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자 메이저 한 일간지는 ‘한강 상수원에 오수 1만t 매일 버린 남양주시’, ‘15년간 하수 몰래 버린 남양주시, 팔당호 녹조 가중시켰을 것’이라며 1면 톱기사를 게재했다. 이어 국내 주요 중앙 일간지들은 물론 지상파 방송까지 합세해 하수방류와 녹조발생의 책임자로 남양주시를 지목, 대대적으로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그치지 않고 메이저 한 일간지는 연 이틀 계속 남양주시가 구정물을 무단 방류했으며 15년간 이같은 사실을 은폐, 대물림했다는 구체적인 보도를 게재했다. 그러면서 환경부는 남양주시를 검찰에 고발한 것에 그치지 않고 남양주시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했다.
유기농업의 도시이자 수도권 최초의 슬로시티로 지정된 남양주시의 자존심이 순간 무너져 내린 일대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남양주시는 아시아 오세아니아에선 최초로 오는 10월 슬로푸드 국제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던터라 그 파문은 가히 충격 그 자체였다. 이로인해 남양주시민들은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비참했고 일부 시민들은 동요했다.
그렇게 남양주시는 그냥 앉자서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정을 펼친 그런 낙인이 찍힌 채 시간이 지났다.
그러던 중 환경부의 고발로 조사를 벌이던 검찰은 지난 4월29일 남양주시에 대해 피의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화도하수처리장에 유입된 하수 중 시설 용량을 초과하는 미처리 하수가 하천으로 방류된 것은 ‘강우 등 재해나 사고 등으로 부득이 하게 처리과정의 일부 또는 전부를 거치지 아니하고 하수를 배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혐의 처분을 받고 어느덧 두달이 흘렀지만 당시 떠들썩하게 비난에 동참했던 중앙 일간지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모두 침묵하고 있다. 요즘 대세인 갑과 을의 논쟁 중 중앙 정부의 을인 남양주시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지 두 달이 지나도록 그저 한숨만 쉬고 있는 입장이다.
앉아서 무참히 당한 을의 냉가슴만 쓸어 내리고 있는 바로 그 처지이다. 남양주시는 이런 문제점이 재론되지 않토록 하기 위해 고민을 하던중 하수도 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마련키 위한 자리를 만들었다.
지난 6월27일 남양주시가 한국도시환경학회와 함께 남양주 비전2030 ‘하수도가 미래다’라는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남양주 하수도 정책에 대한 점검과 문제점, 개선방안 등이 심도있게 다뤄지면서 그동안 논란의 문제점이 자연스럽게 거론된 것이다.
지난해 여름 뜨겁게 달궜던 남양주시의 하수행정을 환경부와 중앙 언론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남양주시를 희생양으로 삼았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다. 그런 가운데 기자와 경기일보는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정하고 진실된 보도를 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는 한편 지방언론의 사명감을 다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환경부는 이제부터라도 각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하수관거 사업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등 재발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수도권 시민들이 마시는 한강물의 대한 불신을 환경부 스스로 불신하도록 만드는 그런 어리석은 누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유창재 동북부권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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