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소비자 입맛 사로잡을…“고품질 돈육 생산 계속됩니다”
올해는 600년만에 찾아온 황금 돼지해다. 때문에 돼지 이야기가 새해벽두부터 온통 화두다. 경기도가 배출한 인물로 돼지 하면 김종필씨(49)를 빠뜨릴 수 없다. 성공한 축산인으로 또 경기도양돈연구회 회장으로 경기지역 축산계의 위상을 크게 높인 장본인이다. 모두가 그의 열정과 공적을 높게 평가하는데 인색지 않는다. 경기도농업기술원과 그를 비롯 연구회 회원들이 똘똘 뭉쳐 개발한 아이포크는 현재,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으로 소비층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의 삶과 열정, 그리고 아이포크가 개발되기까지 연구회가 지내온 생생한 역동의 현장을 더듬어 본다.
◇ 그가 걸어온 길
김종필 회장은 수원에서 태어나 대부분의 삶을 수원과 화성 등에서 보내온 경기인이다.
지동초등학교, 수성중학교, 수성고등학교를 졸업한뒤 천안 연암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그가 양돈업계의 대부가 되기까지는 곡절도 많다.
그는 젊은 시절, 꿈많은 청년이었다.
역겨운 분 냄새 보다는 저 넓은 도심에서 꿈을 실현해 보려 했던 뚝심과 야망의 사나이였다.
하지만 그 또한 태생을 저 버릴 수 없었던 시골 사람이었다.
군 제대후 이런 저런 생각에 시간을 보내다 결국 농사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어 대학시절 전공했던 축산인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집안 사정이 그렇게 넉넉한 편이 아니었던 터라 초기 자금과 맞물려 고민이 많았다.
그러다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82년에 대학 지도 교수와 학장의 추천으로 화성군으로부터 축산분야 농민후계자로 선정돼 6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이 때부터 양돈인으로서 그의 역동적 삶이 시작된다.
지원금을 손에 쥔 그는 60여평의 돈사를 임대한뒤 이곳에 새끼돼지 10마리를 구입해 키웠다. 알 수 없는 질병 등으로 생각 만큼 농사가 호락호락 하지는 않았으나 2년이 지난 84년, 1천여평의 부지에 300마리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뚝심과 땀의 결과였다.
이후 간간이 찾아온 돼지 파동으로 힘도 들었으나 지금은 자산 규모 18억원 연 매출 4억원에 이르는 3천여평의 양돈장을 일구는데 성공한 양돈인이 됐다.
◇ 경기도양돈연구회와 아이포크 탄생
김종필씨가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경기도양돈연구회는 브랜드 아이포크를 개발한 단체다.
경기지역내 뜻있는 최정예 양돈 농가로 구성된 특화된 모임이다.
연구회는 태동은 지난 96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내 양돈농가 250명으로 처음, ‘경기도양돈연구회’가 조직됐다. 초대 회장은 진용복씨로 이 때부터 대일 수출 규격돈 생산은 물론 기술 평준화를 위한 외래강사 초빙 연찬회와 세미나 등을 개최하며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 갔다.
이런 작업들은 이후 연구회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나가는 근간이 됐다.
2001년 김종필 회원이 제3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일취월장하기 시작했다.
그는 취임과 동시, 회원수를 54농가로 정예화시킨 뒤 브랜드 사업에 본격 뛰어 들었다.
회원들이 살길은 종돈, 사료, 사양관리를 통일하고 규격화된 고품질 돈육을 생산 공급하는 것임을 회원들에게 주지시켜 규격품을 만들어 가는데 힘을 모았다.
신규농가가 가입을 원할 경우,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일정 면적의 사육규모와 시설, 그리고 돈사 등 농장 위생상태는 최상의 양호함을 전제 조건으로 했다. 또 통일화된 사료로 한방사료를 사용토록 했으며 냄새를 제거하는 비법으로 정수기를 이용한 정수된 물만을 사용토록 했다.
드디어 이런 과정속에 2002년 브랜드 아이포크를 시장에 선보였다.
이 브랜드 돈육은 곧바로 소비층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시장을 석권하기 시작, 지금은 경기도청과 수원하나로클럽 등 까다롭기로 유명한 대형 매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말 한화그룹 식자재 매장에 납품 계약을 성사시켜 올부터 안양관악정보고 등 50여개 학교 급식용으로 공급하게 됐다.
1호점으로 안양평촌점 등 경기남부권을 중심으로 전문식당만도 60여개가 성업중에 있다.
◇ 이것이 아이포크 경쟁력
김 회장은 “회원들이 생산한 돼지고기의 품질이 좋은지를 한국식품개발연구원에 성분 분석한 결과, 기대 이상 좋은 결과치가 나와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성분검사 결과, 어린아이 성장과 머리가 좋아진다는 DHA성분이 일반 돼지 고기의 2.2배 이상 들어 있고 사람의 피를 맑게 해주는 칼륨은 7.6배 이상, 성인병을 유발하는 콜레스테롤 및 지방 또한 적게 들어 있었다고 귀띔했다.
아이포크를 먹어본 사람이라면 냄새가 없을 뿐 아니라 맛이 좋다는 말들을 먼저 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한약사료 급여 체계다. 2001년 화성시 정남면에 60여평 규모로 한방공장을 건립, 월 20t 정도의 사료를 생산하고 있다. 이 사료는 인삼과 당귀, 홍삼, 영지, 감초 등 40여종의 한약재 부산물이다. 또 항생제를 첨가하지 않는 무항생제 사료 4종을 개발, 급여하고 있다. 물론 이같은 방법은 경영비 절감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월 1천500t의 사료를 회원 농가에 공급, 사료 구입비 14.9%를 절감했으며 1만5천두를 키우는데 단일 전용사료이용으로 2억4천만원의 사료비 절감 효과를 높였다.
또 돼지고기 품질을 한단계 높이기 위해 아이포크 생산농장마다 수질개선 정수기를 설치토록 했다. 돼지에 정수기 물을 먹인 결과, 깨끗하고 맛있는 돼지고기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그는 말했다.
이런 노력들은 곧바로 브랜드 인기를 얻게 됐고 회원들에게는 높은 농가수취율을 책정, 소득을 보전해 주고 있다. 일반 농가 수취율이 66~68%인데 반해 아이포크 생산농가들에게는 71~73%를 지급하고 있는 것도 이런 노력 때문이다.
김 회장은 “아이포크는 생산자 실명제로 유통돼 고기에 문제 발생시, 리콜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문제의 농가는 곧바로 아이포크 생산농가에서 강제 탈퇴시킨 후 3개월이 지나야만 다시 가입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다”면서 “소비자 중심의 유통체계를 구축해 소비자로부터는 신뢰를, 양돈농가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동수기자 dskim@kgib.co.kr
/사진=조남진기자 njch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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