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이 개값, 청와대 키워봐라”
“청와대에 위탁사육! 체계적으로 키워봐라!”
5일 오전 11시께 경기지역 한우농가 농민 1천명(경찰추산 400명)이 안성IC과 곤지암IC, 김포IC,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한·미FTA 폐기와 암소 30만두 즉각 수매 등을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이날 한우 25마리를 1t 트럭에 나눠 싣고 집회에 참가한 이들은 집회 후 고속도로를 이용해 청와대로 이동하려 했으나, 10개 기동중대 800명의 병력을 투입한 경찰의 원천봉쇄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료값 폭등·한미FTA 농민들 빚쟁이로 전락”
암소 30만두 수매 요구 경찰 봉쇄로 상경 무산
안성IC 앞 삼거리에서는 평택과 안성, 용인지역 농민 300명이 매서운 칼바람 속에서도 집회에 참가, 사료값 상승과 한우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요구했다.
집회에 참가한 정해학씨(53·용인)는 “25㎏ 1포대 6천~7천원하던 사료값이 1만2천원까지 올랐는데, 30개월된 암소가격은 300만원에서 180만원까지 폭락했다”며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빚이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의 저지에도 18개월된 암소와 60개월된 육견을 차량에서 내려 ‘소값이 개값이 됐다’며 시위를 이어갔으며, 경찰이 차량 운행을 봉쇄하자 인간띠를 형성해 왕복 8차선 도로로 이동하며 경찰과 고성을 주고받는 실랑이를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몇몇 농민들은 “차에 치여 죽으나, 이대로 죽으나 매한가지”라며 도로에 드러눕는 아찔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같은 시각 곤지암IC 인근 경안천변 주차장에도 거친 입김을 몰아쉬는 한우 10마리를 차량에 싣은 광주, 양평, 이천지역 농민 300명이 집회를 가진 후 청와대 이동에 나섰지만 경찰의 저지에 실패했다.
한 농민은 차량에 한우 2마리를 태운 채 집으로 돌아간다며 경찰을 속여 곤지암IC까지 이동했지만, 이곳을 지키던 기동중대의 저지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임관빈 전국한우협회 서울인천경기도지회장(56)은 “번식장려금과 축사건립 보조금을 지원하며 한우농가를 늘려놓은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한·미FTA를 통과시켜 결과적으로 농민들을 빚쟁이로 만들었다”며 “어떻게 키워야 체계적이고 경쟁력 있는지 청와대가 직접 보여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김포IC와 경기도 북부청사에서 집회를 가진 400명의 농민은 축사부터 경찰의 통제를 받는 바람에 한우를 싣고 오지는 못했으며, 김포지역 100명의 농민은 집회 후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이동해 정부대책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지방종합
5일 경부고속도로 안성IC 인근에서 평택, 안성, 용인지역 축산농업인들이 소값 폭락 등 정부대책 마련 촉구 집회를 갖고 한우 송아지 값과 개값이 같은 50만원이라며 소와 개를 풀어놓고 있다.
추상철기자 sccho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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