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 언어학자들은 아이들이 한 살 때부터, 혹은 태어나자마자 책을 읽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실제 이 말이 설득력을 더하는 것은 생후 8개월부터 12개월 사이 아기 뇌의 밀도가 일생 중 최대치에 이르며 생후 8개월 된 아기의 뇌에서는 빅 뱅(Big Bang)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하고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되곤 합니다. 금년에는 주무부처인 문화관광체육부 산하 한국문화정보센터가 운영하는 문화포털(www.culture.go.kr)을 통해 이달 말까지 ‘책 읽는 대한민국’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의 독서율이 저조하거나 아니면 이를 더욱 높이려 이러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러 한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필자 역시 민선5기 의정부시장으로 시민 여러분께 책 읽기를 권장하고자 도서관 시설 확충과 더불어 다양한 사업들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책속에 희망이 있고, 희망을 실현하는 대안이 독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의정부시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책 꾸러미를 선물하고 도서관 회원증을 교부하여 아이가 책과 함께 놀게 함으로써 독서를 평생습관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지역사회의 문화운동이 실시되고 있습니다.
영유아(6~18개월)들에게 그림책이 들어있는 책꾸러미를 선물하여 항상 책과 함께 놀 수 있도록 하고 북-스타트 회원으로 가입하면 도서 제공과 함께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1회성 도서 제공이 아닌 영유아 대상의 후속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그림책을 매개로 아기와 부모가 풍요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대화를 통해서만 길러지는 소중한 인간적 능력들을 심화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북-스타트의 역할입니다.
또한, 1998년 미국 시애틀 공공도서관이 처음 시작한 이후 미국 전역과 캐나다, 영국, 호주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흔히 ‘ONE BOOK(한 책)’ 읽기 프로젝트로 알려진 이 독서운동은 한 도시에서 모든 시민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함으로써 독서 분위기를 진작하고 문화적 체험을 공유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배경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동일한 문제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하는지를 놓고 토론하는 과정 그 자체가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낳는다고 본 것입니다. 우리 의정부시만의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 명칭도 ‘책에서 찾는 꿈’으로 결정하고 시민이 함께 읽는 올해의 책으로 심윤경 작가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운동의 명칭과 올해의 책 선정 모두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졌습니다.
버스 승강장, 식당가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민, 의정부시 어디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고 시민여러분들 모두가 항상 책을 가까이하는 좋은 습관이 어우러진 책 읽는 도시, 희망도시 의정부시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나아가 지난 1995년부터 4월 23일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정하고, 독서 및 출판의 장려와 저작권을 통한 지적재산권의 보호 증진에 노력하고 있는 유네스코에서 선정하는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 받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선진국들을 보면 책을 참 많이 읽습니다. 살기 좋아 책을 많이 읽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고 싶습니다. 선진국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많이 읽어 선진국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책을 통해서 부자가 되었고 세계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책에 모든 것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더불어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의 해답이 책에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책을 읽어야 합니다. 풍부한 감성도 지식도, 지혜도 모두 책에 있습니다. 책은 행복한 인생으로 가기 위한 다리역할을 하고 초석의 역할을 합니다. 독서야말로 인생의 가장 든든한 조력자라고 생각합니다.
깊어가는 가을, 한권의 책을 가슴에 품고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오늘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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