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은퇴 시기가 다가오는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에 대한 위기론이 화제입니다.
베이비부머는 6·25전쟁 직후 출산율이 급격히 높아졌던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말하고 그 수는 712만명, 전체 인구의 1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비부머에 대한 위기론의 골자는 우선 노후준비가 잘 안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의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노후준비 상태를 점수로 매겨보니 100점 만점에 62점, 거의 낙제점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베이비부머는 산업화와 민주화, 외환위기 등 그야 말로 격변과 맞닥뜨려 그 어떤 세대보다 치열하게 살면서 ‘한강의 기적’을 만든 주역들인데 어느새 노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니 세월에 장사 없다는 얘기가 실감이 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1990년에 71.3세이던 평균수명이 2010년에는 80.8세로 해마다 0.5년씩 꾸준히 길어지는 추세라고 합니다. 이를 근거로 하다면 베이비부머는 은퇴 후에 20~30년을 더 산다는 얘기인데 문제는 상당한 돈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부부를 기준으로 1가구가 은퇴 후 필요로 하는 최소 생활비가 월 평균 148만원이라고 합니다. 이를 고려해 계산해보면 최소 3억5천만원은 가져야 노후생활이 가능합니다.
과연 몇이나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을까요? 자료를 보면 베이비부머 가구 가운데 이런 조건을 갖춘 가구는 24.3%에 불과하고 51.7%는 아예 조건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24.3%도 상황이 났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갖고 있는 재산 중에 부동산의 비율이 높아서 현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 상황은 베이비부머의 위기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중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은 전체의 절반인 370만명 정도인데 이들도 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이 45만8천원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아무튼 베이비부머에게 노후는 예견되는 위기임이 분명합니다.
필자가 여기에서 베이비부머의 위기를 언급하는 것은 무슨 정책적인 것을 말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위기가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 위기에 적응해보자는 얘기를 하고자 함입니다.
은퇴 후 경제력을 잃게 되면 제일 심각한 문제가 존재감의 상실이 아닐까 합니다. 가장의 권위는 고사하고 애물단지 취급을 당하게 되는 것이지요. 더구나 요즘처럼 각자 살기 바쁜 세태이고 보면 ‘대접 받는 일’은 기대할 수조차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존재감을 잃지 않는 방법으로 필자는 자원봉사를 권해보고자 합니다. 소납의 경험에 비춰볼 때 자원봉사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모르고 지냈던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나의 참모습을 찾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은퇴자의 자원봉사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제도적으로 정착된 지 오래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1974년부터 정부가 지원에 나서 현재는 고령자가 만든 지역클럽만 전국에 12만6천504개, 805만 명이 가입되어 있으며 미국의 경우는 1958년 은퇴자협회가 설립되어 정부와 지역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4천만 명의 회원이 세무상담, 독거노인 관리, 청소년 학습지도, 홈리스 관리 등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자원봉사를 돕는 제도나 기반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만 그래도 종교단체에는 제법 활성화가 되어 있고 특히 중장년층이 활동을 주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기복지재단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경기도내에서 기업체의 사회공헌활동이 21%에 머문 반면 종교단체는 81%가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아나 보자는 편한 마음으로 가까운 종교단체에 발걸음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베이비부머들 노후준비
안되어 있어 위기론 화제…
위기가 피할수 없는 것이라면 그 위기에 적응해야
은퇴후 자원봉사로
자신의 존재감 확인
모르고 지냈던 새로운 세상
만나게 되고
나의 참모습
찾을 기회 생겨
편한마음으로
종교단체 문 두들겼으면
영담 조계종 총무부장·불교방송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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