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수표 사기’ 가담 국민은행 간부 구속 ‘100억 지급’ 수원정자점도 수사

100억원짜리 위조수표를 현금으로 바꿔 달아난 대형 금융사건(본보 7월2일자 6면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위조수표를 받고 돈을 지급해준 은행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2일 경기지방경찰청 전담수사팀에 따르면 경찰은 주범급으로 공개수배됐던 김영남(47)이 자수한 데다, 국민은행 한강로지점 K차장(42)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조만간 국민은행 수원정자점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수원정자점은 지난달 12일 최영길(61ㆍ공개수배)이 내민 100억원 위조수표를 받아 2개 계좌에 각각 50억원씩 지급해 줬던 곳이다.

앞서 경찰은 나경술(51) 등 일당이 100억원짜리 수표를 변조하는데 동원된 1억110만원짜리 자기앞수표를 부정 발급한 국민은행 K차장의 범행 공모 혐의를 밝혀내 구속하는 등 사기 일당의 범행 기획 및 과정을 상당수 파악했다.

또 주범급으로 수배됐다 전날 자수한 김영남이 1차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보고 2차 피의자 신문을 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영남은 경찰에서 나경술 등 일당의 범행공모 내용을 올해 초부터 알고 있었지만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 서울 명동 한 호텔 커피숍에서 나경술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나씨가 빌린 돈을 갚겠다고 갑자기 연락을 해 와 그 자리에 나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결과, 김영남은 나경술 등 일당이 명동 일대에서 돈을 인출한 당일 서울 남산3호터널 앞에서 나경술을 다시 만나 1억원을 건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영남은 작년 말에서 올봄 사이에 수차례에 걸쳐 6천800만원을 빌려준 돈과 이자를 받은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영남은 지난 2010년 수원구치고 평택지소 수감 당시 나경술과 같은 방에서 생활해 알고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구체적인 전모와 가담자가 얼마나 더 있는지는 나경술과 최영길을 검거해 밝히겠다. 주범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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