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천에서 자원봉사자들을 만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자원봉사가 하나의 사회문화로 확고하게 자리잡은 서구에 비해 아직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인천에는 현재 60만명이 훌쩍 넘는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나설 정도로 자원봉사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본보 인천본사는 인천지역 자원봉사자들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누가 어디서 봉사활동을 했다거나 누가 어떤 이웃을 도왔다는 자료들을 매일같이 행복한 마음으로 접하고 있다.
물론 봉사라는 이름을 붙여도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어린 학생들에게 봉사를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중·고등학교에선 학생들의 봉사 시간이 점수로 환산되고 대학에서는 봉사가 학점을 따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많은 단체와 기관, 기업들이 너도나도 사회봉사, 사회공헌을 내세우지만 순수한 봉사라기 보다는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본보 인천본사 기자들은 매일 '봉사'와 관련있는 많은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만난다. 수십년을 한결같이 어려운 이웃을 보살펴온 이도 있고 온 가족이 봉사에 나선 경우도 있다. 또한 자신도 형편이 어려운데 더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이들도 있었다.
기자들은 “만나서 몇마디만 이야기를 해보면 그 사람의 봉사가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리곤 몇가지 공통된 특징을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 진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을 돕는 것으로 물질적인 보상을 바라는 이는 별로 없으니 이는 곧 “내가 이런 일을 했노라”고 자랑하고 자신을 알리는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좋은 일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찌 어찌 찾아가도 “별 것 아니다”거나 “알릴 만 한 일이 못된다”고 겸손해한다.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바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을 널리 알려야 보통 사람들이 더 많이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된다”고 설득해 겨우 취재를 하는 경우도 꽤 있다.
진짜 봉사를 하는 이들은 봉사 자체를 즐기고 기쁨을 찾는다. 남을 돕는 것이 이렇게 좋은 줄을 진작 몰랐고 진작에 나서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한다.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즐겁고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고마워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렇게 좋은 일을 혼자만 하기 아까워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어 같이 하자고 권하기도 한다.
게다가 그들은 말 보다는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준다.
이런 이들을 만나면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진심이 느껴져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마음이 밝아지고 따뜻해지며 그들은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천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12명은 지난달 30일 갈망하던 금배지를 달고 19대 국회 4년 임기를 시작했다. 선거운동 기간 중 이들은 화려한 말과 약속의 잔치를 벌였다. 이들의 유세를 다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들의 연설에서 ‘나라와 지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약속이 빠지지 않았을 것임은 미루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이들의 당선소감도 한결같이 “국민의 뜻에 따라 이 한 몸 바쳐 일하겠다” 였다.
이들이 말하는 봉사가 실제로는 이해득실을 따지고 힘과 이름을 좇으며 입으로만 외치는 가짜 봉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진흙탕’이라고까지 비하되는 정치판의 국회의원들에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진짜 봉사까지는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해야할 일이라도 제대로 해주는 국회의원이 되어 주길 바란다.
정치는 국민의 신뢰가 생명이다. 민심은 무딘 듯해도 엄하고, 정치의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다.
19대 국회는 툭하면 막장 드라마를 연출한 18대와는 달라야 한다. 인천지역 국회의원 12명은 국회의원의 본분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선거 때 가졌던 초심을 어떻게 지킬지 다시한번 각오를 새롭게 다지길 바란다.
손일광 인천본사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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