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가난한 할머니가 오더니 추워서 못 자겠다면서 기름 보일러에 기름을 좀 채워 달라고 하였습니다. 사정이 딱하여 조금 주었습니다. 또 한 자매가 와서 내일이 시험인데 등을 밝힐 기름이 떨어졌다고 기름을 달라고 하기에 입장이 난처하여 조금 주었습니다.
그렇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조금씩 기름을 주다보니 등대에 넣을 기름이 떨어져 버렸습니다. 그런데 기름이 떨어진 그 날 밤 배 몇 척이 파선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다. 며칠 후에 조사단이 파견되었습니다. 기름을 충분히 주었는데 왜 등대 불이 꺼졌는지를 조사하였습니다. 등대지기는 사정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그 말을 다 들은 당국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가 당신에게 기름을 공급한 이유는 오직 하나 등대에 불을 꺼뜨리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직무 유기입니다. 구속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늘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선택을 하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핑계를 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기에 내리는 결정은 잘못된 결정인 경우가 많으며, 최선이 아닌 차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올바른 결정, 최선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삶에 원칙이 세워져야 합니다. 원칙은 상황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원칙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스프라울(R.C.Sproul) 이 쓴 ‘반대 의견의 극복’ 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책에는 독일에서 성장한 유대인 소년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이 소년은 자기 아버지를 존경하며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유대인 회당에 충성을 다 하였습니다. 그리고 온 가족들도 신앙으로 하나가 되게 하였습니다. 10대 소년이 되었을 때 그의 가족은 조그만 시골 마을로 이사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는 유대인이 없어서 유대인 회당이 없었습니다. 다만 루터교회 하나가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 거의가 다 루터 교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가족을 모아 놓고 말했습니다. “유대교를 포기하고 루터교로 개종한다” 가족들이 물었습니다.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버지가 대답하였습니다. “이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루터 교인이다. 루터 교인이 되어야 사업상 유리하다” 이 말을 들은 소년은 아버지에게 배신감을 느꼈습니다. 얼마 후 그 소년은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영국에서 공부하면서 그는 유명한 이론을 정립하였습니다. “종교는 아편이다.”
하나님 없는 민중, 종교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결심하였습니다. 그리고 공산주의를 만들었습니다. 이 사람이 공산주의를 창설한 칼 막스(Karl Marx)입니다. 원칙이 없이 상황에 따라 자신의 선택을 번복하여 최선이 아닌 차선의 선택을 한 아버지 때문에 공산주의가 생겼습니다.
내 삶의 중요한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지키는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차선이 아닌 최선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원칙을 지키며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때로 치열한 헌신과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래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김 병 삼 분당 만나교회 주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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