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무형문화재 제46호 양주농악 보유자 황상복씨

“소리에 홀리고 장단에 미쳐… 꽹과리 놓을 수 없어”

“젊은 애들이 (배우는 것도) 빠른데 도통 하려고 해야 말이지. 우리네들이야 좋아서 하니까 하지, 젊은 사람들이 밥 먹고 살기 바쁜데 하려고 하겠어?”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 양주농악 전수회관. 그곳에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46호 양주농악 보유자인 황상복씨(72)를 만났다.

 

어려서부터 농악이 좋아 깡통과 냄비를 두두리며 동네 어른들의 꽁무니를 쫓아 다니던 어린 소년은 50여년이 지난 지금 양주농악을 이끄는 ‘상쇠’가 돼 있다.

 

그는 소리에 홀리고 장단에 미쳐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농악과 함께 했다고 털어놨다. 열일곱살에 농악패에서 부쇠가 될 정도로 일찍부터 재능을 보였던 그는 허점동씨에게 꽹과리를 배우고 홍대용씨에게 소리를 배워 오늘날 양주농악을 대표하는 인물이 됐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황씨의 소망은 오로지 양주농악의 보급과 보존에 있었다.

 

“우리 같은 노인들이야 다 알지만 요즘 사람들은 농악이 뭔지 잘 모르잖아. 알아야 보러 오지. 젊은 사람들이 많이 한다는 홈페이진지를 만들라고 하는데 뭘 알아야지.”

 

한 번 공연을 할라 치면 아직도 일일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붙이고 다닌다는 황씨.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전통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그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했다.

 

“내년에는 전수조교를 뽑아야 하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어. 40명 정도 되는 학생들이 월요일마다 와서 배우긴 하는데 정말 좋아서 하는 애들은 몇 안된단 말야….”

 

100여년 넘게 이어온 양주농악이 자신에서 끊길까봐 걱정이 태산이라며 이내 표정이 어두워지는 황씨는 “그래도 우리 양주농악은 정말 신명을 내는 힘이 있어. 이미 백발 노인이 됐지만 농악이 울리기 시작하면 훨훨 날 것 같은 기분에 꽹과리를 손에서 놓을 수 없다”며 자신의 삶이자 힘의 원천인 꽹과리를 들어보였다.  /윤철원기자 ycw@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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