 체를 하지만 작은 유진은 잘못 본 것이라며 외면한다. 무대 위 같은 상처를 가지고 있는 두 명의 유진이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힘들어도..위로와 희망은 시집의 힘" 삶을 렌즈로 들여다 본 시선들

긴 겨울에서 깨어나 봄을 맞았다. 자신만의 봄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가져다 주는 것은 시의 힘이다. 삶에서 건져 올린 시어로 위로를 건네는 신작 시집들이 눈에 띈다.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영혼을 울리는 시어로 많은 사랑을 받은 류시화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수오서재 刊)을 펴냈다.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이후 10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 류시화 시인의 시에는 시적 깊이와 감동, 절제된 언어에 깃든 슬픔과 아름다움,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강인한 힘이 있다. 30대와 40대를 인도와 네팔 등에서 보낸 그는 쉬우면서도 영혼을 울리는 시어(詩語)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70편이 실린 신작 시집에서도 이런 특징을 살렸다. 「초대」 「살아남기」 「너는 피었다」에 위로받고 「그런 사람」 「저녁기도」 「얼마나 많이 일으켜 세웠을까」로 삶의 본질을, 「숨바꼭질」 「슬픈 것은 우리가 헤어졌기 때문이 아니라 헤어진 방식 때문」에서 사랑의 의미를 생각한다. 섬세한 언어 감각, 자유로운 시적 상상력이 빛난다. 시인의 통찰력에서 한 자 한 자 길어 올린 시어는 굴곡진 인생을 노래하듯 와 닿는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 아직 사무실 공간이 낯선 신입사원 A씨에게 점심시간은 해방 시간이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한다는 긴장감에 절반의 해방이지만 꿀맛 같은 휴식시간임은 분명하다. 전쟁같은 아침을 보낸 주부 B씨에겐 혼자있을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 늦은 아침을 맞는 C씨에겐 이 시간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어느 사업가에겐 고객사와 만나 새로운 계약을 성사하는 시간, 바로 점심시간이다. 지난 2월 출간된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시집>(한겨레출판사 刊)은 시인 9명이 점심시간에 써내려간 시집이다. 점심의 고유한 시간성과 다채로운 풍경들을 들여다보는 시적 세계가 흥미롭다. 강혜빈, 김승일, 김현, 백은선, 성다영, 안미옥, 오은, 주민현, 황인찬 시인은 시 다섯 편을 통해 매일 반복되는 점심의 시간과 공간에 새로운 질감과 부피를 더한다. ‘사람들은 어디 먼 곳에 가고 싶다고 했다 모두가 정말 맞는 말이라고도 했다 / 그러나 점심에는 모두가 묶여 있죠 잠시 어딘가로 떠났다가 또 금방 돌아오죠 식당과 공원은 너무 가깝고 공원은 회사와 너무 가까워서 다들 정신이 없었어요’ (황인찬, 「만남의 광장」)처럼 우리의 삶과 풍경을 비춰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신간소개] 곽병선 한국소액주주연구회 수석부회장이 전하는 '리더십 에피소드'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은 5% 미만이다. 많은 사람들이 꿈과 비전을 품고 창업하지만 불행하게도 실패하는 기업이 많은 게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꿈을 위해 도전하는 한국소액주주연구회 곽병선 수석부회장의 신간 <리더십 에피소드>가 눈길을 끈다. 곽 부회장은 지난 1998년 국내 바이오산업의 태두라 할 수 있는 뉴로테크(현 지엔티파마)의 초대 CEO로서 5년의 재임 기간에 신약개발의 성공 가능성 0.01%에 도전했다. 지금의 지엔티파마가 역경을 극복하고, 국내 최고 수준의 신약개발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경영자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에는 리더십을 주제로 한 45개의 단편 주제가 담겼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리더가 조직을 통솔하기 위해 필요한 사색의 장을 제공한다. 곽 부회장이 리더의 역할에 대해 생각하는 주제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인상 깊다. 곽병선 부회장은 “리더의 처신과 행동의 근간은 인간관계의 중요성”이라며 “친화적·민주적·선도적 리더십을 통해 조직원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로 이 책을 미래의 리더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간소개] 얼어붙은 행복

전 여주교육장을 지낸 뒤 성균관대학교에 재직 중인 정종민 겸임교수 ‘얼어붙은 행복’을 펴냈다. 이 책은 40여 년에 걸친 저자의 교육 철학과 사상, 독서 편력으로 완성된 기록물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진주의 삶이 어쩌면 행복을 추구하는 인간의 삶과 맞닿아 있다는 시선에서 사색을 통해 승화되고 융해된 인문 수상록이다. 흔히 진주는 얼어붙은 눈물(Frozen Tears)로 불린다. 진주는 모래알이 조갯살에 박히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이때 조개는 자신의 피라고 할 수 있는 나카(nacre)라는 생명의 즙액을 분비, 모래로 인한 상처를 감싸면서 모든 이물질을 녹여버리고 상처를 치료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하나의 아름다운 진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작가는 이처럼, 이 책을 통해 외부에서 주는 시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시련에 대한 내적 반응임을 주지한다. 우리의 삶을 망가뜨리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자세임을 강조한다. 흔히 사람은 어렵고 힘들 때 모든 상황을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운명은 외부에서 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에 있다.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삶을 알차게 경영했을 때 성공의 문턱에 한 발짝 들여놓는 것이다. 특히 성공한 사람은 대부분 혹독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 있어 역경과 시련은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다. 최악의 장애는 인생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을 ‘걸림돌 때문에’로 생각하는 부정적인 삶보다, 걸림돌에도 이를 ‘디딤돌 삼아’ 미래를 열어나가는 긍정적인 삶이 더 아름다운 모습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 같은 인생 갈라잡이를 제시한다. 저자 정종민 교수는 “얼어붙은 행복은 당신이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문제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 그 정보로부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정신적 필독서로서 많은 독자들에게 긍정의 에너지와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자는 그동안 신문⋅잡지에 수많은 칼럼을 기고했고, KPO 명강사로 활동 중이다. 사색의 나무, 값 1만5천원

지속가능발전목표의 모든 것, 이창언의 'SDGs 교과서'

지난 2015년 유엔 총회가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는 빈곤, 성평등, 질적인 교육, 산업, 혁신, 인프라 등 전 세계인의 공동과제를 위해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다. 우리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야 할까. 이러한 의문을 해결해 줄 책이 있다. 지난 15일 출간된 이창언 한국지속가능발전학회 대학협력위원장의 <SDGs 교과서>다. 한국 NGO 학회 이사를 맡고 있기도 한 저자는 SDGs의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 지속가능발전이 주목받는 이유와 SDGs 시대의 의미, 세부 목표, 각 섹터(정부, 기업, 시민사회, 대학)의 역할과 과제, 국가-도시에서의 SDGs 이행실천 기법, 일상에서의 실천 등에 대해 세세하게 설명한다. 15장으로 구성된 책은 전반부엔 SDGs의 이론적인 논의를 다루고 있으며 후반부에선 SDGs 실행과 관련된 주제를 다룬다. 특히, 책 속 저자의 풍부한 경험이 사례가 돼 이론과 실천을 연결해준다. 이창언 위원장은 “SDGs의 목표달성을 방해하는 여러 제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교육”이라며 “새로운 정책, 규제, 관행, 생활양식, 습관, 사회, 환경적 조건 등을 개선해 사회문제의 우선순위 선정과 해법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우리 한국 사회의 발전을 위한 글로벌 의제를 형성하고, 기업이 사람과 지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극대화하면서 어떻게 지속가능 발전의 진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 설명한다. 정부 정책은 물론 기업의 경영과 우리의 일상에서까지 SDGs를 위한 가이드 북이다.

어른의 마음을 훔쳐간 그림책들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수지 작가가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안데스센상을 수상하면서 그림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은 지난 23일 자사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이 작가의 책들이 전주 평균 대비 154배 가량 더 많이 판매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림책은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림과 함축적인 이야기 속에 담아내는 글로 마음을 움직인다. 그림책을 보는 어른들이 최근 늘어난 이유이기도 하다. 시대를 읽어내고, 닫힌 마음을 녹여내는 그림책들을 선정해봤다. ■괜찮아, 나의 두꺼비야(이소영 글그림·글로연 刊) 나와 성격과 취향이 다른 친구, 그 친구가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며 질투심을 느껴본 적 누구나 한두번쯤은 있을테다. <겨울 별>, <여름>, <여기, 지금, 함께> 등을 쓰고 그린 이소영 작가는 관계의 엉킴과 그 속에서 받은 상처, 오해, 용서, 진심의 이야기와 감정을 그림과 글로 세밀하게 담아냈다. 깊은 숲 속 연못가에 오랜 친구인 흰 두꺼비 하양과 빨간 두꺼비 빨강이. 하양이는 명랑하고 사교적이며 친구들과 어울리길 좋아했지만, 빨강이는 집에서 조용히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했다. 하양은 빨강이 자신의 동의없이 멀리있는 친구들을 초대했다는 사실에 화가 났다. 자신의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던 빨강이는 돌을 집어던지고 우연히 하양이가 맞고 만다. 작가는 관계의 경계선을 넘어가며 몰아붙이는 빨강의 독점적 사랑과 그에 따른 죄책감, 부끄러움 등을 그림과 글로 담아냈다. 특히 강렬하게 대비되면서도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한 숲 속과 주변 동물 친구들, 홀로 남겨진 빨강의 표정 등을 세밀하게 살려 주인공들의 감정과 글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하다. 작가 이소영은 <그림자 너머>로 2014년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됐고, <여름>은 2021년 화이트레이븐스에 선정됐다. ■연이와 버들도령(백희나 글그림· 책읽는곰 刊)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동화작가이자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한 백희나 작가의 신작이다. 책은 우리 옛이야기 〈연이와 버들 도령〉을 백희나 작가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우선 강렬하고 눈을 뗄 수 없는 그림이 마음 한 편을 흔든다.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에서 선보였던 닥종이 인형, <장수탕 선녀님>에서 선보였던 인형과 실사의 혼합 등의 기법이 총망라 되면서 마치 살아움직이는 것 보다 더 살아있는 듯한 감정을 표현해낸다. 옛이야기 속에서 의붓딸 연이는 초인적인 조력자 버들 도령을 만나 계모가 던져 주는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을 쟁취한다. 백희나 작가의 책에선 '계모' 대신 '나이 든 여인'이 나온다. 또한 연이를 중심으로 나이 든 여인과 버들 도령과의 관계 설정부터 결말까지 색다른 서사를 창조해냈다. 고립과 단절의 시간을 딛고 일어난 성장과 희망의 이야기는 백 작가만의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색채들로 더욱 빛난다. 그림책의 매력에 흠뻑 빠진 이들은 소모임을 만들면서 일상을 위로하기도 한다. 최근 수원의 한 동네책방에서 그림책 모임을 만든 조수진씨(34)는 1년 전부터 그림책에 빠져들면서 매달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회원들과 함께 생각과 감상을 나누고 있다. 조 씨는 "이전엔 그림책이라고 하면 어릴 때나 읽거나 특정한 몇몇이 읽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최근 그림책의 위상이 달리지고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많아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글로만 채워진 삶과 인생이 아닌, 그림으로 응축된 다양한 이야기와 거기서 오는 감동으로 또 다른 위안을 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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