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엘리베이터, 일가족 잡아먹을 뻔

광교 39층 아파트 엘리베이터 고장 일가족 4명 ‘공포의 1시간’
관리소 직원 신고 30분후 도착 “입주 초기… 바빠서 조치 미흡”

최근 광교신도시 D아파트에 입주한 A씨(38ㆍ여) 가족은 지난 12일 오후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몸서리 처진다.

39층짜리 새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자신을 포함해 3세 아이와 70대 노모 등 가족 4명이 1시간 가량 고립되는 사고를 겪었기 때문이다.

더 분통 터지는 일은 관리사무소 직원이 신고 후 30분이 지난 뒤에야 도착했다는 사실이다.

A씨는 “눈 앞이 캄캄해지고 이러다 잘못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너무 무서웠다”면서 “새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이런 사고가 난 것도 이해가 안되지만, 관리사무소에서 소식을 듣고도 바로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괘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당시 A씨는 오후 5시55분께 어머니(70)와 아들(6), 딸(3)과 함께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에 올랐는데, 14층을 지날 무렵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멈춰 섰다.

당황한 A씨는 비상벨을 수 차례 눌러봤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더욱이 난방도 되지 않는 엘리베이터 내부에서는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았고, 아이들도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다.

다행히 15분이 지났을 즈음, 1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한 인테리어업자가 A씨 가족의 울음 섞인 비명을 듣고 관리사무실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

그러나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로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수리기사를 호출하기만 한 채 현장에 나와보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30여분 더 지난 오후 6시45분께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현장에 왔고, 엘리베이터 관리 업체 수리기사도 곧 도착해 A씨 가족을 구조했다.

당시 엘리베이터는 센서 감지기능 이상이 원인이었으며 비상벨 통신선도 연결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입주 3일차였던 관계로 모두 정신없이 바빠 조치가 미흡했다”고 해명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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