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인천 신항 조기 활성화 위한 제안

김창수 인천본부경제부장 cskim@kyeonggi.com
기자페이지

일반적으로 선박이 대형화되면 유지비가 저렴해지는 탓에 상선들의 초대형화는 꾸준히 추진되어왔다. 특히 세계무역이 지속 증가함에 따라 화주들은 저렴한 운임의 선사를 찾고 선사들은 앞다투어 대형화된 선박 발주를 통해 수지타산을 맞춰 나가고 있다.

우리와 가까운 닝보와 다롄 등 북중국항에서 유럽으로 운항 중인 선박들은 현재 8천~1만TEU급 대형 선박이 대부분이고, 파나마 운하의 폭이 넓어지는 2014년 말 이후 북미행 선박들도 8천TEU급이 주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맞춰 우리나라 부산항 신항도 이들 선박의 기항에 대비,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상시 입출항이 가능하도록 15m의 항로 수심을 17m로 증심을 시작했다.

국토해양부는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 추세, 2014년 확장되는 파나마 운하 개통 등 해운물류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함으로써 부산항 신항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현재 신항 조성공사가 한창인 인천 신항은 어떤가?

인천항 신항만은 오는 2020년까지 송도국제도시 앞 해상에 2조316억원을 투입, 컨테이너 12선석과 배후부지 6천171만㎡를 조성 중이다. 우선 2013년까지 6척의 컨테이너선이 동시 배를 댈 수 있는 규모로 1단계 공사를 완료해 2014년 신항만을 개장할 예정이다.

특히 인천 신항은 8천TEU급 이상의 대형 컨테이너선 접안이 가능하도록 선석의 안벽 수심을 16~18m까지 확보키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신항의 선석수심 확보가 아니라 신항만까지 대형 컨테이너선이 들어올 수 있느냐이다.

국토해양부는 인천 신항으로 들어가는 항로의 수심을 14m로 계획하고 있다. 15m에 불과한 항로 수심 탓에 대형 선박들이 밀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항하는 불편을 가져왔던 부산항 신항이 초대형선을 안정적으로 입항시키기 위해 항로 수심을 17m로 증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진입항로의 수심이 낮으면 선석의 수심확보와 규모는 무용지물로 항로 수심이 16~18m에 달하는 중국 텐진·칭다오항 등과의 경쟁에서 인천 신항은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귀복 인천항 발전협의회장은 “인천 신항 조기 활성화를 위해선 항로 수심 16m는 확보돼야 하며 현재의 인천신항 계획은 마치 문을 걸어 잠그고 손님을 오라고 하는 꼴”이라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강범구 물류항만실장은 “인천신항 수심을 16m로 증심하려면 수천억원이 추가 투입돼야 하는데 대형선박의 메인항로가 아닌 인천항에 무리한 투자가 될 수 있다”며 “증심에 대해 연구해 본 뒤 대책을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천항만공사 김춘선 사장은 “대륙을 오가는 대형 외국선사들은 기항지를 선택할 때 적정수심 등 안정성을 중시하는 만큼 인천신항이 제 역할을 하려면 항로수심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추가 수심 확보를 위해서는 준설에 수천억원의 엄청난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사업을 보다 정밀하게 들여다보고 경제성 검토 등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때에 따라 모두 올바른 생각일 수 있으나 최소한 백년지대계를 내다보고 건립하는 신항만이라면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 할 수 있는 대형선박들의 기항을 위한 대비는 철저히 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다행인 것은 최근 인천항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들(국토해양부 인천항만청, 인천시, 항만공사, 인천항발전협의회 등)이 한 식당에 모여 긴밀한 대화와 협력을 해 나가기로 다짐했다니 인천신항이 안은 현안을 잘 풀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김창수 인천본부 경제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