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생명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중학생을 구해낸 세무공무원이 뒤늦게 밝혀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동수원세무서 징세과 정리2계 최기춘 조사관(31·9급)이 바로 주인공.
최조사관은 지난 5일 오후 4시께 강원도 인제 내린천으로 가족·친지 등과 여름휴가를 갔다가 쉬고있던중 어른1명과 중학생1명이 탄 고무보트가 뒤집혀 어른은 헤엄쳐 물가로 나왔으나 학생은 급류에 떠내려 가는 급박한 상황을 목격했다.
순간 최조사관은 가족의 만류를 뿌리친채 자리를 박차고 거센 강물로 뛰어들어 중학생을 붙잡아 30∼40m를 함께 휩쓸려가는 사투끝에 무사히 물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한껏 물을 먹은 중학생을 구해내기가 무섭게 부모인듯한 사람들은 힘에 부쳐 숨을 고르는 최조사관의 엄지발가락에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중상을 입어 유혈이 낭자한 것은 관심조차 두지 않은채 고맙다는 말 한마디도 남기지 않고 학생만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사라졌다.
이같은 사실은 당시 현장을 지켜봤던 광명시 거주 윤순영씨가 중학생을 구한 의인(義人)이 ‘세무공무원’이라는 말만을 듣고 지난 9일 국세청 인터넷에 ‘꼭! 찾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관심을 모으게 됐고 산하 세무서마다 ‘장본인이 누군가’에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던 터였다.
끝내 지난 10일, 최조사관이 휴가후 사실을 숨기고 사무실에 나와 슬리퍼 차림으로 근무를 하는 것을 이임락서장이 발견하고 자초지종을 알아내면서 주인공임을 밝혀내게 됐다.
/김갑동기자 kd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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