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블랙박스 기술 빼돌린 일당 덜미

차량용 블랙박스 핵심기술, 日 업체에 빼돌려
前 중소기업 임직원·일본인 투자자 적발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에서 핵심기술을 빼돌린 임원과 일본인 공범 등 7명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퇴사 전 차량용 블랙박스 핵심기술을 빼낸 뒤 유사제품을 만들어 납품한 혐의(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위반)로 J사 전 개발이사 N씨(43)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제안을 받고 동종업체를 설립하는데 돈을 투자한 뒤 블랙박스를 납품받은 혐의로 일본 N사 대표 S씨(65ㆍ일본)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N씨는 블랙박스 제조업체인 J사의 개발이사로 재직하던 지난 2011년 6월, 5명과 함께 퇴사하면서 이동식저장장치(USB)에 블랙박스 제조기술을 빼돌린 혐의다.

경찰 조사결과, N씨 등은 회사경영이 악화돼 급여가 2개월 가량 지급되지 않자 회사를 그만두면서 핵심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N씨가 빼낸 자료에는 블랙박스 구동에 필요한 프로그램 소스코드와 내부 회로도, 외형 설계도면 등이 포함됐다.

J사가 개발한 블랙박스는 화재나 침수시에도 데이터가 손상되지 않고 사고차량 위치와 영상 데이터를 보험사에 자동 전동하는 기능이 있다. J사는 이 기술을 개발하는데 3년여간 모두 10억원을 투자했다.

N씨 등은 J사 근무당시 바이어였던 일본 N사 대표 S씨를 찾아가 “투자금을 주면 제품을 만들어 납품하겠다”고 설득, 1억원을 투자받은 뒤 지난 2011년 7월 동종업체인 W사를 설립했다.

S씨는 지난해 2월 1억원을 추가 투자해 W사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어 N씨 등은 J사에서 빼낸 기술을 토대로 전방과 차량 내부를 함께 찍을 수 있는 신형 블랙박스를 개발,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일본 N사에 5천개(11억원 상당)를 납품하면서 제조기술도 함께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J사 관계자는 “한솥밥 먹던 직원들이 회사 자료를 빼낸 것도 모자라 바이어에게 받은 돈으로 회사를 차렸다는 소식을 듣고 황당했다”며 “이번 일로 바이어도 잃고 기술까지 유출돼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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