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월 아이 납치 행각... '알고보니 돈때문에?'

친아빠가 두살도 안된 아들 가지고 납치쇼

30대 아버지가 부모에게 돈을 타내기 위해 지인과 짜고 26개월 된 아들이 납치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덜미를 잡혔다.

15일 성남중원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15분께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26개월된 손자가 납치됐다’는 112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괴한들은 흉기를 가지고 있었으며 현금 2억원을 준비하라는 협박전화도 걸려왔다”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각 형사기동대 전원을 비상소집, 추가로 걸려올 협박전화에 대비하는 한편, 서울, 인천 지역 경찰에도 관련 상황을 전파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언론사에는 보도자제까지 요청했다.

26개월 된 아이가 납치될 당시 함께 신고자의 아들 H씨(35)는 경찰에 “오전 9시50분께 아들과 함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내려와 주차장으로 가는 도중 마스크를 쓴 남성 3명이 나타나 흉기로 위협한 뒤 납치했다”면서 “이들은 자신을 현장에서 3㎞ 떨어진 곳에 버려둔 채 아들만 데리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H씨가 납치 당시 괴한들이 “A약국 아들이 아니냐”면서 납치를 했다고 말한 것을 미뤄, 치밀한 계획 아래 이뤄진 인질강도 범행으로 보고 범행현장인 아파트 CCTV를 확보해 피의자 특정에 나섰다.

하지만 수사결과 이 모든 일은 H씨가 꾸민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아파트 CCTV 등에서 H씨가 설명한 납치상황이 전혀 찍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분당 야탑동 H씨 주거지에서 오후 5시께 아들을 데리고 주거지로 귀가하는 H씨를 추궁,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H씨에게 인질강도교사·공갈·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H씨는 경찰에서 “1억3천만원의 빚이 있어 부모로부터 돈을 타내기 위해 일을 벌였다. 돈만 받아내려 했는데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112 신고접수 전인 이날 오전 10시께 H씨 휴대전화로 걸려온 “2억원을 준비하라”는 협박전화는 공범 서울 양재동의 한 공중전화에서 건 전화로 밝혀졌다.

경찰은 공범을 쫓고 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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