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의 최초의 읍호(邑號)는 지금으로부터 1천540여년 전 고구려 장수왕 58년(470)에 김포반도에 주부토군을 설치한 것이 시초이다. 한서지방을 오랫동안 지배하던 계양은 계양산성, 도호부청사, 부평향교 등 현존하는 문화재에서 옛 선현들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영예와 애환을 품은 계양산을 중심으로 읍치(邑治)가 여섯 번 환천했던 변천과정과 도호부 위상에 따라 계양산의 지명 또한 수주악, 안남산, 계양산으로 불려지던 것을 볼 때 계양과 계양산은 향토문화와 역사를 함께이어온 발원지이다.
또한 부평향교는 고려인종 5년(1127) 제주입학광교(諸州立學廣敎) ‘주마다 학교를 세워 교육기회를 넓히라’라는 왕명에 따라 수주(樹洲)향교가 오류동 산4번지에 세워졌다가 고려 의종 19년(1165)안남향교, 고종 2년(1215) 계양향교, 충선왕 2년(1310년)에 부평향교로 조선시대까지 이어져왔다. 이는 인천향교보다 271여년이나 앞서 세워진 것으로 오늘날까지 매년 두 차례 5월과 9월에 석전대제를 봉행하고 있어 계양구가 유림의 향과 멋이 살아 숨쉬는 유향의 도시이며 교육의 중심도시임을 증명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계양은 계양산을 중심으로 1540여 년 동안 인천 동북부 향토문화와 역사의 발상지이며, 교육과 예술의 중심지이다. ‘동국여지승람’에 부평도호부 북쪽 2리 되는 곳에 있는 진산(鎭山)이라 불리어진 계양산은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노래한 묵향의 향이 배어있다. 특히 이규보의 망해지, 정조대왕의 ‘부평행행시’, 정희량의 ‘용호8경’, 박희방의 ‘부평8경’ 등에서 계양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애찬한 글이 전해지고있다.
계양에서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계양산 숲의 속삭임과 산새들의 합창에서 자연을 배웠고, 청소년시절 미래에 대한 꿈을 심어주었던 계양산은 이제는 35만 계양구민 뿐만 아니라 2천500만 수도권 시민들의 녹색쉼표로 보존되고 보호되어야할 소중한 자원이다.
민선5기 계양구청장으로 취임하여 계양산을 인천의 명소로 어떻게 만들지 많은 고민 끝에 등산로 정비와 역사체험문화재길 조성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1일 평균 1만 여명, 주말과 휴일에는 2만~3만 여명이 찾은 계양산은 그동안 수많은 세월과 함께 토사유실, 암반노출, 샛길형성 등으로 훼손상태가 심해 전반적인 정비가 시급하다는 생각을 늘 해 왔기 때문이다.
제주 올레길의 열풍에 각 지자체마다 둘레길을 조성하여 관광 명소로 부각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키고자 다양하고 특성화된 길을 연일 언론매체를 통해 소개되고 있었다. 그 중 가까운 시흥 소래산 늠래길을 관계공무원과 함께 직접 탐방하는 한편, 관계공무원들로 하여금 지리산 둘레길, 제주도 올레길 등을 찾아다녀 지역별 특별한 소재를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주민설명회시 제기된 인위적인 시설물 설치는 최소화하고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활용하는 등 등산로 정비와 식생복원을 위주로 정비를 해 달라는 의견을 반영하였다.
우선 1단계로 사업비 21억원을 투입하여 계양산 등산로 중 가장 훼손이 심각한 2개 노선을 선정하여 목재데크, 노면정리, 안전시설 등 등산로 정비위주의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일부 등산로 12개노선 17.1km 에 대해서는 산림 생태 보호를 위해 샛길 폐쇄, 식생복원을 시행하고자 한다.
샛길 폐쇄지역에는 국수나무, 싸리나무, 진달래 등 자생식물을 식재하여 예전 계양산의 모습을 재생할 계획이다.
그리고 주요 등산로 입구 2개소를 선정하여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한 화장실, 공연장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5월에 착공하여 연말까지 계양산 일원의 1단계 구간을 마무리 짓고 연차적으로 18억6천만원의 사업비를 추가로 확보하여 잔여구간 8개 노선과 천마산을 연계한 등산로를 정비하여 인천의 S자 녹지축과 16곳에 140km규모로 조성되는 인천 둘레길과 연계시켜 계양산을 수도권의 명소로 만들어가고자 한다.
이제 우리 구민들이 도심속 계양산이 선물한 길에서, 숲 향기가 퍼지는 산내음을 온몸으로 적시며 한발 한발 걸으며 선대들의 애환과 역사를 느껴보는 그날이 기다려진다.
박형우 인천 계양구청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