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25억대 기성금 안줘… 업체 ‘전전긍긍’ 재정난에 수개월째 미뤄… 市 “추경 확보해 차질없이 추진”
광주시가 120억원대의 도로개설공사를 진행하면서 수십억원의 기성금 지급을 장기간 미뤄 공사까지 중지돼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시는 지난해 11월 관급 공사와 관련된 시공업체들의 체불임금을 막기 위한 조례까지 제정한 바 있어 앞뒤 안맞는 행정 행위를 보이는데다 정부의 지역경제 살리기 정책에도 역행한다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5일 광주시와 H건설사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2년 6월부터 태전동 이화전기~중대공원 묘지간 총 길이 380m, 넓이 20m 규모의 도시계획도로(중로 1-17호선) 도로 개설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총 사업비가 119억원(공사비 75억2천만원·보상비 41억3천만원·기타 2억5천만원)이 투입되는 이번 도로공사는 H건설이 시공하며 오는 11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현재 43%의 공정률 속에 시가 시공업체에 지급해야 하는 공사비가 30억원에 달하고 있음에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기성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해 6월 공사를 시작하면서 선급금 1억1천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지난 1월 말까지 총 5억5천여만원의 사업비를 지급했을 뿐 나머지 25억5천만원의 기성금을 미지급한 상태다.
이는 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올해 본예산 수립 과정에서 이 도로 사업비를 전혀 수립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시는 앞으로 추경예산 수립을 통해 나머지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재정부족 등을 이유로 추가 예산확보까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시공사는 심각한 경영난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될 경우 우기를 앞둔 시점에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H건설 관계자는 “예산 문제로 공사 진행이 어려워져 지난달 말부터 공사를 중지했지만 이달 말 광주시에 기성금을 청구, 집행되면 공사가 바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부족 사업비 60여억원 중 30억원을 1회 추경을 통해 확보, 공사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광주=한상훈기자 hs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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