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고… 만져도 속으로만 ‘끙끙’ 냉가슴 앓는 ‘남성 성희롱’
“어디 가서 말도 못하겠고…,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네요”
지난해 12월 남성 고민상담센터 ‘남성의 전화’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30대 중반의 목소리로 익명을 요구한 채 직장 내 여 상사의 성희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결재를 받으러 가면 수시로 허벅지와 엉덩이를 ‘툭툭’만지는 등 성희롱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고민이었다.
또 다른 남성 P씨(33ㆍ성남)는 점심식사 시간이 불쾌하기만 하다.
부서 직원 대부분이 여성인데다 이들의 몇 안되는 남성 직원들에 대한 평가와 성희롱을 연상케 하는 발언때문이다.
남자 부하직원 상대로 女상사들 성적농담에…
과도한 신체접촉도 빈발 ‘절망’하는 남성들 늘어
“C씨는 허벅지가 튼실하고, B씨는 가슴이 단단하고…” 등등.
참다 못한 P씨가 이에 대해 불쾌하다고 항의하자, 그때부터 회사 내 왕따 생활이 이어졌다.
P씨는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본인들은 그런 의사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만약 입장을 바꿔 놓았다면 나는 벌써 고소를 당했을 것이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에 대한 성폭행 및 성희롱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남성도 성희롱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에 따르면 남성 성폭행ㆍ성희롱 피해 건수는 지난 2008년 701명에서 2011년 829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에다 미신고된 건수를 고려하면 그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여성 피해자의 경우 96개의 상담소가 도내 운영되고 있지만 남성피해자를 위한 전문 상담ㆍ지원센터는 전무한 실정이다.
도청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전문 상담센터 등 남성 피해자를 위한 제도가 미비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휘모기자 return778@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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