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조치로 씌운 비닐봉지에 불산 흘러넘쳐”

부상자 STI 직원 인터뷰 “비닐 밖으로 불산 넘쳐 급박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불산 유출사고로 부상을 당한 협력업체 STI서비스 직원이 사고 발생 이틀 만에 입을 열었다.

29일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입원 중인 STI서비스 직원 P씨(33)는 “마스크와 가운을 입고 야간 근무를 위해 현장에 들어가자마자 냄새가 지독해 위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P씨는 “불산을 막으려 임시조치로 씌워놓은 비닐 밖으로 불산이 흘러 넘친 상태였고 상황이 급박해 봉투를 작업장 밖으로 갖고 나와 처리했다”며 “이후 전신보호구와 마스크, 내산장화를 갖춰 입고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숨진 박명석씨(35)에 대해서는 “경황이 없어 기억이 자세히 나진 않지만 마스크와 가운만 입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평소 직원들에게 불산교육을 시킬 정도로 위험성을 잘 아는 분인데다 위급한 상황이라 기억이 정확치 않다”고 말했다.

P씨 외 부상직원 S씨(56), K씨(26), L씨(27)는 인터뷰를 거부했다.

한편 병원은 이들이 2주에서 한 달간 입원치료를 받으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임해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는 “부상 정도가 가장 심한 P씨가 전신의 10% 정도 화상을 입은 수준으로 네 명 모두 통상 2도 화상 정도여서 상태가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며 “박명석씨의 경우 화상 정도만 보고 방제복을 입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순 없지만 노출량이 다른 직원들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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