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중심 한의학적 난임치료 上 [알기쉬운 한의약]

요즘 ‘난임(難妊)’은 더 이상 특별한 몇몇 부부만의 고민이 아니다. 환경적, 사회적 요인으로 임신 시기가 늦어지면서 난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양의학은 호르몬 요법, 인공수정, 체외수정 등 다양한 치료법을 발전시켜 왔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심리적,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치료 과정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한의학적 치료가 여성의 신체 밸런스, 자궁 내막 환경, 체내 염증 및 스트레스 조절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들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연구 사례를 통해 한의학적 난임 치료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 침 치료와 난임: 보조요법 이상의 가치? 체외수정 과정을 진행할 때 침 치료를 함께 받는 환자들의 임신 성공률이 더 높다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Manheimer et al.(2008)은 BMJ(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한 메타 분석에서 체외수정 직전·직후 침 치료를 병행했을 때 임신 성공률이 기존 32%에서 39%로 향상됐다고 밝혔다. Smith et al.(2019)이 Fertility and Sterility에 게재한 연구에서도 침 치료가 생존 출산율을 6%포인트 정도 증가시켰음을 확인했다. 한편 Huang et al.(2017)은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에 발표한 연구에서 침 치료가 자궁 내막 두께와 혈류 개선에 기여함을 무작위 대조시험으로 증명했다. 자궁 내막이 착상에 중요한 요소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연구 결과는 난임 치료에 있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 한약 치료와 난임: 체질-호르몬 균형의 관점 한의학에서는 여성 난임을 기혈 부족, 습담, 간울 등의 요인으로 설명하며 전신적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 개념을 호르몬 균형, 면역 조절, 자궁 내막 및 난소 기능과 연결 짓는 연구가 늘어나고 있다. Zhang et al.(2016)이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으로 배란 장애를 겪는 여성에게 보혈(補血)·보신(補腎) 계열 한약을 3개월 이상 투여했을 때 배란률이 28%에서 42%로, 임신 성공률이 15%에서 24%로 높아진 것으로 보고됐다. 또 만성 골반염이나 자궁내막염 등 염증성 질환으로 착상이 어려운 경우 Liu et al.(2020)이 Complementary Therapies in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거어(祛瘀)·청열해독(淸熱解毒) 계열 한약이 염증성 지표를 낮추고 착상 성공률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이처럼 ‘몸의 기본기를 다져 착상이 잘되도록 돕는 것’이 한약 치료의 핵심이며 난소 기능 저하, 자궁 환경 악화 등 다양한 원인에 따른 맞춤형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젊은층도 앓는 ‘무릎관절염’, 예방과 치료법은?

40대 후반의 직장인 김대영씨는 요즘 무릎이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어느 순간부터 계단을 오를 때마다 무릎이 아파 더 이상 가파른 길은 피하게 되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무릎이 뻣뻣하고, 걷기만 해도 무리가 오는 느낌이 든다”고 호소했다. 무릎관절염(관절염)은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나이가 들수록 더 흔해지는 질병이지만 최근에는 격한 운동과 활동을 즐기는 젊은 층에서도 관절염을 앓는 사례가 늘고 있어 예방과 치료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씨처럼 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일상에서 찾아오는 통증인데 무릎이 아프고 활동 후에는 통증이 심해지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무릎에 부종이나 열감이 동반될 수 있고 무릎을 구부리거나 펴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릎이 강직해지고 관절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거나, 소리가 나는 증상도 발생한다.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인데 나이가 많을수록 발병 위험이 높아지지만 무릎에 무리가 가는 생활습관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체중이 과도하게 나가면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그만큼 큰데 김 씨의 경우도 과체중이 문제였다. 부상 역시 관절염의 큰 원인 중 하나다. 스포츠나 일상적인 사고로 무릎에 충격이 가해지면 그 영향이 오래도록 남아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다. 무리한 운동이나 과도한 반복적인 동작도 문제고 직장인이나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들도 무릎에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주게 돼 관절염이 유발될 수 있다. 일단 통증이 느껴지면 전문가를 찾아야 한다. 무릎관절염은 X-ray나 MRI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 무릎의 상태를 확인하고 연골 손상 정도를 파악한 후에야 적절한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처음에는 약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진통제나 항염증제가 통증을 줄여주고 관절 내 주사로 염증을 가라앉힐 수 있으며,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무릎의 기능을 유지하고 근육을 강화해 관절에 부담을 덜어준다. 체중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관절염 예방에 좋은 방법으로는 생활습관 개선이지만 체중 관리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체중은 무릎에 부담을 줘 관절염을 악화 시키는 요인이며, 유산소 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통해 무릎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걷기나 수영, 자전거 타기는 무릎에 부담을 덜 주는 좋은 운동으로 꼽히고 무릎에 과도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발에 맞는 적절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무릎 건강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다. 박형준 고려대 안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많은 관절염 환자들이 실제 체중을 줄인 후 통증 경감을 체감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면 관절염 상태 및 하지 축 정렬을 평가 후 연골 재생이나 근위 경골 절골술, 심한 경우 인공관절 수술까지 고려할 수 있지만 상당수의 경우 약물과 물리치료를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절염은 예방과 관리가 중요한 질환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 무엇보다 체중을 관리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무릎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절염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며 “무릎에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낀다면 바로 전문가와 상담하고 적절한 치료 및 관리에 돌입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지난해 암 검진 ‘유방암’ 가장 많아

KH한국건강관리협회(회장 김인원, 이하 건협)는 지난 한 해 동안 암 검진을 통해 6천138건의 암을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경기 등 전국 17개 건강증진의원을 통한 암 검진 시행 건수는 총 576만2천615건으로, 이 가운데 0.11%인 6천138건이 암으로 진단됐다. 진단암 중에선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견됐고,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폐암, 전립선암, 간암 순이었다. 췌장암 등 총 50종의 저빈도 발견암으로 분류된 기타암은 443건이었다. 남성은 위암, 대장암, 갑상선암, 전립선암, 간암 순으로 발견됐으, 여성은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경부암, 위암, 간암 순으로 발견됐다. 연령별로는 60대가 1천767건(31.0%)으로 전체 암발생건수 대비(기타암 제외)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고 이어서 50대, 40대, 70대, 30대, 20대, 80세 이상 순이었다.의 날”로 지정하였다. 김인원 건협 회장은 “우리가 무심코 반복하는 생활습관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암 조기 발견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이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예방과 조기 치료가 필수”라며 “앞으로도 국민의 건강증진을 위해 보다 정밀한 검진과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당신…허리디스크 괜찮으신가요?

우리나라 직장인의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1천874시간(2023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연간 근로시간(1천742) 보다 여전히 높다. 하루 평균 8시간 이상을 앉아서 생활하는 생활 습관은 근골격계질환, 당뇨병, 심혈관 등의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런 현상을 ‘의자병’이라 명명하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은 허리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발생 위험이 크다. 실제로 허리 통증을 겪은 환자의 상당수가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 허리디스크, 초기에 잘 확인해야 특히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디스크가 생길 우려가 크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거나 탈출해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서 있을 때보다 앉아 있을 때 허리 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은 최대 140% 증가하며, 구부정한 자세나 다리를 꼬는 습관이 있다면 압력은 더욱 커진다. 바르지 못한 자세는 디스크 내부의 수행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디스크 손상 위험을 더욱 높여 퇴행 속도가 빨라진다. 차경호 연세스타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디스크가 지속적으로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며 초기에는 가벼운 통증이지만 방치하면 디스크로 인한 하지 신경 손상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단순한 허리 통증에서 시작되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신경이 눌려 다리까지 영향을 미친다. 허리가 뻐근하고 묵직한 느낌이 드는데 심한 경우 허리를 제대로 숙이지 못하고 기침이나 재채기할 때 허리통증이 극심해진다. 허리디스크 초기에는 물리치료, 자세교정, 약물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한 신경 압박이 있는 경우 신경차단술, 스테로이드 주사 등을 통해 신경 염증을 줄이고 급성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심한 신경 압박으로 인한 통증이나, 보존적 치료로 개선되지 않는 경우 척추 수술을 요하기도 한다. 심한 증상은 다리 감각 저하, 보행 장애, 심한 경우 배변 장애까지 나타날 수 있고, 이는 디스크로 인한 신경 손상을 의미한다. 손상이 악화되면 영구적인 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 앉아 있는 습관 점검, 바른 자세 유지, 적절한 운동 병행 허리디스크를 예방하려면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첫 번째다. 효과적인 방법으로는 1시간마다 5분씩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허리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다. 또한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을 습관화하고 다리를 꼬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스스로 허리 근력이 약하다고 생각된다면 걷기, 플랭크 등 허리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차경호 원장은 “지금 당장은 증상이 없더라도 하루 10시간 이상 앉아 있는 생활이 반복되면 허리디스크 위험은 점점 커진다. 작은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 허리 건강을 지킬 수 있으므로 허리가 보내는 신호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칼럼]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건강관리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황사와 미세먼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황사는 강한 바람에 의한 흙먼지 또는 모래가 이동하면서 땅에 떨어지는 자연 현상이고 주로 봄철에 몽골과 중국, 일본 등에 있는 먼지로 인해 생긴다. 먼지보다는 입자가 큰 모래가 많이 섞여 있는데 주로 알칼리성으로 산성비의 원인이 되고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발암물질 등이 포함돼 있어 호흡기와 피부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사막화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미세먼지는 자연에서 발생하기보다는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의 화석연료 및 가정의 음식이나 난방 등에 의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이라고 지정할 정도로 중금속과 화학물질 등이 내포돼 있다.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 아토피 등 피부질환을 일으키고 임산부는 저체중아 및 사산의 위험이 높다. 혈관 속에 침투해 뇌에까지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는 물론이고 피부·정신·심혈관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잦은 기침으로 복압을 증가시켜 척추에 영향을 준다. 황사나 미세먼지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긴 소매의 상의나 긴 바지를 입고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외출 후에는 충분히 깨끗하게 씻고 눈까지 꼭 씻어야 한다. 이러한 날엔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해 비타민B, C와 엽산이 항산화 작용을 하도록 하는 게 좋다. 특히 도라지는 폐의 염증을 줄이면서 통증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호흡기에 도움을 준다. 우리 선조들은 겨울이나 봄철에 배의 속을 파낸 후 꿀과 도라지를 넣어 중탕해 도라지청을 만들었는데 호흡기를 좋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봄철에 나오는 쑥으로 차로 만들어 마시면 천식이나 폐질환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른 기침을 멈추는 데 좋은 대추차, 천식에 도움을 주는 오미자 등도 도움을 준다. 허준도 은인에게 선물하고 조선시대 최고의 장수왕 영조도 자주 먹었다는 경옥고(瓊玉膏)는 갱년기, 피로 회복, 노화 방지 및 면역력 개선 등에 응용하는 명약으로 면역력이나 봄철 건강에 좋은 약이라 할 수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자연적 혹은 인위적으로 생기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개인의 노력으로 피하고 관리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사회적인 구성원의 협조와 사회적인 노력 역시 뒤따라야 한다.

간경화 환자, 주기적인 ‘간’ 초음파 필수

우리나라는 간암으로 인한 암 사망률이 유독 높다. 매년 국내에서 1만 2천여 명의 간암 환자가 발생하며 8천여 명이 간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알코올 통계자료집을 종합하면, 지난 2022년 5천33명이 알코올 관련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알코올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에서도 지난해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28명의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이 중 57명이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간경화 진단이 내려진 연령층을 살펴보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고 이들 대다수가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도 동반한 상태였다.  전용준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원장은 “간경화 환자는 간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병원을 방문해 초음파 등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알코올 섭취로 인한 간경화 환자의 경우라면 금주는 반드시 필수”라고 말했다. 간은 체내에 섭취되는 음식물을 대사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또 음식물 분해에 의해 생성되는 독소를 해독한다. 과도한 음주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방치하면 간염으로 급속히 진행될 수 있다. 이때 완전히 술을 끊지 못하면 결국 간이 재생력을 상실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증이나 자칫 간암까지 진행돼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지방간은 술을 끊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섭취하면 4~6주 이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될 수 있다. 반면 간경화의 경우 이와 다르다. 간경화는 만성질환이므로 간 이식이 현재까지 유일한 완치법이다. 또한 식사를 거른 채 계속해서 술을 찾아서 마시는 사람이 발열이나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라면 급성 췌장염과 같은 질환도 의심해 볼 수 있다. 전 원장은 “영양부족 상태에서는 술로 인한 간 손상이 더 심해지므로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술을 조절해 마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주저할 것 없이 가까운 중독센터나 전문 치료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장 불규칙한 ‘심실성 빈맥’, 돌연사 위험…고령층 적극 관리 필요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불규칙하게 요동치면 ‘심실성 빈맥’을 의심할 수 있다. 심장이 덜덜 떨리는 듯한 느낌과 함께 어지럼증,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 심실성 빈맥은 심하면 심정지로 이어져 돌연사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16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심실성 빈맥 환자가 꾸준히 증가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심실성 빈맥은 심장의 아래쪽에 있는 심실에서 발생하는 부정맥이다. 정상적인 심장 박동은 심방에서 시작해 심실로 전달되는 전기 신호에 의해 조절되지만 심실성 빈맥은 심실에서 비정상적인 전기 회로가 형성돼 발생한다. 심실이 지나치게 빠르게 수축하면서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펌프질하지 못해, 뇌를 비롯한 주요 장기로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못하는 것이다. 혈액 공급이 부족해지면 실신이나 심정지가 올 수 있다. 심실성 빈맥의 주원인은 심근경색·심근병증, 심장 판막 질환, 선천성 심장 질환 등이다. 또 혈액 내 칼륨, 마그네슘, 칼슘 등 전해질 농도의 불균형이나 특정 약물의 부작용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심실성 빈맥도 있다. 특히 심실성 빈맥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심실성 빈맥은 항부정맥제를 투여하면 심장 박동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다. 심정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불안정한 심실성 빈맥의 경우에는 제세동기를 사용해 심장에 전기 충격을 가해 심장 박동을 정상화한다. 권창희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심근경색으로 심장 근육이 괴사하거나 심근병증과 판막 질환으로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늘어나면 심실성 빈맥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관상동맥 질환 때문에 심장 근육이 충분한 혈액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에도 유발된다”며 “환자와 보호자, 주치의 간 충분한 상담을 거쳐 최적의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병장수의 명약, '경옥고' [알기쉬운 한의약]

동의보감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기록유산이다. 17세기 초 조선시대 허준이 쓴 동의보감은 몸 중심의 인체관(정·精, 기·氣, 신·神)으로 질병을 바라보며 병을 치료할 때는 마음의 작용까지 고려하며 전인적으로 접근한다. 그래서 유네스코에서는 동의보감을 ‘세계 최초의 공중보건 안내서’로 소개하고 있다. 건강한 삶, 장수를 목적으로 하는 예방의학 중심의 동의보감에서 가장 처음 나오는 처방이 ‘경옥고’다. 생지황, 인삼, 백복령, 꿀을 고르게 반죽해 사기 항아리 안에 넣어 구리로 만든 솥에 넣고 물속에 매달아 뽕나무 장작으로 3일 밤낮을 달이고 3일 후 다시 우물 안에 하루 밤낮을 담근다. 그리고 다시 꺼내어 하루 밤낮을 다시 달여 수기(水氣)를 뺀 후 꺼내 쓴다. 먼저 약간을 꺼내 천지신명에게 제사 지낸 후 한두 숟가락씩 하루 2~3회 복용한다. “정(精)을 채우며 수(髓)를 보하며 참된 성(性)을 기른다. 노인을 아이로 돌아오게 하고 모든 허손을 보(補)하며 모든 병을 없앤다. 온갖 신(神)이 충족되고 오장의 기가 넘쳐 백발이 검게 되고 치아가 다시 나며 달리는 말처럼 활동하게 된다. 하루에 몇 차례 먹으면 하루 종일 배고프거나 갈증 나지 않으니 그 효과를 이루 다 말할 수 없다.”(동의보감 중) 경옥고의 주된 효과를 내는 약재(군약·君藥)는 생지황이다. 지황은 흙 속의 영양분을 속속들이 취하는데 지황을 심은 땅은 거의 황무지로 변할 정도라고 한다. 땅의 영양분이 가득찬 생지황은 우리 몸에 진액을 만들어준다. 우리 몸을 단순하게 바라보면 몸은 물기운(구성)과 불기운(기능)의 조화로 운영된다. 이 물기운이 바로 진액이다. 진액은 뼈, 근육, 관절, 혈액, 체액, 뇌수, 골수, 타액, 점액, 관절활액, 효소, 호르몬, 신경전달물질 등 우리 몸을 구성하고 기능하는 물을 기본으로 한 생리물질이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건조해져 가려우며, 뇌수가 부족해져 뇌가 위축돼 치매를 앓고, 여러 보고 듣는 감각기능이 기능이 떨어진다. 이 모두 진액이 부족해져서 그렇다. 즉, 노화라는 것은 결국 진액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진액을 보충해주는 경옥고가 노인을 아이로 돌아오게 하고 모든 부족함을 채워준다는 말은 과장이 아닐 수 있다. 5일간의 정성 어린 공으로 만들어진 경옥고는 약성이 순하고 그윽하며 깊으니 우리 몸 깊이 부드럽게 흡수되고 침투해 몸의 지지 기반을 근본적으로 튼튼하게 해준다. 회춘과 무병장수의 명약이 되는 것이다.

미세먼지, 꽃가루 날리는 ‘봄철’ 취약해지는 안질환…손씻기 등 ‘위생’ 신경써야

기온이 서서히 오르면서 포근한 봄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따뜻한 날씨로 야외활동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봄바람과 함께 오는 불청객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봄철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나 미세먼지, 황사가 자주 발생하면서 각종 먼지들이 대기 중에 떠다닌다. 특히 아침, 저녁의 일교차가 높아지고 건조함도 심해진다. 이 같은 봄철 대기 환경은 눈 건강을 위협해 알레르기성 결막염, 각결막염, 안구건조증 등 각종 ‘안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우선 꽃가루,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물질이 눈에 들어갈 경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가려움, 눈 시림,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황사는 중국에서 날아온 각종 중금속 성분과 먼지가 섞여 있어 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각막 궤양, 각막 혼탁이 일어나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선 꽃가루나 황사가 많을 때는 외출을 자제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선글라스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귀가 후에는 얼굴과 손발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인공눈물로 눈을 촉촉하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행성 각결막염’은 일반적으로 여름에 많이 생기지만,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한 바이러스로 발병한다. 눈의 표면인 각결막이 아데노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한 번 걸리면 완치까지 2~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심한 경우 시력에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눈물이 증가하고, 충혈, 이물감, 눈부심, 시력저하로 초기에는 알레르기성 눈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하면 귀밑 임파선이 부어 귀 통증도 나타날 수 있다. 발병 후 1~2주 동안엔 전염성이 있어 손을 깨끗이 씻고 수건이나 물건을 따로 사용해야 전염을 막을 수 있다. ‘안구건조증’ 역시 봄철 빠질 수 없는 불청객이다. 건조한 날씨로 인해 눈이 건조해지고 뻑뻑하며 시리고 쓰라린 느낌이 든다. 피로감, 침침한 증상 등도 나타난다. 특히 소프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건조함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는데, 인공눈물을 사용하고 가습기를 틀거나 온열 눈찜질팩 등을 하면서 안구건조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김은철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안센터장 교수는 “봄철엔 황사와 미세먼지로 눈병이 생기기 쉬운 위험요소가 많으므로 외출 후에는 세안과 손위생 등을 철저히 하고, 증상이 생기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깊은 잠 부족한 당신, ‘이것’에 더 쉽게 빠진다

수면 부족이나 불면증 등으로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은 음모론에 더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노팅엄대 대니얼 졸리 교수팀은 13일 국제 학술지 건강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수면의 질과 음모론에 대한 믿음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이 1천여 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음모론적 콘텐츠에 노출된 후 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첫 번째 연구에 참여한 540여 명은 지난 2019년 발생한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대한 음모론적 내용이 담긴 기사와 화재 사고를 설명한 두 건의 기사를 읽었다. 그 후 그에 대한 신뢰도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 한 달간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이 수면의 질이 좋았던 사람들에 비해 화재에 고의적인 은폐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음모론을 더 쉽게 믿는 경향을 보였다. 두 번째 연구에 참여한 575명에 대해서는 수면의 질 저하와 음모론적 신념 증가를 연결하는 메커니즘과 불면증이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연구팀은 수면의 질 저하와 불면증은 모두 음모론적 사고방식, 특정 음모론에 대한 믿음 등 음모론적 신념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분노와 편집증도 음모론적 신념에 영향을 미쳤지만, 일관성은 떨어졌다. 연구팀은 음모론은 강력하고 비밀스러운 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사회에 해를 끼친다고 주장한다며 이런 믿음은 백신 접종 반대, 기후 변화 회의론, 정치 불신 등 사회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졸리 교수는 “수면의 질이 낮을수록 불면증이 음모론적 신념, 즉 음모론적 사고방식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며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에 저항할 능력을 더 잘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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