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불산 누출, 주민들은 불안 노출

이번엔 시화공단서 불산 누출 “불안해 살겠나”
옥외탱크 펌프 주변 100여ℓ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연이은 사고에 공포감 확산

“시도 때도 없이 불산 사고가 발생하니 어디 불안해서 공장 주변에 살겠습니까”

삼성전자 화성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된 지 불과 4일 만에 시흥 시화공단에서 또다시 불산이 누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6일 오후 2시께 시흥시 정왕동 시화공단 내 자동차공조기기 제조업체 J사 앞. 입구에 들어서 건물 두 동을 지나 3m 안팎의 옥외 탱크를 둘러싼 넓이 100㎡ 규모의 콘크리트 방류턱 안쪽으로 하얀 중화제 가루가 잔뜩 뿌려져 있었다.

방류턱 바깥쪽 바닥은 새어나온 중화제 가루를 씻어낸 듯 물기가 흥건했고 환경부와 경기도에서 나온 직원 네댓 명이 현장을 점검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7시28분께 불산 20t 용량의 탱크에 부착된 펌프가 고장 나면서 불산 100ℓ가 누출됐다.

이는 지난 2일 삼성에서 누출된 불산과 같은 농도 50%의 용액으로 액체상태로 흐르면서 높이 1m, 두께 20㎝의 방류턱에 막혀 토양으로 유입되지 않았고 다행히 인명피해도 없었지만 연이은 불산사고에 따른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바로 옆 공장인 D사 관리자 S씨(46)는 “삼성전자에 이어 이번 사고를 전해 들은 직원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회사에서 화학약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직원들이 혹시라도 회사를 그만두는 게 아닐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근에서 기사식당을 운영하는 S씨(53ㆍ여)도 “오늘 식사하러 온 손님마다 사고 얘기 뿐이었다”며 “건강에 문제라도 생기는 건 아닌지 두렵다”고 우려했다.

불산과 같은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경기지역 사업장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천966곳으로 2010년 1천678곳, 2011년 1천810곳 등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관리 감독이 면밀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또 다른 유해물질 누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지훈 경기대학교 화학공학과 교수는 “유해화학물질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하고 정부 및 지자체에서 별도로 관리ㆍ감독에 나서야만 이 같은 누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보경ㆍ송우일기자 boccum@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