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목을 쑥 뺀채 어린아이 키 만한 날개를 퍼덕이며 들판을 달리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재두루미를 보면 가슴이 다 시원해지는 것 같아요”
한국조류보호협회 김포시지부 윤순영 회장(45)의 아침은 홍도평야에서 시작된다.
김포시내를 뒤로 넓게 펼쳐진 홍도평야 하늘위로 큰 날개짓으로 떼지어 날아다니던 재두루미가 밤새 안녕했는지 보기위해서다.
윤회장의 원래 직업은 김포시 향토 사진작가다.
사진작가에서 조류보호가로 변신한 것도 재두루미와의 인연때문이다.
지난 93년 김포의 겨울자연을 사진에 담기위해 어느때처럼 이른 아침 카메라를 맨채 인적이 없는 홍도평을 찾았다가 우연히 아침햇살을 뒤로 덩치 큰 새가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하고서 부터다.
필름에 담긴 이 새가 무슨 새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조류도감을 찾다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두리인것을 확인하고 매료되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재두리의 비상을 사진에 담기위해 처음 재두리미가 목격됐던 장소를 찾아새벽공기 속을 헤치며 카메라 셧터를 눌러댔다.
그에게 있어 이미 개발이 시작된 자연의 한구퉁이에 있던 홍도평야에 재두루미가 날아들었다는 것은 그 자체가 감동이었다.
몇년전부터는 이들 재두루미가 몰래 뿌려둔 독극물에 의해 한두마리씩 목숨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그는 아예 사진작가에서 조류보호가로 나섰다.
그는 지난해 조류보호협회 시지부를 결성하고 이들 철새가 날아드는 홍도평야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포우회도로 건설반대를 요구하는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직 주위의 관심은 적지만 그는 그의 목소리가 재두루미를 보호하는데 작은 보탬이 된다는 확신에 남쪽에서 시작된 봄소식에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재두미의 안전한 귀향을 위해 오늘도 홍도평야를 거닐고 있다./김포=권용국기자 ykkwu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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