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무덤 옆에서 자살하려던 20대 남자를 구한 택시기사가 있어 화제다.지난 22일 새벽 3시50분께 영업택시를 운전하는 우해영씨(34·수원시 팔달구 매탄동)는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현대아파트 입구에서 임모씨(27)를 태웠다.
술에 잔뜩 취해있던 임씨는 “용인 창리저수지로 가자”고 말한 뒤 졸기 시작했다.
우씨는 임씨가 그 늦은 시간에 만취한 채 인적도 없는 저수지로 가자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무렵 임씨는 비닐봉투에 자신의 지갑을 담은 뒤 주소가 적힌 쪽지를 주며 “이 봉투를 쪽지에 적힌 주소로 부쳐달라”고 부탁했다.
느낌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우씨가 “어디를 가느냐”며 붙잡자 임씨는 “어머니 산소에 간다”며 저수지 옆 야산으로 올라갔다.
임씨의 지갑에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글을 발견한 우씨는 순간 자살이라고 직감하고 곧바로 용인경찰서 이동파출소에 신고, 근무중이던 유재철 경장(35)과 함께 임씨를 찾아 야산을 헤매기 시작했다.
손전등을 비춰가며 야산을 찾아 헤맨지 20여분만에 소주병과 수면제 수십알이 들어있던 빈 껍질과 함께 임씨가 한 무덤 옆에서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아직 의식을 잃지 않고 있던 임씨를 들쳐엎고 용인세브란스 병원으로 달려가 결국 목숨을 구해냈다.
비록 몇시간을 허비했지만 임씨의 마음속엔 한 젊은이의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도록 했다는 뿌듯함을 밀려오고 있었다.
/용인=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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