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의 젖줄 한강(漢江)의 5천년 비밀이 베일을 벗고 속살을 드러냈다.경기도박물관(관장 양미을)이 임진강, 한강, 안성천 및 진위천 등 3개 하천의 역사와 문화현상을 밝히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3년여 기간의 조사끝에 최근 발간한 경기 3대 하천유역 종합학술조사 보고서 ‘한강’이 그것.
이 보고서는 총 2천600여쪽 분량에 3권으로 나눠져 있다. 제1권 ‘환경과 삶’편에는 한강 유역의 자연환경과 생태, 인문환경, 민속문화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제2·3권 ‘문화유적’편에는 각종 문화유적에 대한 지표조사 결과가 수록됐다.
한강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요약했다.
▲자연환경과 생태= 북한강과 남한강 유역의 식물은 지형적 차이와 인간간섭의 정도에 따라 판이하게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이 농경지이거나 낮은 구릉지로 인간간섭을 많이 받은 남한강 유역은 일반 농경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강아지풀 등 자연성이 낮은 식물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반면 경사가 가파르고 암반으로 구성돼 인간간섭이 적었던 북한강 유역은 물봉선 등 자연성이 높은 식물종이 남아있다.
인공호인 팔당호는 중부지방의 수생식물 보고로 자리매김했으며, 인근 검단산에는 다양한 식물이 생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는 2001년 현재 잉어·붕어·뱀장어·메기·쏘가리 등 5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데, 특히 오염에 대한 내성이 강하고 온수성인 잉어과 어류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조류는 한강개발사업 이후 개체수 감소 추세에 있으며, 최근 천연기념물 큰고니와 원앙, 매, 황조롱이 등 6종과 보호야생조류인 큰기러기와 말똥가리, 재두루미 등 7종이 관찰됐다.
▲인문환경= 삼국시대엔 중요 군사 요충지로, 고려를 지나 조선에 이르러서는 수도로서 기능을 수행한 한강은 농업용수 및 식수공급은 물론 도성을 보호하고 어업활동과 생필품을 공급하는 기능을 담당해 왔다. 특히 전국에서 조세로 징수한 쌀과 옷감을 서울로 옮기는 물류 수송의 중심지 역할을 통해 한강 유역의 광주·여주·충주·원주·춘천 등의 도회지와 시장 등이 발달한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민속문화= 산업화란 개발 명목으로 한강 연안에는 기존 토착민을 찾기 어렵고, 대부분의 하천유역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어로활동과 수로로서의 교통기능을 상실했다. 따라서 현재 도내의 전통민속은 내륙이나 어촌, 산간, 해안지역이 지역환경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유적= 총 646개소 898개 유적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야별로는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망라된 고고유적이 172개소, 관방유적은 성곽·보루·봉수 등 84개소, 불교유적 56개소가 남아있었다. 요지의 입지조건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물(水)로 총 246개소가 조사된 도요지는 광주지역의 조선시대 백자 요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총 336개소가 확인된 유교유적은 능원·선현묘역·향교·충효열 선정비 등 조선시대 이후의 유적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88-5351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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