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시흥 불산 사고… 소방서ㆍ경찰도 ‘우왕좌왕’

사고 3시간 지나… 각자 버스타고 피하라니 ‘황당한 대피 안내’ 주민들 분노
명확한 대응 메뉴얼 없어 주민 공포ㆍ불안감만 키워

“사고 3시간이 지난 뒤에 마스크도 없이 각자 버스타고 대피소로 이동하라니, 어이없어 말도 안나오네요”

지난 18일 오전 8시42분께 시흥시 정왕동의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자동차 세정용품 제조공장으로 향하던 화물차량이 왕복 6차선 도로에서 쓰러지면서 불산이 유출되자 주민 불안이 고조됐다.

더욱이 소방당국 등은 정확한 대응 매뉴얼도 없이 우왕좌왕, 사고 3시간이 지나서야 주민들을 대피소로 피신시켜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시흥소방서 등에 따르면 소방, 경찰, 환경청 등은 사고 당시 수습을 위해 총 3차례에 걸쳐 작업을 펼쳤으나 명확한 대응 매뉴얼이 없어 각 기관별 업무 혼선을 초래했다.

이에 최초 유출된 불산 55% 희석액 40ℓ 외에 작업 도중 10여ℓ가 더 유출되기도 했다.

더욱이 당국은 불산으로 흠뻑젖은 도로와 인근 아파트 창문을 닫도록 통제했으나 중화작업 중 피어오르는 흰 연기에 주민들은 극도의 공포감에 떨었다.

특히 주민대피 과정에서는 피신 차량은 물론 마스크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주민들은 두통과 메스꺼움 등의 불편을 호소했다.

주민 G씨(48ㆍ여)는 “처음에는 창문만 닫으라 하더니 3시간이 지나서야 대피소로 이동하라 했다”면서 “대피차량도 없어 각자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소방 관계자는 “무엇보다 사고현장 수습이 중요했다”면서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었지만 앞으로 불산사고 대응 매뉴얼 등을 보강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종길ㆍ이관주기자 jksoulfilm@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