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유산균으로 아토피 잡는다'

김치의 유산균이 아토피 질환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 ㈜프로바이오닉과 영남대 박용하 교수, 충북대 한윤수 교수로 구성된 산학공동연구진은 임상실험을 통해 김치 유산균에서 아토피 질환 치료에 효능이 있는 미생물 '락토바실러스 사케이 프로바이오 65(Lactobacillus sakei probio 65)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산학공동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미생물을 2~10세 어린이 아토피 환자 100여 명에게 3개월간 투여, 혈액 내 면역조절 관련물질의 변화를 조사했다. 조사결과 혈청내의 특정 케모카인들(CCL17, CCL27)이 유의적으로 감소돼 아토피 질환이 위약구에 비해 최대 238% 이상 호전되는 것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냈다. 부작용이 없는 천연면역조절제인 김치 유산균이 기존의 아토피 치료약물의 대체제로 개발이 가능해져 아토피 치료용 신약 원료와 건강기능식품으로 활용가능한 길이 열린 것이다. 국내에서 아토피 질환으로 지난 2008년 병원진료를 받은 환자는 113만 명인데, 치료약물로는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항생제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고 일부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해 아토피 치료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박용하 영남대 맞춤의료연구단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현대인의 난치병 가운데 하나인 아토피질환을 다스릴 신약개발의 가능성을 연 것은 물론 한식의 세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올 상반기 국내 바이오기업을 통해 상품화하고 전 세계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로바이오닉은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대전의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2010 과학의 달 기념 사이언스데이'에서 김치 미생물을 넣은 유산균 음료를 선보이고 무료 배포하기로 했다. 한편 이번 실험결과는 미국 아토피 전문의학학술지인 'Annals of Allergy, Asthma & Immunology' (알레르기, 천식, 면역학 학회지) 4월호에 발표됐다.

서구화 생활방식이 유방암 발병 주요인

한국에서의 유방암 발병양상은 미국이나 유럽의 양상과 조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유방암학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한 해 동안 약 1만4천명의 새로운 유방암 환자가 발생했다. 10년 전인 1998년에 4천600명인 것을 감안하면 250%를 넘는 가히 폭발적인 증가추세다. 또한 60~7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젊은 40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점점 모든 연령에서 발병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전체 유방암에서 0기(상피내암)와 1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50%에 달하며, 유방암 수술법도 유방전절제술이 10년 전 74%이던 것이 지금은 40%로 줄어들었다. 다시 말해 최근에는 유방암이라도 유방 보존율이 60%에 이르며, 아주대병원의 경우에는 종양 성형적 수술법을 적용하여 유방 보존율을 75%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이는 모두 유방암 조기검진을 통해 초기 유방암으로 진단받고 치료하게 된 것을 의미하며, 유방암의 조기 발견은 고스란히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유방암 환자를 살펴보면 실제로 통증이 있는 종괴(혹)를 주로 호소한 경우는 5%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50%는 통증 없이 만져지는 종괴 때문에 병원을 찾았으며,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도 33%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유방암은 정기검진에 의한 조기진단이 필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30세 이상은 자가 검진, 35세 이상은 2년에 한번 유방전문의에 의한 진찰 및 유방촬영술을, 40세 이상에서는 매년 검사를 권유하고 있으며, 현재 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암검진 사업에서도 유방촬영을 받을 수 있다.많은 환자가 조기 검진하는 것 외에는 예방법이 없는지를 물어보는데, 사실 한국인에서 유방암이 증가하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거기에 예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 우리 어머님 세대의 삶을 살펴보면, 발육장애와 영양부족으로 인해 늦은 초경을 경험하고, 젊은 나이에 혼인하여 많은 자녀를 낳고, 모유 수유로 자녀를 키우게 되고, 기름진 음식보다는 채식위주의 식사습관을 가지고, 바쁘게 일하다 보니 비만해 질 겨를도 없는 그런 삶을 살아왔다. 비록 삶은 고달플지 몰라도 유방암의 발생률을 최대한 낮출 수 있는 모범적 생활패턴의 본보기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이 서구식 생활패턴으로 바뀌게 되면서 빠른 초경, 늦은 결혼, 출산 기피, 모유 수유 기피, 패스트푸드(fast food) 위주의 식사, 잦은 음주습관, 운동량 부족과 비만의 증가 등이 나타났고, 이는 고스란히 유방암을 발생시키는 고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여기에 현실적인 대안이 있다. 지금부터 우리의 환경을 바꾸면 좋겠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므로, 조기검진과 유방전문의에 의한 진찰을 꼭 받기를 바란다. 사진 한번 찍고 진찰 한번 받는 것처럼 쉬운 방법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김구상 아주대병원 유방암센터 교수

“꽃가루 날리는 봄 ‘알레르기’ 괴로우시죠”

늦게까지 이어지던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이번 주부터는 평년 기온을 회복하고 완연한 봄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싹이 돋아나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겨우내 움츠렸던 기운을 벗어내고 산과 들로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알레르기성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이런 봄이 오히려 괴롭고 고통스럽기만 하다. 봄철 알레르기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45월은 꽃가루 절정, 알레르기 주의보각종 나무에서 나오는 꽃가루는 3월부터 날리기 시작해 4월과 5월에 절정을 이룬다. 대표적인 나무로는 오리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버드나무, 소나무, 포플러 등이 있다. 꽃가루는 대도시보다 농촌지역에서 증가하며 환자수도 이에 비례한다. 버드나무에서 나오는 솜털과 같은 씨주머니는 실제로 알레르기를 직접 유발하지는 않으나 기관지천식 환자들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눈, 코, 기관지 점막에 예방약 뿌려 치료감기나 독감은 발열, 인후통, 전신통증, 기침, 객담, 콧물 등이 수반된다. 알레르기에 의한 증상이 코에 생기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재채기를 계속하고,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것 같이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며, 코가 막히기도 한다. 기관지천식의 증상으로는 기침, 객담, 호흡곤란, 쌕쌕거림을 호소하게 된다. 이 밖에 눈이 충혈되거나 가렵기도 하고, 아토피성 피부염이나 두드러기가 생기기도 한다. 알레르기 질환의 하나인 건초열은 호흡기 증상과 감기몸살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알레르기성 호흡기 질환은 특징적인 증상과 계절에 따른 뚜렷한 차이로 인해 진단이 어렵진 않다. 알레르기 질환이 의심되면 피부반응검사, 항체검사 등을 통해 원인 알레르겐을 찾아 제거하고 증상 치료를 병행한다.꽃가루 알레르기는 대기 중의 꽃가루를 모두 제거할 순 없어 생활 터전을 옮기지 않는 한 근본적인 원인 치료는 안된다. 이때는 꽃가루가 날리기 약 2주 전부터 눈과 코, 기관지 점막에 예방약을 뿌려 치료한다. 심한 알레르기인 경우 면역주사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대부분 4~5년에 걸쳐 장기치료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노약자, 아이는 봄철 외출 자제해야분진이 날리고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34월 전후에는 야외운동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사람은 휴식 상태에서 하루 1만ℓ의 공기를 호흡하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 더 많은 공기를 호흡하기 때문이다.부유분진과 아황산가스 등 자동차 배기가스는 오전 6시를 기준으로 서서히 오염농도가 올라간다. 아황산가스는 오전 8~10시, 부유분진은 오전 9~11시, 오존은 오후 2~4시 사이에 하루 중 농도가 가장 높다. 대기 상황만을 고려한다면 강수량이 많아 분진이 적게 날리고 대기 순환이 잘되는 여름과 가을철이 운동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황사현상 및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특별한 대비책은 없다. 따라서 노약자, 어린이, 흡연자, 오염된 환경에서 일하는 생산직 근로자,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을 앓았던 사람은 각별히 건강에 주의해야 한다. 노약자와 유소아는 봄철에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노출 부위를 깨끗이 씻는 것이 필요하다.도움말=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오상용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산업의학센터 교수 /윤철원기자 ycw@ekgib.com

방사선치료 방해 유전자 발견

암환자에게 시행되는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방해하는 유전자가 발견됐으며 이 유전자를 억제하면 치료효과가 촉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4일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그레이 방사선종양학-생물학연구소(Gray Institute for Radiation Oncology and Biology)의 제프 히긴스(Geoff Higgins) 박사는 손상된 DNA를 수리하는 POLQ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면 항암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히긴스 박사는 방사선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표적유전자를 찾아내기 위해 DNA 손상 수리와 관련된 200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POLQ 유전자가 방사선치료를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이어 췌장암, 후두암 등 여러 종류의 암세포에 있는 POLQ 유전자의 활동을 차단하고 방사선을 조사한 결과 암세포를 그대로 방사선에 노출시켰을 때보다 더 많은 암세포들이 죽었다고 히긴스 박사는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건강한 정상세포에 대해서도 같은 실험을 했지만 POLQ 유전자의 차단이 방사선에 대한 정상세포의 민감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에 발표된 다른 연구결과에 따르면 POLQ유전자는 정상조직에서는 크게 발현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 발견으로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할것이라고 히긴스 박사는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암연구학회가 발행하는 '암 연구(Cancer Research)'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요통에 대한 단상(斷想) - 진화의 대가

아프리카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신비와 미지의 대륙으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의료 봉사의 상징인 슈바이처 박사나 노예 사냥 등의 역사적인 매개체가 없어도, 그리고 간혹 TV에서 보는 건기의 척박한 벌판이나 앙상하게 말라버린 아이와 같은 감성적인 매개체가 없어도 아프리카라는 어휘가 주는 아련한 느낌은 56억 인구를 가진 현생 인류의 조상이 그곳에서 태어났다는 인류학적 사실에 의한 향수일 수도 있겠다.1974년 에티오피아의 하다르에서 미국과 프랑스 학자들이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인류의 화석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비틀즈의 노래 때문에 루시라는 이름이 붙은 이 화석은 나중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라는 학명이 정해지는데, 뇌의 용량은 400g으로 침팬지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1m 정도의 키에 원숭이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루시가 인류학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인간만이 가지는 특징인 직립 보행이 가능했던 첫 영장류이기 때문이다.대륙이 갈라지고 단층이 솟아 오르는 등, 지구의 환경이 불안정하였던 수백만년 전에 다수의 영장류들은 사멸했으며, 생존한 몇몇의 영장류만이 숲과 평야로 흩어져 생활을 하게 된다. 문제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아열대 기후의 숲이 사라지면서 평야라는 새로운 환경에 노출된 무리들에게 닥치고 있었다. 식량이 부족해지고, 멸종의 위기를 맞게 된 그들은 위기를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새로운 세계에서의 모험을 시작한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더 멀리 보고 자세히 볼 필요가 있기에 네 발로 걷던 그들은 뒷발로 몸을 받치고 머리를 들고 먼 곳을 바라 본다. 이들에게 직립보행은 첫 시도였기에 힘겨웠지만 그래도 참고 전진했다. 이 위대한 광경이 바로 루시로 대변되는 최초의 직립원인(Orrorin Tugenensis, 처음 두발로 직립보행을 한 영장류)의 모습이다. 직립보행은 그들에게 두 손을 자유롭게 하여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다른 포식동물에 비해 열등한 신체를 극복할 수 있는 결정적인 인류학적 전환점이 됐다.하지만 직립보행은 의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사건으로, 현대인에게 관절염과 척추 디스크 등 많은 고통을 안겨 주기도 하는 계기가 되는 사건이다. 이족보행(二足步行)은 생존에 적응하기 위해서 시도된 것이지만, 이것은 생물학적으로는 매우 번거롭고 고통스러운 생존 전략이었다. 척추와 골반이 예전에 겪지 못했던 엄청난 부담을 지탱할 수 있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생역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직립보행 시에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은 네 발로 기는 것보다 3배 이상이다. 게다가 도구를 사용하고 움직이며 척추에 가해지는 굴곡, 신전, 회전 등의 움직임으로 인해 체중보다 훨씬 큰 하중이 관절면에 전달되면서 척추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재촉한다.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어가는 시대에 사는 현대인들은 반복되는 작업과 생활패턴으로 인해 척추의 퇴행성 질환이 더욱 빈번해지며, 척추를 포함한 사지 관절의 노화로 인한 질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합병증과 그로 인해 급증하는 치료비용은 건강보험의 재정(財政)을 위협할 정도가 됐다. /홍재택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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