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사진전 ‘Yesterday’ 개최하는 박신흥 킨텍스 관리본부장
“40년 전 궁핍하던 시절, 고양·부천·양수리·청평·가평 등 서울 인근에서 토속적인 삶을 영위하던 다양한 사람들의 향기와 자연의 풍경이 들어있는 사진들이 우리들 기억을 재생시켜 줍니다.”
카메라의 파인더를 통해 지난날 서정적인 모습을 렌즈에 담은 박신흥 킨텍스 관리본부장(59)이 서울 정동 갤러리에서 오는 13~18일 개인사진전 ‘Yesterday’를 연다.
박 본부장은 지난 1972년 고려대학교 1학년 재학 중 부친으로부터 필름 카메라 콘탁스를 선물받았다.
말로만 들었던 카메라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과 표정은 그의 인생관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40년 전 찍은 우리 이웃의 삶들 생생하게 담겨 감동·여운 선사
이후 그는 대학 사진 동아리인 호영회에 가입, 시간이 날 때마다 카메라를 메고 서울 인근 경기도내를 누볐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희망과 꿈, 낭만이 있는 사람들의 표정 속에 담겨있는 한 시대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는 8년동안 열심히 찍었다.
이렇게 찍은 사진 한장한장은 삶의 다양한 면모를 포착해 사실성 속에 내재된 이야기를 통해 보는 이를 끌어들이며 산문이나 시 못지 않은 시사성과 상징성을 내포하는 감동과 여운을 남겼다.
당시 박 본부장은 각종 국·내외 사진전에 응모해 20여차례 입상하는 등 사진가로서의 능력과 자질을 인정받았지만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위한 장고 끝에 행정고시에 합격, 공직에 입문함으로써 사진기와 단절하는 아픔을 맞았다.
그러나 그는 세상과 사물을 네모난 창을 통해 ‘사진가의 눈’으로 보고자하는 마음을 놓지 않았다.
경기도에서 30여년 동안 지방과장, 기획행정실장, 하남·남양주·안양시부시장, 도의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면서도 박 본부장은 40년 전에 찍은 사진을 보관하는데도 열정을 보였다.
여러차례 이사하면서 사진을 신주단지 모시듯 보관했으며, 시간이 날 때마다 필름스캐너를 통해 당시 사진을 디지털파일로 바꾸는 노력 끝에 이번 개인사진전을 열게 됐다.
이번 개인전에는 일하러 나간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 말로만 듣던 카메라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까까머리 어린이, 오빠들이 하던 ‘턱걸이’를 흉내 내는 아이들, ‘진지한 승객간의 대화’와 무관심한 차장 등 47점이 전시된다.
박 본부장은 “당시 어려웠지만 훈훈했고, 힘들었지만 꿈이 있던 시절들의 자화상이 필름 카메라 렌즈를 통해 사각의 아름다움으로 표현됐다”며 “당시생활상이 따뜻한 아날로그의 감성으로 표현되면서 세월의 모습이 우리에게 은은하고 아련한 감상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퇴직하면 사진작가로서 설렘과 진지함으로 사진이라는 큰 우주에 빠져들어 ‘오늘과 미래’를 주제로 작가의 의도를 접목시키는 합성사진과 추상사진 등 프로그램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양=유제원기자 jwyoo5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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