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진단 센서 개발, 뜁니다”

세계시장 누비는 ㈜인포피아    배 병 우 대표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인포피아(대표 배병우·46)는 1996년 설립된 혈액진단 바이오센서를 개발해 온 진단 바이오분야 최고의 기업이다. 지난 2006년에는 코스닥에 상장되는 10년만의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이 있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이를 두고 인포피아 배병우 대표는 “회사가 문닫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확신이 있고, 가능성이 있는 한 언젠가는 성공하게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철저한 원칙주의자

배 대표는 여느 기업들의 대표들처럼 판공비가 없다. 그 흔한 회사차도 없다. 핸드폰 요금에서 차량유지비까지 개인 돈으로 사용한다. 물론 회사에서 받은 월급이다.

배 대표는 “회사의 대표 역시 사원들 중 한명이라고 생각한다”며 “회사에서 받는 월급이 있는데 별도의 판공비가 뭐가 필요하겠냐”고 말했다. 이러한 원칙은 배 대표가 지난 10년을 지켜온 규칙이며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이렇게 배 대표는 주위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원칙주의자’다. 그래서 때로는 “원칙 아닌 것이 원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기가 힘들다”고 토로 하기도 한다.

사업을 시작한 계기도 그랬다. 젊은 시절 대기업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시절, 회사 총수가 선거에 출마하는 일이 있었다. 당연히 회사직원들이 선거운동의 맨 앞에 섰다. 그때는 그런 일들이 당연한 것 같은 시기였다. 하지만 배 대표는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 일을 계기로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1996년 지금 인포피아를 설립했다.

▲힘든 시작

인포피아는 설립초기 인터넷 정보를 판매하는 업체로 시작해 곧이어 전자동 생화학분석기를 개발, 판매 했었다. 선진국과 버금갈 정도의 고기술이었고, 충분한 판매 시장도 있었지만 신생 벤처기업이 하기에는 힘든 사업이었다. 지나치게 기술 중심으로 접근했던 것이 오히려 실패의 원이이 됐다. 그렇게 인포피아는 첫번째 실패를 맞봤다. 이듬해인 1996년 배 대표는 사업전환을 시도했다. 당뇨나 고지혈증 등의 분야에서 세계최고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기술이 없는 상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배 대표는 관련 분야를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박사를 만나 새로운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무려 2억7천만원이라는 거대 자금을 투자했다. 배 대표는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20여억원만큼 가치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처음 기업이 선점할 수 있는 포지션을 잘못 선택했던 것 같았습니다. 덕분에 몇년간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시간이 결코 낭비였거나 도움이 안되는 것은 아니였습니다”

이후 인포피아는 혈액진단 센서 개발에만 10년을 투자했다.

▲누구나 힘들었다

사업전환을 했지만 그로인해 어려움이 해결된 것은 아니였다. 이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인포피아를 비롯한 모든 기업들이 어렵고 힘든 시기가 이어졌다. “그때는 누구나 힘들었다”고 말하는 배 대표는 “무엇보다 직원들 월급을 주지 못하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고 했다.

배 대표는 또 “그때는 보유하고 있는 자금이 없어서 어음발생을 해야 했는데, 발행하면 부도가 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외환위기 이후로는 현금거래만 했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은 인포피아의 생존전략이 됐다.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나니 2000년 벤처파동이 닥쳤다. 직원들 급여도 30%나 줄이고 구조조정도 했다. 6개월에서 1년까지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회사를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직원들이 남았고, 그들이 있어 인포피아는 현재까지 이어오게 됐다.

배 대표는 “지금은 회사가 성장해 남아있는 직원들이 많은 혜택을 봤다”며 “아마도 어려울 때 참고 견뎌준데 대한 보답이 아닌가 한다”고 말을 이었다.

▲홈케어시대

인포피아는 의료진단 기기의 가전화를 꿈꾸며 일반 가정에서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장병, 고지혈증, 간질환 등 각종 질병을 판단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바이오센서란 특정한 물질에 대한 인식기능을 갖는 생물학적 수용체가 전기 또는 광학적 변환기와 결합되어 생물학적 상호작용 및 인식반응을 전기적 또는 광학적 신호로 변환함으로써 분석하고자 하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소자를 의미한다.

인포피아는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혈당측정 바이오센서를 주력 상품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암진단 바이오센서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일반가정에서도 각종 질병을 판단할 수 있는 홈케어 시대는 이미 외국에서 상당한 관심이 있는 분야다. 바이오센서의 세계시장은 2002년 65.7억 달러 규모에서 2004년에는 약 8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였으며, 향후 연평균 10.4%씩 성장하여 2010년에는 145.5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4년 기준으로 의료용 바이오센서가 전체 시장의 84.2%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그 중 혈당측정 바이오센서가 9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가정에서 가족의 질병을 미리미리 예방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계획이다.

▲팔리는 상품을 만들어라

“때론 물건이 안 좋아도 잘 파는 사람이 있습니다. 결국 기업들은 자기 상품을 팔지 못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배 대표는 기업의 모든 문제를 판매로 귀결시킨다. 팔리지 않는 상품은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업에 각별한 신경을 쓴다.

영업조직도 많다, 전체 직원 100명가운데 20명이 영업조직이었다. 세계를 무대로 뛰는 영업조직인 해외팀도 5개 팀이나 된다.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소만큼이나 영업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배 대표 자신도 직접 해외영업 본부장을 맡고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모든 기업의 목표는 꿈을 보고, 기술을 봐야 합니다”

시장에 맞는 제품,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그때부터가 기업의 이익이 발생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꿈을 위해 전진하는 인포피아와 배병우 대표는 그렇게 오늘도 홈케어 시스템을 팔기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장충식기자 jc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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