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준비에 여념이 없는 고3수험생이 10여년간 외딴곳에서 홀로 지내고 있는 팔순 할머니를 친자식처럼 보살펴 주고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파주 문산종고 3학년 박세원군(18)이 화제의 주인공.
박군은 파주읍 봉서리에서도 외딴 곳에 홀로살고 있는 이삼분 할머니(81)를 매주 찾아가 빨래와 집안청소는 물론, 말동무까지 해 주고 있다.
박군이 이 할머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3개월전인 지난 5월. 시력을 잃은데다 치매에 주사까지 있어 인근 주민들마저 피하는 바람에 10여년동안 혼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부터다.
“공부를 하다가도 아픈 몸으로 혼자 계실 할머니를 생각나면 괜찮은지 살펴보고 와야 안심이 됩니다”라고 말하는 박군은 일주일에 3∼4번씩 시간을 쪼개가며 대소변을 받아내는등 친자식도 하기 힘든 일을 사랑으로 해내고 있다.
할머니 또한 술을 줄이고 이제나 저제나 박군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문산종고 전체 수석을 놓치지 않는 수재이기도 한 박군은 “할머니와의 만남으로 오히려 공부에 더욱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군의 참 봉사활동을 지켜보던 조영자씨(62·문산읍문 산리) 는 “동네 사람들도 발길을 끊은지 오래됐는데 박군이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봉사하는 모습에 어른으로서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