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단상] 연수구 교육국제화특구 지정을

지난 3일 교육국제화특구 선정을 위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심사위원회에 다녀왔다.

올해 7월 27일부터 시행된 ‘교육국제화특구의 지정, 운영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교육국제화특구 지정 신청을 받아 현재 심사 중이다. 이달 중으로 3개 내외의 자치단체를 교육국제화특구로 선정하고 올해 말 특구육성종합계획을 수립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간 교육국제화특구 지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교육국제화특구는 싱가포르나 두바이처럼 일상화된 영어 사용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 내 교육기관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하는 특별구역이다. 세계화의 무한 경쟁시대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 허브 조성이 그 지향점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총 4개 분야로 나눠 사업이 진행된다.

‘초중등교육’ 분야의 경우 전문화된 외국어 교육프로그램과 각종 인프라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초중등교육법’ 교육과정의 적용 배제가 가능해 획기적인 교육정책 추진이 가능하다.

‘산업인력양성’ 분야는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 대해 국제 통용성을 갖춘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고등교육’ 부문에서는 외국 대학과의 공동 학위제 시행, 공동의 커리큘럼 구성 등 조인트 캠퍼스 운영의 기반이 마련된다.

‘교육국제화 인프라’ 분야에서는 외국어 체험학습 센터를 비롯한 외국어 전용 타운 조성, 외국어 상용화의 단계적 추진, 국제화 지원 전문기관의 설립 등 외국인의 정주여건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놓고 보니 교육국제화특구가 무슨 글로벌 인재를 계속 쏟아낼 수 있는 화수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회는 항상 위기와 함께 온다는 점을 믿는다면 교육국제화특구가 매력적인 기회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연수구(송도)는 교육국제화특구에 가장 적합한 곳이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교육국제화특구의 4가지 추진 방향 중 어느 한 쪽에만 치중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인프라가 연수구에는 이미 조성되어 있거나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연수구는 49개의 초중고등학교와 인천대학교,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 등 4개의 대학 등 56개의 교육기관이 밀집돼 있어, 유기적인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의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또 송도엔 채드윅 국제학교와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이 운영중이고, 조지메이슨대 등 18개의 세계 유수의 대학 등이 입주할 예정이고, 많은 국제기구와 850여개의 IT· BT·NT 관련 기업들이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연수구는 특정 수준의 교육과정만을 국제화시키는 것보다 역내 초, 중등, 고등교육기관간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융(복)합형 사업의 제안이 타당할 것으로 보인다.

즉, 연수구의 이 같은 인프라를 연계 활용해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으며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글로벌 지역학습공동체’를 만들고 특히 고등교육을 중심으로 국제사회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것, 이것이 심사과정에서 연수구가 강조한 ‘국제화 교육 클러스터 조성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연수구는 127년 전인 1885년 언더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인천 연수구(송도)를 통해 입국함으로써, 우리나라에 근대식 고등교육과 의료 시스템의 도입으로 오늘날 우리나라 성장에 밑거름이 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인천경제자유구역이 글로벌 시대 동북아 지역의 금융 비즈니스, 연구 교육의 허브로 우리나라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강력한 성장엔진이라고 본다면, 그 견고한 기반이 연수구의 교육국제화 특구 지정에서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고남석 인천 연수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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