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좀 나아질 기미가 보이니까 원유값이 또 뛴다. 베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았던 게 떨어지기 시작해 한땐 50달러 선으로 밑바닥을 기었다. 그랬던 것이 60달러 대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70달러대로 껑충 올랐다. 언제 또 천정부지로 폭등할지 모른다.
원유는 깊은 땅속에서 뽑아내는 탄화수소의 혼합물이다. 인류 이전의 태고적 동물들이 지구의 지각 변동으로 죽어 묻힌뒤 장구한 세월동안 퇴적물이 쌓여 높은 압력과 열로 부패돼 만들어졌다는 것이 지질학계의 통설이다. 지구는 지금의 지구 표면 생성 이전에 수차에 걸친 폭발적 대변화가 있었다.
한반도에는 유전이 없지만 유전은 적도에서 남북극에 이르는 지구촌 도처에 깔려 있다. 문제는 경제성이다. 북해 등 수백m의 해저층 유전을 뽑아 올리기엔 수지 타산을 맞추기가 어렵다. 이런 가운데도 해저유전 탐사가 끊이지 않는 것은 해저유전의 매장량이 육지유전의 매장량보다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유 매장량엔 한계가 있다. 앞으로 30~50년 뒤엔 고갈될 것으로 보는 전망은, 원유 채굴의 경제성이 높아 세계적인 소비에 절대량을 차지하는 중동지역 유전을 말한다. 미국이나 중국 등도 자국의 유전이 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채굴을 않고 묻어 둔다. 중동의 유전이 떨어질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19세기 후반, 미국의 한 지질학자가 발견한 중동의 유전층은 인류생활의 획기적 에너지로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처음에는 주로 등화용으로 쓰였던 석유가 자동차며 선박산업에 이어 비행기의 동력으로 확대되면서 무기화하였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제2차 세계대전(1939~1945)을 거치면서 국가의 국방력과 관련된 주요 자원이 됐다.
이만이 아니다. 오늘날 석유화학 제품은 생활필수품이 됐다. 예컨대 플라스틱 용품이나 비닐용지며 아스팔트 포장이 다 원유에서 나온다. 즉 합성수지·합성섬유·합성고무·합성세제·도료원료·의약품·농업 및 공업약품 등 그리고 이밖의 여러 분야에서 원유를 이용한 신제품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다. 석유 없이는 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석유를 추방해야 된다. 석유는 인류에게 전례없는 문명의 편익을 제공한 반면에 또한 인류에게 전례없는 재앙을 안겨주고 있다. 지난 100년동안 흥청망청 불태운 석유의 가스층이, 지구를 두텁게 뒤덮은 온실로 만들어져 기상 이변과 생태계 파괴가 끊임이 없다. 북극의 만년빙이 녹아 그 속에 숨겨졌던 천고의 속살인 절벽이 드러나고, 남극의 만년설이 녹아 수줍게 드러난 맨땅이 초원화해 간다. 재앙 수준의 가뭄이나 홍수가 빈번한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일들이다. 금세기 안에 한반도가 아열대에 든다는 것은 우리 기상청의 예고다.
문젠 이래가지고는 사람이 제대로 살 수 없는 데 있다. 우리 세댄 그럭저럭 살겠지만, 차차세대에는 우리가 뿌린 재앙의 씨앗이 싹터 아무 죄없는 후대들이 어렵게 된다.
대체에너지 연구가 한창이다. 하지만 제3의 불은 아직 없다. 지금으로선 자동차 동력을 석유 대신에 전기로 움직이고, 가정난방에 태양열을 이용하는 것 등이 전부다. 현안은 이의 효율성을 높이는 대중화다.
그런데 대중용 전기버스가 나온다. 서울시가 자체에서 개발하고 있는 전기버스 15대를 내년 4월 남산 순환버스 3개 노선에 투입,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서울 시내버스를 무공해 전기버스로 바꾼다는 것이다. 한번 충전하면 110㎞를 달릴 수 있고, 최고 시속은 100㎞라는 것이다.
대체에너지 개발은 전력 이용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 선박도 비행기 등도 동력의 전력화가 시급하다. 원유값이 똥값이 되어 중동의 매장량이 돈 되는 건 옛 말이고, 미국이나 중국이 아껴둔 유전 또한 별 쓸모가 없고, 해저유전 탐사가 필요없게 될 때 인류의 삶은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된다.
전력개발 역시 석유를 쓰는 화력발전은 추방, 수력이나 조력이나 풍력 등 자연을 이용하는 발전이 추구돼야 한다. 아울러 불가피한 것이 원자력 발전의 확대다. 이것이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가는 길이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국가 발전의 요체이면서, 한정된 국토 개념을 초월한다. 인류의 삶과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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