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원 이봉운씨

고양시 구산동 한강하류 하천부지 30만평에서 논농사를 짓고 있는 한강영농회(회장 정선성)소속 60여 농가와 이봉운 고양시의원(송산·송포)은 요즘 짙푸르게 되살아 나는 모를 볼 때 마다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이곳에서 해마다 80㎏짜리 쌀 6천여가마를 생산해 왔으나 90년만에 닥쳐온 가뭄과 염해로 올 농사를 완전히 망칠 뻔 했기 때문이다.

영농회 회원들은 예년과 다름없이 지난 5월에도 한강물을 퍼 올려 모내기를 했으나 어린 모가 뿌리를 뻗지 못한채 죽어가는 것을 발견했다.

극심한 봄 가뭄으로 한강물의 염도가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회원 모두 어쩌지 못한채 발만 동동구르고 있을 무렵,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이봉운 시의원이 영농회에 수문 교체공사로 담수돼 있는 장월평천의 물을 끌어 올려 농경지에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이어 시에서 50마력짜리 대형 펌프 2대를 긴급히 빌려다 송포배수펌프장 인근 하천에 설치했다.

그러나 문제가 발생했다. 시 관계자로부터 군사보호구역인 한강 철책선 안에서 송수관을 매설하기 위해서는 군부대 동의가 필수적인데다 행정절차를 밟는데만도 열흘이나 걸린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한시가 바쁜 농민들 생각에 이 의원은 ‘안되겠다’싶어 시 공무원과 함께 한전과 군부대를 직접 뛰어 다니며 설득에 나섰다. 그 결과 불과 하룻만에 장월평천 맑은 물이 8인치 대형 배수관을 통해 농경지로 공급되기 시작했다.

농민들은 현재까지도 100여대의 펌프를 동원해 한강에서 유입된 짠물을 되 퍼내는 한편 장월평천물을 최고 1천200m 떨어진 곳 까지 대고 있다.

영농회 정 회장은 “조금만 늦었어도 올해 농사를 모두 망칠 뻔 했다”면서 “농민의 어려움을 마치 내일처럼 나서서 해결해 준 이 의원에게 어떻게 고마마움을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뿐” 이라고 밝힌 이의원은 “가뭄과 염해가 또 다시 닥칠 경우를 대비해 구산배수펌프장 한측에 간이 펌프시설과 용수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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