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위조수표 전모 드러나나… 자수한 김영남, 몸통은 나경술

100억원짜리 위조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달아난 대형 금융사건(본보 7월2일자 6면 등)의 전모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공개수배됐던 김영남(47)이 자수했고, 범행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은행 한강로지점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기 때문이다.

이에 경찰은 현재까지 검거된 공모자와 환전책, 인출책 등 11명에 대한 진술 조사 등을 벌이며 달아난 나경술(51)과 최영길(61), 김규범(47)을 쫓고 있다.

2일 경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경찰은 그동안 100억원짜리 수표를 변조하는데 동원된 1억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부정 발급한 은행 직원의 범행 공모 혐의를 밝혀내 구속하는 등 사기 일당의 범행 기획 및 과정을 상당수 파악했다.

또 주범급으로 수배됐다 전날 자수한 김영남이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보고 2차 피의자 신문을 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영남은 경찰에서 나경술 등 일당의 범행공모 내용을 올해 초부터 알고 있었지만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서울 명동 한 호텔 커피숍에서 나경술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나씨가 빌린 돈을 갚겠다고 갑자기 연락을 해 와 그 자리에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김영남은 나경술 등 일당이 명동 일대에서 돈을 인출한 당일 서울 남산3호터널 앞에서 나경술을 다시 만나 1억원을 건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영남은 작년 말에서 올봄 사이에 수차례에 걸쳐 6천800만원을 빌려준 돈과 이자를 받은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영남은 지난 2010년 평택구치소 수감 당시 나경술과 같은 방에서 생활해 알고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그동안 공범 진술, 간접증거와 여러 정황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주범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사건 실체를 밝히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구체적인 전모와 가담자가 얼마나 더 있는지는 나경술과 최영길을 검거해 밝히겠다. 주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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