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원서 환자 집단 탈출 '충격'

허술한 감시 틈타… 3시간여 만에 신병 확보

용인의 한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던 환자들이 집단으로 병실을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 병원의 환자관리 허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8일 용인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밤 9시25분께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의 H정신병원에서 과잉행동장애 등을 앓고 있던 입원환자 L군(17)과 J군(17), Y씨(21) 등 3명이 병실을 탈출했다.

L군 등은 병원 측의 감시가 허술한 틈을 이용해 침대시트를 이어 로프를 만든 뒤 4층 병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갔다.

외부에서 유입된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병실 내부에 설치된 방범창을 뜯어낸 뒤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남 분당 등지의 자택으로 간 뒤 옷을 갈아입고 여자친구와 지인 등을 만나러 이동했으며, 경찰의 수색작업으로 탈출 3시간만인 28일 새벽 1시5분께 자택 인근에서 신병이 확보됐다.

이후 Y씨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으며, L군과 J군은 부모에게 각각 인계됐다.

이 정신병원은 지난해 6월 3일 첫 인가 단계에서부터 인근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입원 환자탈출 시 주민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온 의료기관으로, 이번 탈출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주민들은 더욱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철규 죽전자이2차 입주자대표회장은 “환자 탈출시 주민을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계속 제기해 왔음에도 병원 측은 내부 감시망이 완벽하다는 답변으로 일관해왔는데, 결국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화된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아직 (탈출사건과 관련해) 이렇다 할 답변을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용인=강한수박성훈기자 psh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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