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이면도로, 결국 사람잡았네

‘사고 부르는 이면도로’ 끝내 60대 여성 숨져

본보 지적한 수원 세류동 초중생 통학로

재개발 공사ㆍ불법주차로 더 좁아져 대책 시급

초ㆍ중등생의 통학로로 사용되는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내 이면도로가 재개발 공사와 불법 주차차량 등으로 더욱 좁아지면서 보행자 안전에 대한 위험이 제기(본보 2일 7면)된 가운데 최근 60대 여성이 덤프트럭에 치여 숨지는 사고마저 발생,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0일 수원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1시20분께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LH 재개발지구 공사현장 진입로를 지나던 L씨(65ㆍ여)가 25톤 덤프트럭 뒷바퀴에 치이면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던 중 숨졌다.

사고가 발생한 진출입로는 차도에서 인도를 넘나들며 하루에도 수십 대의 트럭과 레미콘 차량 등이 드나드는 곳으로 일부 대형 차량은 2차선 도로에까지 진입하면서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23만여㎡에 달하는 재개발지구가 높이 5~6m에 달하는 가설벽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가설벽과 주택가 사이로 난 뒷길을 따라 주차차량이 즐비하면서 차가 지나다닐 때마다 보행에 지장을 주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세류동 덕영대로 963번길은 가설벽과 주택가 사이 폭 6m여 남짓한 이면도로에 차량이 줄지어 서 있어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가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가설벽이 설치된 콘크리트 바닥은 폭 50㎝ 안팎으로 부서진 채 방치돼 있었고 전봇대, 옷 수거함 등이 군데군데 설치돼 있어 지나는 차량마다 곡예운전을 해야 했다.

승합차 한대가 주차차량을 피해 방향을 좌우로 바꿔가며 지나가자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던 할머니가 전봇대 뒤로 피했다가 발을 헛디디기도 했다.

주민 박우순 할머니(91)는 “불법주차로 좁은 도로가 더 좁아졌다”며 “도로가 너무 좁아서 위험하다며 아들이 아예 나가지 말라고 할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이 도로와 연결된 2차선 도로에는 노선버스와 함께 공사장으로 진입하는 대형트럭마저 오가면서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와 관련, 시는 도로 확장과 보수 등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예산 탓에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중 예산을 세워 일부 도로에 대한 확장을 계획하고 있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며 “불법 주정차량 단속을 강화하고 파손된 도로 보수는 즉각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영국ㆍ성보경기자 boccu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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