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성사업장서 또 불산 누출 사고

삼성 화성공장 또 불산 누출… 3명 부상
지난 1월 사상자 낸 생산라인서 희석액 공급배관 교체 중 발생 3시간 동안 쉬쉬 늦장신고 논란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에서 또다시 불산이 누출돼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달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번 사고 역시 지난 1월 5명의 사상자를 낸 생산 11라인에서 벌어졌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협력업체가 편의상 내산화를 신지 않아 발목 등에 부상을 당했다고 했지만, 이들은 내산복을 모두 착용한 목과 가슴, 팔목 등에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가 부실 등으로 인해 불량인 내산복을 제공하고도 이번 사고의 책임을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오전 11시30분 화성시 반월면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생산 11라인 중앙화학물질공급장치(CCSS) 탱크룸에서 불산 희석액 공급배관 교체 작업을 하던 성원ENG 소속 직원 5명 가운데 C씨(45)와 S씨(40), L씨(28) 등 3명이 배관 내 남아있던 50% 농도의 불산 희석액에 노출됐다.

이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지난번 사고로 사용중지명령을 받은 불산탱크와 연결된 기존 배관을 새로운 불산탱크와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이들은 내산장갑과 고글, 카트리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했으나, 신발은 내산화 대신 일반 안전화를 신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C씨 등은 발목과 팔목, 가슴 등에 화상을 입어 현재 아주대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사고 발생 이후 통증을 호소하는 작업자들을 자체 병원으로 보냈다 호흡곤란과 고통을 호소하자 1시간 뒤인 낮 12시30분께야 아주대의료원으로 이송했다.

이어 3시간여 동안 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다 오후 2시40분께 경기도와 고용부 경기지청에 신고해 늦장신고 논란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내산복 등의 관리는 삼성전자에서 하고 있으나 불량이라기 보다는 부실착용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신고가 늦어진 것도 내부에서 현장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다가 늦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에서 또다시 불산이 누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장 인근 동탄신도시 주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을 서둘러 닫는 등 극심한 불안감을 보였다.

안영국ㆍ성보경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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