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료기기 본고장에 역수출”

가자! 세계로  / ㈜디메텍 이승대 대표이사

그만큼 노하우가 쌓여 있으며 국내 황무지라 할 수 있는 의료기기 분야에서 일으킨 업적이기에 웬만한 내공으론 불가능했다.

“IMF가 터졌을 무렵이었어요. 수입 의료기기는 비싼값에 들여와야 했는데, 그 가격으로 팔 곳이 없었습니다. 저 뿐 만 아니라 그때 당시 수입업체들이 모두 비슷한 상황을 겪었죠. 그 때, ‘그러면 차라리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도 한 번 시도했었거든요.”

1968년 명지대학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정보통신부에서 사회 첫 발을 내디딘 그는 이후 10여 년 가까이 공직에 몸담았다. 하지만 전공에 대한 애착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공직을 나온 그는 틈새시장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무역업 자체가 그리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였지만 당장 몇 년 앞을 바라보기 보다는 먼 미래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의료기기 시장을 보게됐고 전방위적인 시장 보다는 치과라는 분야에 도전을 결심했다. 1983년 치과기자재 수입업체 대일통상 대표를 지낸게 그 출발점이다.

“치과에서 의료기기라는 게 그야말로 약품 만큼이나 많습니다. 특히 스위스와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등 정밀가공업이 발달한 나라에서 발전됐죠. 이 점에서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기술이 뒤쳐지긴 했지만 분명 발전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시장을 선점하려 했다는 의지다. 한국의 가공기술이 어느 시점에선 떨어졌더라도 잠재력이 있었기에, 이미 앞선 국가에서 형성된 시장성을 미리 습득, 잠재력이 현실화될 때 접목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사실 1990년대 초반 (치과의료기기를 만들기 위해) 시도했었습니다만 잘 안됐죠. 스위스의 기술에 미치지 못하더군요. 그런데 우리의 자동차산업 있잖아요. 어느 순간 확 올라왔죠.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기술력이 곧 가공기술력도 끌어올리게 됐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가 다가왔다. 군소업체들은 부도가 나고 국내 시장경제가 처참히 짓밟힐 무렵 이 대표는 내심 계획했던 목표를 실현키 위해 움직였다. 이듬해인 1998년 치과의료기기 제조를 위해 팔을 걷어 붙혔고 기술진들을 하나 둘씩 영입하기 시작했다.

2001년께,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내는 수준과 비슷한 기기를 생산할 수 있었지만 만족하지 않았다. 엇비슷한 제품으로 승부하려했다면 애시당초 뛰어들지도 않았다.

이어 2004년, 드디어 국내 최초로 초음파를 통해 시술할 수 있는 ‘초음파 치석 제거기’로 발명특허를 냈고 2005년에는 산업자원부로부터 ‘차세대 일류상품 인증서’를 받기에 이른다.

국내시장 30% 가량을 점유했고 과거 주수입국이었던 나라에 역수출을 포함, 50여 개국에 수출이란 쾌거를 이뤘다.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변환시킨 셈이다.

“아직 멀었습니다. 앞으로 계획이요? 중국으로 시장성을 넓히려고요. 누구는 이미 중국은 어렵다 하지만 이쪽 분야는 예외죠. 대륙의 특성상 사스나 황사 등으로 치과의료기기 소모가 더 많습니다. (시장규모가) 국내의 20배 정도 되요.”

이미 치밀한 계산으로 세계 시장을 바라보는 이승대 대표. 중국시장에 성공하면 미국과 남미로까지 현지공장을 설립 하겠다는 포부도 귀띔했다. 치과의료기기 뿐 아니라 생활의료기에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그. 지칠줄 모르는 끊임없는 목표에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란 의미가 새삼 떠오른다./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디메텍은…

㈜디메텍은 1983년 7월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대일통상(치과기자재 수출입)을 모태로 한다.

2000년 1월 대일 덴테크로 상호를 변경, 치과용기기제조 및 무역업으로 탈바꿈하고 같은 해 5월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의 부천테크노파크로 자리를 옮겼다.

2001년 5월 식품의약품 안전청 의료용구 제조업을 허가 받은 뒤 식품의약품 안정청 치과용 공압분사연삭기 제조품목 허가 및 스케일러 제조품목 허가를 받고 그해 7월 ㈜디메텍으로 법인전환을 했다.

2002년 4월에는 ISO9001, ISO13485 및 CE MARK 국제인증을 획득하고 부천시로부터 치과용 스케일러 및 공압분사연삭기로 우수상품에 선정되며 다음해에는 경기지방중소기업청으로부터 수출 유망 중소기업으로도 선정됐다.

이어 2004년 2월 초음파 치석 제거기 발명 특허를 특허청에 등록하고 벤처기업 등록 및 초음파스케일러를 FDA에 등록했다.

2005년은 그야말로 화려한 나날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연구소 인정서를 발급받고 산업자원부로부터 차세대 세계일류상품 인증서를 획득하는가 하면 경기도로부터 유망중소기업 인증 및 인터넷 무역 프론티어 기업 인증, 부천시로부터 벤처기업 우수제품 대상 수상 등에 이르더니 10월 산업자원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또 지난해에는 코트라로부터 ‘KOTRA B2B e-TRADE’ 사업 최우수기업 표창을 받았으며 올해에는 3월 (재)부천산업진흥재단 표창과 4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등을 수여받는 등 매년 장족의 발전을 이루고 있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