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感/‘실학축전 2004 경기’ 학술심포지엄

“실학, 현대사회에 더욱 절실”

“세상이 혼란스럽고 경제가 어려운 현실에서 백성들의 삶은 괴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청렴정신과 개혁을 담은 ‘실학사상’이 오늘날 더욱 절실한 이유입니다”

‘실학축전 2004 경기’ 일환으로 1일 오전10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에서 열린 학술심포지엄에서 박석무 실학현양추진위원장의 주장이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은 ‘실학의 현재성을 묻는다’란 주제로 실학사상의 현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차원에서 정치, 문화, 과학 등 각계 전문가의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박 위원장은 ‘한국실학의 현대적 의의’란 주제의 기조발제에서 ‘실학의 전개과정’과 ‘실학과 현대’, ‘다산사상과 현대’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박 위원장은 경술국치 이후 실학에 근거한 ‘조선학’이 채 정립되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된 역사적 흐름을 짚어보고, 1930년대 중반 정인보, 안재홍 등이 다산 정약용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출간한 76책의 ‘여유당전서’와 1959년 고 홍이섭 교수의 ‘다산 정약용의 정치경제사상 연구’ 논문 등 학술적 성과를 제시했다. 또 해방과 한국전쟁 등 사회적 격변속에서 진정한 개혁과 변혁의 정신적 담론을 담은 실학사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 현대사회에 비리와 부정부패가 남아 있는 한 청렴정신과 개혁사상은 더욱 필요하다”며 “실학은 조선시대만의 것이 아니라 무한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법과 제도를 개혁하고 새로운 기술문명을 이룩하기 위해서 새롭게 실학을 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희병 서울대 교수는 ‘우리는 실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란 발제문에서 변화하는 사회역사와 문명사적 연건에 따라 실학을 접근했다.

박 교수는 당시 ‘조선 소중화주의’를 지양하고 주체들간의 수평적 관계를 주장했던 담헌 홍대용의 예를 들어 ‘실학의 주체성’을 제시했다.

그는 “나와 타자의 공존과 공생을 모색했던 담헌은 타자를 포용하고 상호주체성을 주장했다”며 “자칫 세계화 시대에 매몰될 수 있는 지금 진정한 주체성 확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한형조 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의 ‘20세기의 실학, 21세기의 실학’과 김태영 명예교수(경희대)의 ‘실학의 정치개혁론’, 이태호 교수(명지대)의 ‘조선후기 회화사조와 법고창신론의 현재성’, 이종찬 교수(아주대)의 ‘지식의 사회화 없이 사상이 성립할 수 있을까?’ 등을 발제했다.

이어 임형택 성균관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백대웅(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송상용(한양대 석좌교수), 송재소(성균관대 교수), 윤구병(변산공동체 농부), 이혜경(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홍세화(한겨레신문 기획위원)이 참여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