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문화 새바람 “작은 손길도 이웃에게 큰 도움” 정기 기부·봉사 참여자 늘어
기부문화가 확산되면서 청소년, 장애인, 노인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나눔의 행복지수도 높아지고 있다. 1회성 기부에서 벗어나 매월 일정 금액을 기부하거나 유산, 재능이나 전문적인 능력, 포인트 등을 나눠주는 등 기부문화 형태도 다양해졌다. 모금된 기부금은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복지사업에 배분되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기부문화 실태와 기부금이 배분돼 희망이 커가는 현장, 성숙한 기부문화 정착을 위한 대책 등을 점검한다. /편집자 주
백인순씨(52·여)는 매월 5만원, 남편 안병철씨(60)는 매월 10만원씩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백씨는 결혼한 후 남편과 함께 꽃동네를 찾아 다니고 손가락 대신 발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며 카드를 제작하는 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30여년 동안 봉사활동을 펼쳐온 백씨 부부는 지난해 6월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정기 기부를 시작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을 때마다 기관이나 단체 등에 물품을 후원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무료급식 등 봉사활동에 참여했지만 ‘기부는 생활의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백씨는 “적은 금액도 어려운 이웃들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고 기부를 생활화하면 나의 일상도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유연숙씨(77·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유산을 기증하기로 한 지역 제1호 유산기증자.
황해도에서 태어난 유씨는 6·25 전쟁 중 피난온 뒤 인천에서 홀로 지내오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겠다’고 결심, 유산을 기증하기로 했다.
유씨는 당뇨와 천식, 노인성 질환 등을 앓고 있어 병원 치료가 필요한데도 한평생 모은 전세자금 2천500만원과 은행 예금 등이 이웃들에게 쓰여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병원치료조차 받지 않고 있다.
유씨의 유산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증돼 저소득층의 의료비로 지원되고 시신은 가톨릭대 성모자애병원에 기증된다.
유씨는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과 대부분의 재산은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에 마련할 수 있었다”며 “지금까지 받아왔던 도움을 이제는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사회에 환원하고자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으로 모금된 기부금은 지난 1999년 3억4천565만5천원에서 지난 2007년 57억6천438만원, 2008년 63억1천581만원, 지난해 119억6천650만원 등으로 늘어났다.
이범열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자원개발팀장은 “이전보다 경제수준이 향상된데다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확대되면서 기부문화가 양·질적으로 성장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개발돼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주기자 sjlee@ekgib.com
글 싣는 순서
(上) 나눔 실천하는 그대는 행복주주
(中) 나눔 통해 희망·꿈은 두배로
(下) 지속적인 기부문화 정착 필요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