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S” 다급한 여성 목소리에 출동해보니…

여성 상대 강력사건에 놀란 수원 경찰… 허위신고에 대규모 출동 ‘화들짝’

“납치된 것 같다”… 알고 보니 해프닝 사소한 신고도 무시할 수 없어 ‘난감’

최근 잇따라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이 사소한 신고에도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해 진땀을 빼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9일 새벽에만 2건의 강력사건으로 의심되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모두 해프닝으로 끝났다.

9일 새벽 4시께 “한 남자가 여자를 때리고 있다. 어디로 끌고 간 것 같다”는 남성의 신고가 수원중부경찰서에 접수됐다.

이에 긴급출동인 ‘코드-1’이 즉각 내려져 강력팀 7개팀이 총동원 됐고, 형사과·계장 뿐만 아니라 경찰서장까지 현장에 직접 출동해 수사를 지휘했다.

신고 장소 일대의 CCTV와 블랙박스 등을 샅샅이 뒤지던 경찰은 수색에 나선지 6시간이 지난 오전 10시15분께 한 가정집에서 자고 있던 A씨(21·여)를 찾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곧 무안한 상황에 처했다.

당시 이 여성이 자고 있던 집은 남자친구 B씨(24)의 부모님 집으로 만취한 A씨를 B씨가 부축해서 간 것을 주민이 오인해 신고한 것.

B씨의 부모님은 경찰에 “우리가 신고한 것도 아닌데, 동네에 소문 다 나게 왜 찾아오냐”며 따져 물었다.

같은 날 새벽 5시께는 C씨(28·여)가 소리를 지르며 “경찰을 빨리 보내주세요”라고 신고한 뒤 전화를 끊었다.

이후 함께 살던 친구로부터 “남자친구와 함께 있을 것이다”라는 얘기를 전해들었지만, 오전 11시가 돼서야 여성이 자신의 집에 도착해 자고 있는 것을 확인 후 수사를 종료할 수 있었다.

추가적인 신변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C씨를 찾았던 경찰은 “무슨 일 없었냐” 등을 질문했지만, C씨는 술이 덜 깬 상태로 경찰에게 욕을 하며 횡설수설 해 경찰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성 관련 신고는 하나의 신고도 소홀히 대응할 수 없어 작은 사건에도 많은 경찰력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혹시 모를 강력 사건을 막기 위해 항상 대응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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