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5도 고교졸업자 전원 대학 진학

연평도 포격 도발·천안함 사건 등 잇단 위협 속 서강대·중앙대 등 값진 합격

백령·연평·대청도 등 서해 5도 지역 고교 졸업자 중 희망자 전원이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대학입시 결과, 서해 5도에 있는 백령종합고, 연평고, 대청고 등 3개 고등학교에서 졸업한 48명 중 취업을 희망하는 4명을 제외한 44명 전원이 대학에 합격했다.

 

서해 5도는 연평도 포격 도발, 천안함 사건 등 북한의 위협이 있는 지역이며, 입시학원이 없어 사교육을 받기도 어려워 공교육과 자기 학습만으로 대학에 진학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이번 졸업생들은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도 대학 진학에 모두 성공해 다른 학생들에게도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유형별로는 서강대, 숙명여대, 중앙대 등 국내 4년제 대학에 들어간 학생이 2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호서전문대, 부천대, 배화여대 등 전문대학 입학생이 19명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 대학 입학생도 1명 나왔다. 대청도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연구해 ‘대청도 식물도감’을 펴내기도 한 최진수 군(19·대청고)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새내기가 됐다.

 

올해 처음 시행한 ‘서해 5도 특별전형’을 통해서는 11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인하대 3명, 인천대 5명, 관동대 3명 등이다.

 

특히 연평도 포격으로 인천시에서 마련해준 임시 거처에서 생활한 김소현 양(18·연평고)은 불안한 환경 속에서도 평정심을 되찾아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했다.

 

김 양은 “포격으로 파손돼 새집을 지어준 정부에 고맙고, 앞으로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여 우리 사회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인천대 생명공학과에 합격한 송대운 군(19·연평고)은 생명공학을 선택한 이유도 연평도와 관련이 깊다. 연평도에서 다양한 수중 생물들을 접하면서 생물학 쪽에 관심이 많아져 전공 선택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송 군은 “기회가 된다면 고향인 연평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꼭 찾고 싶다”고 말했다.

 

홀어머니와 함께 삼촌 댁에서 어렵게 생활한 최주란 양(19·백령고)도 ‘서해5도 특별전형’으로 인천대 중어중문학과에 합격했다.

 

강해인기자 hi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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