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렛하우스
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위생·청소·편의용품으로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지난 8월 말부터 한달 사이 연간판매량에 가까운 손소독제 주문 폭주로 물량을 소화하지 못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토일렛하우스(www.toilet.co.kr)’가 그 주인공.
용인시 기흥구 고매리에 위치한 토일렛하우스는 현재 27종의 자체브랜드 상품을 비롯해 3천여종의 위생용품과 편의용품, 청소용품, 세제·왁스 등을 생산,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토탈 위생용품 업체다.
토일렛하우스는 몇천원대 물품부터 수십만원에 달하는 소형 가전까지 다품종 생산으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개발, 지난해 1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손세정제의 경우 학교나 공공기관, 각종 기업에서 비치하기 위한 자동 및 수동 기계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번 기계가 구비되면 안에 들어가는 대용량 세정제가 꾸준하게 매출을 올리게 돼 효자종목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된다.
토일렛하우스는 수요증가에 발맞춰 다양한 자동 및 수동 손세정기를 출시하고 있다. 겔타입과 물타입으로 나뉘는 손세정제는 무알콜에 항균력시험 99.999%를 인증받아 친환경적이며, 사용시 식중독 및 병원성 세균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일렛하우스의 성공적인 운영을 이끌어낸 박윤희 사장은 화장실 문화를 선도해 오며 성공을 일궈낸 대표적인 청년사업가.
그는 지난 1999년 29세의 나이에 ‘내 사업체를 갖고 싶다’는 패기만으로 당시 여자친구이던 지금의 부인과 함께 100만원의 자본금을 투입해 10㎡ 남짓한 사무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성업 중이던 하이텔, 천리안, 유니텔 등 통신사업을 기반으로 일본에서 아이템을 수집하기 시작했지만 11개월간 성과는 전무했다.
그러나 2000년 일본에서 확산되던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가꾸기 운동에 착안,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대비해 전국 화장실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해 위생용품 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는 화장실 문화에 대한 인식이 열악해 김포공항에도 휴지조차 비치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박 사장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공항 화장실이 해외 공항보다 훨씬 뒤떨어진다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사업 아이템을 발굴했다.
이후 직접 관련 정부기관과 기업체들을 찾아다니며 화장실 문화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 월 800만원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2002년 월드컵까지 화장실 개선사업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방향제 개발을 시작으로 분사기, 화장지 등 위생용품들을 단계별로 자체생산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판매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는데 창업 초기 경험한 통신업을 바탕으로 온라인 상품몰 개발을 일찍 시작한 덕분에 도메인으로만 1년에 수억원에 이르는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내에만 14개 대리점과 70여 판매상을 보유하면서 오프라인 시장도 점차 확대하는 한편 유통시장을 개척한 결과 오는 10월부터는 이마트에 아로마가습기를 납품하기로 결정된 상태다.
꾸준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발굴, 신제품 개발에 주력, 항균성 물질을 분사하는 방식의 공기청정기가 특허를 받았으며 방향제 디자인도 실용실안 등록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이뤘다.
박 사장은 “특허 출원 비용 등이 만만치 않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아이디어를 상품으로 개발하기 위한 투자는 필수”라고 말한다.
제품을 개발하면 90%는 실패하지만 10%의 성공을 기대하고 제품 개발을 위한 재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손세정제의 경우만 해도 화장실 위생용품 개념이 시작되기 전인 3년 전에 이미 개발을 시작해 1억원이 넘는 초기비용을 투자했지만 이런 성공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잠을 아껴가며 상품을 개발하고 발로 뛰어 판로를 개척하고도 운영자금이 없어 실패의 문턱까지 간 적이 한 두번이 아니라며 중소기업 운영자금 지원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운전자금 지원의 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토일렛하우스를 이끌어 온 자신만의 경영 비법을 ‘위기경영’이라고 정의했다.
“5년 혹은 10년 뒤 회사의 모습을 내다봤을 때 지금과 같다면 회사는 결국 문을 닫게 된다”며 “사업이 어려울 때 뿐만 아니라 잘되고 있을 때도 규모가 작은 회사로서의 위기를 인식하고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토일렛하우스는 앞으로 청소·위생용품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표브랜드로 육성, 마트 뿐 아니라 직영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박 사장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개발할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며 “제품을 생산·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화장실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선도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회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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