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장군 서거 1000주년 학술회 개최

올해는 외교 담판을 통해 거란군 80만명을 물리치고 강동 6주까지 개척한 서 희(徐 熙·943∼998)가 세상을 떠난 지 1000주년 되는 해.

국사 교과서나 위인열전에 당당히 등장하는 서 희라는 이름을 현대인들은 비교적 잘 알고 있는 편이지만 정작 학계에서는 무관심 해왔다. 반만년 한국 역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 한국통사나 고려 전체 역사를 서술한 고려통사 부분에 잠깐 언급될 뿐이다.

다행히 지난주 KBS 역사교양 프로그램인 ‘역사스페셜’이 서 희를 집중 조명했으며 오는 7, 8일 이천문화원에서 사단법인 고구려연구회가 그의 서거 1000주년을 기념해‘서 희와 고려의 고구려 계승의식’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학술대회가 이천에서 열리는 것은 서희가 이천에서 출생했기 때문으로 이날 행사에서는 서길수(서경대) 박한설(강원대) 김당택(전남대) 김위현(명지대) 최규성(상명대) 윤명철(동국대) 이재석(인천대) 교수와 서일범 중국 옌볜대 전임강사, 이재범 국방군사연구소 연구원이 각각 주제발표를 한다.

또 토론자로는 김용선(한림대) 박종기(국민대) 박성봉·조인성(이상 경희대) 한재수(한라대) 교수와 역사평론가 이덕일씨 등이 참가한다.

이날 주제 발표 중 조선족 출신으로 지난 97년과 98년 두 차례 80일간 서 희가 소손녕이 이끄는 거란 80만 대군을 혀끝으로 물리치고 평안북도 지방에 쌓았다는 강동 6주 지역을 직접 답사하고 돌아온 서일범씨의 발표가 특히 주목을 끌고 있다.

서씨는 ‘고려사’ <서 희열전> 에 서 희가 직접 쌓았거나 보수했다고 전하고 있는 8개 성 중 귀화진(歸化鎭) 한 곳을 제외한 장흥진(長興鎭·태천군)과 곽주(郭州·곽산) 구주(龜州·구성) 안의진(安義鎭·천마군) 흥화진(興化鎭·피현군) 선주(宣州·선천) 맹주(孟州·맹산) 등 7곳의 현재 위치를 규명해 냈다.

그러나 서 희는 거란군을 물리치고 강동 6주까지 개척했지만 오랜 우방이었던송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해야 했다. 7년 동안 계속된 이런 외교단절 관계를 회복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이가 공교롭게도 서희였다.

윤명철 교수는 바로 서 희의 이런 역할을 조명하면서 그가 외교관계 회복을 위해 서해를 건너 송으로 갈 때 안산에 있는 성곡동 근처 바다에서 떠났다는 현지 기록을 발굴해 학계에 소개한다./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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