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생활하시는 어르신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3년간 폐지를 주워 팔아 푼푼이 모아놓은 목돈을 기부했다.
부천시 소사본동에 거주하는 J 어르신(69)은 지난 14일 소사본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 어려운 이웃을 돕는 좋은 일에 사용해달라며 200만 원을 기부했다.
맞춤형복지팀은 어르신이 힘들고 어렵게 모으신 돈을 차마 받을 수 없어 몇 번이나 거절했지만, 어르신의 뜻을 굽히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J씨는 “부천으로 이사 오기 10여 년 전, 타 시에서 심혈관질환으로 인해 긴급수술을 받았었는데 그때 지자체에서 의료비를 지원해 무사히 수술을 받고 지금은 거의 완쾌되었다”면서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도움을 받았던 고마움을 이렇게나마 조금씩 갚고자 3년 전부터 폐지 줍는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J씨는 “폐지 줍는 일을 하다 보니 돈도 조금씩 손에 쥘 수 있었고 무엇보다 건강이 더 좋아졌다”면서 “가끔 TV를 켜면 어려운 가정에 쌀도 갖다 주고 돈도 주는 걸 봤는데 그게 뭔지는 몰라도 제가 수술할 때 돈이 없어 애를 태웠던 생각이 나 그때부터 폐지수집으로 하루에 약 3~4천 원 정도씩 번 돈을 조금씩 모아 이렇게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기초수급자로 보호를 받는 J씨는 “월세 내고 본인 생활비를 쓰면서도 조금씩 돈을 모아 나보다 더 힘들게 사는 가정에 전달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면서 “작은 돈이나마 불우이웃을 위해 사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학 소사본동장은 “생활형편이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어려움을 몸소 경험하신 어르신께서 나눔을 실천해 주셨기 때문에 더 큰 감동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형섭 복지협의체 위원장은 “지모 어르신의 실천은 평소 나눔을 실천하지 못했던 많은 사람에게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오세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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