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다 생명이 우선’ 소방관의 할 일을 했을 뿐”
“비단 소방 공무원이 아니라도 화재현장을 목격한 목격자로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려고 노력했을 뿐입니다.”
한 소방관이 신속한 화재진압 및 인명구조를 펼쳐 자칫 대형 인명 피해로 번질뻔한 화재를 조기에 진압한 일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주소방서 현장지휘 작전 담당 이일주 소방경(52). 이 소방경은 지난 17일 오전 평상시와 다름 없이 야간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가족과 함께 아파트 베란다를 청소하고 있었다.
가족과 아파트 베란다 청소하던 중
인근 주택가 화재 발견 신속 대응
건물에 갇혀있던 주민 3명 구출
그러던 중 인근 주택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목격했고, 이 소방경은 반사적으로 화재 현장으로 뛰어갔다. 화재가 발생한 곳은 어린이집이 입주해 있는 4층짜리 상가 건물. 불은 막 일어나기 시작한 시점이었지만 화재 현장이 어린이집이라 혹시라도 아이들이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다.
이 소방경은 현장 도착과 함께 인근에 있는 비상소화장치함을 찾아 열고, 소방호스를 소화전에 연결하는 등 신속한 대응으로 초기진압에 나섰다. 당시는 진압복은 물론 기본적인 안전 장구도 착용하지 않은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화재현장을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던 이 소방경은 안전보다 생명을 우선시하는 소방관의 임무를 다할 수밖에 없었다.
이 소방경의 신속한 대처로 짙은 연기로 대피하지 못하고 건물에 갇혀 있던 주민 3명이 다행히 밖으로 대피할 수 있었고, 2층에 고립되어 있던 주민 3명도 무사히 구출할 수가 있었다. 화재는 전체면적 700㎡의 4층짜리 건물 3개 층 150㎡ 규모를 태우고 30여 분만에 진화되었으며,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소방경은 “소방관이라는 직업병으로 할 일을 했을 뿐이다”며 “나와 이웃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최일선에서 항상 노력하겠다”며 주위의 칭찬을 고사했다.
한편, 경찰은 이 날 화재원인은 인근 놀이터에서 초등학생들이 라이터를 가지고 놀다가 화재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 중이다.
광주=한상훈기자 hs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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