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읍동 4인조 납치사건은 도박사이트 이권 둘러싼 다툼

남치범 1명 구속  3명 수배

지난 8월 양주시 고읍동에서 발생한 4인조 납치사건은 기업형 불법 도박사이트의 이권을 둘러싼 다툼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양주경찰서는 23일 40대의 도박사이트 운영자를 납치해 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납치))로 한모씨(35)를 구속하고 일당 3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베트남으로 도주한 최모씨(30)는 인터폴에 협조를 요청하고 나머지 2명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 수배했다.

경찰조사 결과 한씨 등은 지난 8월 12일 밤 양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황모씨(41)를 전기충격기로 실신시킨 뒤 승용차로 납치해 서울 시내를 돌며 4~5시간 가량을 끌고 다니다 풀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서울에서 윤락업소를 운영하던 한씨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황씨의 이권을 노리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사건은 황씨가 경찰 조사를 받던 바로 다음날 중국으로 도피하면서 자칫 미궁으로 빠질 뻔했으나 경찰이 황씨에 대한 금융계좌를 추적, 황씨가 제3국에서 기업형 도박사이트를 개장해 운영해온 것을 밝혀내면서 사건 전모가 풀리게 됐다.

황씨 등은 필리핀과 중국 등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 지난 2011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사이트에 접속할 당시 1인당 5만원씩 받는 등 5천여명으로부터 16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황씨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조직원 17명 중 함모씨(46) 등 2명을 도박개장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황씨와 나머지 일당을 쫓고 있다.

또한 사이트를 이용한 고액 상습 도박자 200여명을 추가 입건하고, 해외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는 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양주=이종현기자 leech04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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