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오늘은 진짜 젊어 보이세요.”
지난 27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사회복지시설 영락원. 인천시 연수구자원봉사센터 제4기 가족봉사단원 30여명은 오랜만에 외출 준비를 하는 어르신들을 도와 옷과 가방 등을 챙겨주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어르신들이 나들이 간다는 들뜬 마음에 모자와 선그라스 등을 쓰고 거울에 비춰보자 임규영군(14)은 “할아버지 오늘 정말 멋지세요, 최고”라고 말하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날 제4기 가족봉사단은 영락원 어르신들을 모시고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참관하는 나들이 행사를 마련했다.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차량에 오른 뒤 옆 좌석에 앉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나 시험 성적 이야기를 해주며 말동무가 됐다.
어르신들은 전쟁기념관에 도착, 전쟁역사실과 6·25전쟁실 등을 둘러보고 옥외전시장에 전시된 항공기, 장갑차, 잠수함 등을 보며 회상에 잠기기도 하는 등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15가족으로 구성된 제4기 가족봉사단은 지난해 3월 결성돼 정기적으로 영락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1차례 영락원을 방문, 청소는 물론 말벗 되어주기, 윷놀이 등 다양한 놀이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나들이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가족봉사단은 1가족 당 회비 1만원을 모아 과일, 치킨, 음료수 등을 준비해 어르신들과 함께 송도 미추홀공원과 청학풀장 등지를 찾아 전통놀이 체험과 벚꽃놀이 등을 즐기고 있다.
김승만 가족봉사단 회장(43)은 “평소 바깥 구경을 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나들이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어르신들이 가고 싶은 곳을 선정, 매월 열고 있다”며 “아이들도 처음에는 어르신들을 대하는 게 서먹했지만 이제는 진짜 한가족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가족 1세대와 어르신 1명씩 자매결연을 맺어 정기적인 활동 이외에도 틈틈히 시간이 날때마다 개별적으로 방문, 안부를 물으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김 회장은 “가족이 함께 봉사활동을 실천하면서 느끼는 보람은 남들보다 몇배가 되고 어르신들이 느끼는 사랑도 몇배가 되는 것 같다”며 “1박2일 여행이나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선주기자 sjlee@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