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암선생 추모사업회 유진국 회장

“자유당 정권 말기 날조된 간첩사건에 연루돼 법살(法殺)당한 죽산 조봉암선생에 대한 재판을 다시 열어 명예를 회복시키고 기념관을 세우는 것이 죽산 조봉암선생 추모사업회의 최종 목표입니다”

어린시절 죽산과 이웃에 살았기에 그 누구보다도 죽산에 대한 기억이 생생한 강화 죽산 조봉암 선생 추모사업회 유진국 회장(87)을 비롯한 회원들이 죽산 명예회복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유회장이 이같은 운동에 나서게 된 것은 죽산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지 42년이 다 되도록 죽산=간첩이란 오명이 바로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

유회장에 따르면 죽산은 1899년 9월 강화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3.1운동때 독립만세운동을 하다 체포돼 1년간 옥살이를 한 뒤, 공산당 계열에서의 독립운동으로 붙잡혀 8년간 옥고를 치렀다.

해방 뒤에는 초대 농림부장관, 국회 부의장, 52년 대통령 후보(무소속), 진보당위원장, 56년 대통령 후보(진보당) 등을 거쳤다.

그러나 마지막 선거에서 이승만 대통령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하자 정치적으로 위협을 느낀 자유당 정권이 그를 날조한 간첩사건에 연루시켜 사형시켰다.

이처럼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생을 마감한 죽산의 삶과 역사적 진실 규명을 위해 유회장은 지난 99년 10월 강화지역내 죽산의 지인과 후배, 각계 인사들로 추모사업회를 발족시켰으며, 같은해 11월 강화문예회관에서 ‘조봉암 선생 탄신 100주년기념 강연회’를 개최하는등 죽산명예회복운동에 본격 나섰다.

이어 유회장은 죽산의 모교인 강화초교생들을 비롯, 각계 인사들이 갹출해 모금한 6천100여만원으로 지난달 6일 강화읍 갑곶리 강화역사박물관 옆 진해공원에 높이 240㎝, 너비 75㎝ 규모의 추모비를 건립했다.

유회장은 “앞으로 죽산과 함께 사회주의 및 정당활동을 했던 현존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죽산의 면면을 담은 책자를 발간하고 죽산에 대한 재심청구로 명예회복이 이뤄지면 기념관 건립과 함께 생가 터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종만 기자 kjm@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